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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오래 가슴 뛰게 일하고 싶어요.” 미국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던 드로우앤드류는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일하는 법을 찾았다. 자신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고, 나만의 공간을 가꾸며 살아가는 사람. 그는 유튜브 채널 ‘드로우앤드류’와 ‘마세슾’을 통해 MZ세대가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고, 살아가도 괜찮다고 말한다.
드로우앤드류를 수식하는 말 중 ‘밀레니얼 후배’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저를 ‘MZ의 아이콘’으로 부를 때마다 민망하게 느껴질 때가 많아요. 제가 성공한 사람이라기보다 성장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 과정에서 배운 것들을 매 순간 공유하기도 하고요. 어쨌든 ‘좋아하는 일로 행복하게 일하자’고 말하니까 자유롭게 일하는 걸 열망하는 젠지(Z세대)가 이 아이디어 자체를 좋아해주는 것 같아요.
좋아하는 일로 행복하게 일하는 게 곧 퍼스널 브랜딩이라고 생각하나요
아뇨! 좋아하지 않는 일로도 퍼스널 브랜딩을 할 수 있어요. 내 업을 위해 자신의 강점을 잘 이용하는 거죠. 퍼스널 브랜딩은 자신의 강점을 나만의 가치로 잘 포지셔닝하는 거예요. 그렇게 좀 더 효율적으로 입지를 다질 수 있고, 선택권이 많아지는 거죠.
한강이 드넓게 보이는 공간. 직접 디자인한 포스터와 식물이 곳곳에 있다.
유튜브, 강연, 기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립적으로 일하고 있어요
제가 어떤 일을 하겠다고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내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인가’예요. 제가 유튜브를 시작할 때만 해도 그래요. 디자인 외주 작업을 할 때니까, 하나라도 더 받아서 일했다면 돈을 더 벌었겠죠. 퍼스널 브랜딩과 유튜브가 처음부터 돈이 된 건 아니니까요. 그렇지만 저는 장기적 관점에서 제 가치를 높이는 데 투자했던 거예요.
진짜 원하는 일을 한 게 오히려 더 큰 기회가 됐군요
지금도 똑같아요. 광고 영상을 만드는 데 몰두한다기보다 오히려 강연을 하려고 해요. 쉽게 돈을 버는 것보다 내 가치를 올리는 데 더 투자하는 거죠. 이렇게 내린 결정이 자연스럽게 더 큰 기회로 연결되더라고요.
부딪히면서 배운 것을 다른 크리에이터들과 나눴더니 점점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됐어요. 덕분에 흥미로운 사업 제안을 받고,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졌어요. 이렇게 생긴 기회를 팀원들과 또 나누니까 함께 성장하면서 선순환하게 되더라고요. 제가 알고 있는 걸 숨길 때 오히려 성장할 가능성이 줄어든다고 생각해요.
퍼스널 브랜딩과 나만의 안전 공간에 대해 말하는 ‘드로우앤드류’와 ‘마세슾 MY SAFE SPACE’ 채널 모두 젠지들이 원하는 삶과 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생각하는 밀레니얼은 윗세대의 영향을 많이 받는 세대예요. 저 역시 한국의 사회적 분위기와 교육에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거든요. 조직에 소속될 수 있는 좋은 인재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스펙을 쌓아왔는데, 사회에 나오니까 충분히 독립적으로 일하면서도 먹고 살 수 있더라고요. 반면 젠지들은 훨씬 더 자유롭게 생각해요. 내가 꼭 소속감을 가져야 한다든지 내가 이 그룹, 이 사회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젠지는 뚜렷한 개성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사람들인 것 같아요.
미국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현재의 직업을 갖기까지의 이야기를 모두에게 공유했어요. 퍼스널 브랜딩을 위해서 퍼스널한 이야기를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모두가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저의 경우에는 제 이야기를 많이 공유할 수밖에 없었어요. 자기계발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이야기가 하지 않으면 너무 뻔해지니깐요. ‘꾸준히 해라’ ‘열정을 가져라’ ‘현재에 집중해라’ 전할 수 있는 메시지가 정해져 있잖아요. 이 가치에 왜 집중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가 진짜 중요한 거죠.
제가 대체될 수 없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꼭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스티브 잡스로 예를 들면 그가 애플에서 잘렸다가 다시 돌아온 이야기를 우리는 다 알고 있잖아요. 같은 맥락인 거 같아요. 나만의 이야기가 저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요소이기에 퍼스널 브랜딩의 메시지를 서포트하기 위해서 쓰인 것뿐이에요.
요즘 SNS가 워낙 활성화 되다 보니까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고 그게 퍼스널 브랜딩으로 연결되기도 해요. 사적인 영역을 공개하는 게 불편해서 퍼스널 브랜딩에 대해 엄두를 못 내는 이들도 많더라고요
저도 개인적인 일들을 다 오픈하지 않아요. ‘난 개인적인 이야기 하기 싫어, 안 해’ 이런 건 너무 좋은 핑계인 거죠. 굳이 개인적인 이야기를 다 할 필요가 없어요. 자신의 강점에 좀 더 집중하면 돼요. 저는 카메라 앞에서 한 번도 가정사를 깊게 이야기해본 적도 없고, 연애사에 대해서도 얘기해본 적 없어요. 왜냐하면 그게 필요한 소스가 아니거든요. 변호사라면 자신이 일해왔던 케이스만 설명하면 돼요. 이혼 변호사라고 해서 꼭 자신의 이혼을 이야기할 필요는 없는 거잖아요. 케이스만 이야기해도 충분히 자신의 전문성을 드러낼 수 있을테니까요
젠지들이 왜 드로우앤드류의 책을 읽고, 영상을 보는 것 같나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일단 세상에 답이 너무 많아서겠죠. 예전에는 정해져 있는 길 중 하나를 쭉 따라가면 되는 반면, 이제는 너무 많은 길이 생겼고, 그 답을 가진 사람 중 하나가 저라고 생각해요.
자기계발을 이야기하다가, 사람들을 만나는 콘텐츠로 확장됐어요. 앤드류라는 사람이 생각하고 살아온 방식이 콘텐츠의 방향과 함께 변화하는 걸까요
맞아요. 크리에이터로 성장하다 보니까 제가 만나는 사람들이 달라지게 되었어요. 기업 대표, 자산가, 유명 크리에이터 분들과 만나게 된 거죠. 그런데 그 분들과 사적으로 만나서 나누는 대화 속에 인사이트가 너무 많은 거예요. 제가 “대표님 정말 안타까워서 그러는데, 우리 대화하는 거 카메라만 여기다 놓았으면 영상 3편은 나왔겠어요. 저만 듣기 너무 아까워요” 이런 이야기를 했거든요. 채널의 다양성과 확장성에 대해서 고민하다 보니까 결국 해결책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거더라고요. 저는 제가 배운 것들을 그때그때 공유하고 있으니깐요.
제 책 〈럭키 드로우〉 프롤로그 제목이 ‘5만 원짜리 이케아 책상에서 시작된 이야기’에요. 당시 제가 살 수 있었던 게 5만 원짜리 책상 하나였어요. 이 책상만큼은 내가 정말 의미 있다고 생각한 것만 올려놓겠다고 다짐했어요. 그 위에서 ‘드로우앤드류’라는 이름을 짓고 지금의 체계를 그려나간 거죠. 그리고 그때의 작은 책상이 확장돼 두 번째 채널 ‘마세슾’의 정체성과 연결된 공간이 됐다고 생각해요. 이케아 책상 위에 있던 소품이 10개였다면 지금 한 100개가 된 셈이에요(웃음).
‘마세슾’에서 발신하는 메시지는 ‘우리 모두에게는 안전공간이 필요하다’예요
우리는 관계주의 속에서 너무 가까이 붙어서 살잖아요. 거기에서 좀 떨어져 나와 나만의 공간, 나만의 시간이 누구에게나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이 공간만 봐도 배치된 모든 것이 그 자리에 놓인 이유를 가지고 있어요. 예를 들면 책을 쓰는 것처럼 창의적인 일을 해야 할 때 저는 시선이 탁 트인 테이블에서 시작하고, 영상 편집처럼 집중해야 할 때는 벽 앞에 놓인 책상에서 일해요. 자신의 공간을 천천히 돌아볼 때 생각보다 새롭게 알게 되는 점이 많은 것 같아요.
나만의 공간을 가꾸고, 퍼스널 브랜딩을 시도하고 싶지만 막막한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많은 사람이 저에게 ‘꾸준히 하는 게 너무 힘들다’고 고민 상담을 해요. 그 힘든 요소 중 가장 큰 부분이 나만의 의미를 찾지 못해서라고 생각하거든요. 내가 하려는 일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모르면 당연히 오랜 시간 지속하기 어려워요. 다양한 사람에게 의견을 물어볼 순 있지만, 결국 결정은 자신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모든 해답은 내 안에 있어요.
드로우앤드류의 시그너처 컬러인 초록색 소품이 눈에 띈다.
사람들을 만나서 인터뷰하고, 그걸 카카오 페이지에 게재한 후에 책까지 내는 걸 기획하고 있어요. ‘멋있으면 다 언니’ 후속작으로 하나의 콘텐츠를 여러 가지 형태로 보여주는 거죠. 또 디자이너였던 경험을 살려 또 다른 브랜드를 기획하는 일을 준비하고 있어요. 기획부터 유통까지 생각하면 사업이 너무 커지니까, 그러면 제가 하고 싶은 일을 다 할 수 없잖아요. 선별한 지역 특산물이 MZ세대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게 리브랜딩하는 작업을 해나갈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