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은영 박사는 ADHD의 원인을 세 가지로 설명합니다. 첫 번째는 '유전'인데요. 부모가 ADHD와 유사한 증상이 있었을 경우 80%는 아이가 닮는다는 거예요. 오히려 육아로 인한 주의력 결핍 등은 곧장 ADHD로 진단하지는 않는다고 해요. 후천적 환경보다는 생물학적 요인이 가장 크다는 겁니다.
그는 두 번째로 '만 2세 이전 미디어 노출이 많은 경우'를 ADHD의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아이가 울거나 떼를 쓸 때 유튜브를 보여 주는 부모들이 적지 않은데, 이 같은 상황이 ADHD를 부를 수 있다는 거죠. 시각적 동영상에 너무 많이 노출되면 주의력 발달에 부정적 영향이 있다는 것은 이미 학계의 정설입니다. "어떤 국가도, 어떤 전문가도 만 2세 미만 아이에게 동영상을 권하지 않는다"라고 오은영 박사는 강조합니다.

마지막으로 오은영 박사는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의 염료가 ADHD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했는데요. 손에 쥔 것을 금세 입으로 가져가는 아이들의 체내에 화학 염료가 흡수되면 뇌 주의력의 발달을 저해한다는 설명입니다.
아동기에 나타난 ADHD가 어른이 되며 사회적 영향으로 완화되는 경우도 있지만, '성인 ADHD' 역시 존재합니다. 오은영 박사는 성인 ADHD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자가진단 체크 리스트를 공개했는데요. 각 문항을 살펴 보면 이렇습니다.
▲수면 시간이 적당한데도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다 ▲모임에 항상 늦는다 ▲휴대폰, 열쇠 같은 물건을 하루에 몇 번씩 찾는다 ▲저축을 못하고 돈 관리가 어렵다 ▲영상을 볼 때 2배속으로 시청한다 ▲4차원 같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말 실수 등으로 사람들에게 오해를 자주 받는다 ▲6개월 이상 게임 중독에 빠진 적이 있다 ▲주변 친구들보다 이직이나 퇴사가 잦다 ▲유명 맛집이어도 기다려야 하면 포기한다
맛집 웨이팅이 싫은 것이 ADHD와 관련이 있냐고요? 이에 대해 오은영 박사는 "삶의 기준에 따라 다를 수는 있다"라고 전제한 후 "이 항목이 의미하는 건 성인 ADHD의 핵심이 귀찮음과 지루함을 참아내는 인내심 부족에 있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체크리스트에 대부분 해당된다고 무조건 성인 ADHD는 아니며, 어렸을 때의 산만함까지 종합해서 봐야 진단을 내릴 수 있다고도 밝혔죠. 이 증상이 유년기부터 있던 것이 아니고 성인이 돼서야 나타났다면 단순한 노화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