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어떤 종류의 사람이라고 확실히 말할 순 없어요.” 2021년 〈엘르〉와의 만남에서 음악과 예능을 넘나드는 98년생 뮤지션
비비가 한 말이다. 여러모로 ‘킹 받게’ 하는 싱어송라이터
미노이는 자신의 감성을 ‘레트로하다’고 규정짓는 시선을 온몸으로 거부했다. 여기에 밴드 더 발룬티어스의 프런트맨으로 활약한
백예린까지, 얼마든지 모습을 바꾸는 Z세대 뮤지션의 활약에 남모를 쾌감을 느낀 한 해.
| 류가영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끼리 공유할 수 있는 감각이 있다. 수년간 이어지는 여성 소설가들의 활약이 반가운 이유. 2021년, 그들은 가장 개인적이면서도 동시대적인 글, 에세이로 말을 걸었다.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로 세상의 그늘진 곳을 따스하고 발랄하게 응시하는 그의 소설 속 태도가 바로 그 자신이었음을 보여준 이야기꾼 정세랑. 〈밤의 여행자들〉로 대거상을 수상한 윤고은은 라디오를 진행하며 겪은 일상의 면면을
〈빈틈의 온기〉에 담았고, 날카롭고 치열하게 아픈 곳을 찌르는 황정은은 첫 에세이
〈일기〉로 우리에게 안부를 묻는다. 그러니 부디 이 이야기들과 함께 평안하시기를, 당신의 2021년도.
| 이마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