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가 명실공히 2021년 하반기 최고 화제작으로 떠오르기까지, 초반 시청자들을 유입한 명장면들이 있었습니다. 주로 댄서들의 과거 인연이나 갈등 상황들이 서바이벌 예능에 드라마를 선사했죠. 그 중에서도 가장 극적이었던 건 오랜 기간 한 팀에서 활동했다가 갈라선 후 각자 따로 크루를 차린 홀리뱅의 허니제이와 코카N버터의 리헤이의 배틀 장면이었습니다.
리헤이는 약자 지목 배틀에서 자신의 스승과 다름 없는 허니제이를 지목했어요. 허니제이도 예상했다는 듯 악세사리를 빼고 준비하고 있었죠. 배틀 직전 뾰족한 말들로 결별 사실을 밝혔던 두 사람. 이미 이들의 이야기는 업계에서 잘 알려진 터라 댄서들은 눈을 빛내고 배틀을 지켜봤죠.
그러나 1차에서 승부를 내지 못한 허니제이와 리헤이는 2차 배틀을 벌이게 됐어요. 한창 몰입해 춤을 추던 두 사람이 마치 합을 맞춘 것처럼 같은 동작을 한 순간 보는 이들은 모두 놀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결국 승리는 리헤이가 가져갔지만, 결과가 나오기 전 허니제이의 한 말이 모두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어요.
허니제이가 리더로 있던 퍼플로우에는 배우 김혜정을 비롯해 리헤이, 제트썬, 질린, 비키, 가가가 소속돼 있었어요. 무려 7년 동안 함께 활동했지만, 해체 후 허니제이와 코카N버터로 나눠지게 됐죠. 〈스우파〉는 이들이 5년 만에 다시 만난 자리였습니다. 남은 마음의 앙금들은 배틀이 끝난 후 허니제이와 리헤이의 포옹으로 사라졌어요. 코카N버터 멤버들은 모두 복잡한 감정이 담긴 눈물을 흘렸죠.
하지만 이들의 정확한 결별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3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허니제이와 리헤이가 직접 사건(?)의 전말을 공개했습니다. 먼저 리헤이는 "같은 무대에 선 것 자체가 5년 만이었다. '노 리스펙 지목 배틀'을 '리스펙 배틀'로 생각하고 강한 사람을 고른 거다. 허니제이 언니랑 한번쯤 해보고 싶었다"라고 말문을 열었어요.

허니제이 인스타그램
이어 "5년 사이 제 춤 스타일도 많이 바뀌어서 그걸 (허니제이에게) 보여드리고 싶었다. 성장한 모습을 봐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저는 항상 혼나는 사람이었으니까"라며 "팀을 해체하고 각자의 삶을 살게 됐지만, 춤에 더 집중하고 진득하게 추게 됐다는 걸 사람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었다"라고 했죠.
그러자 허니제이는 "많이들 오해 하시는게, 리헤이와 싸운 적이 없다. 당시 리헤이도 어렸고 저는 제 자신에 대한 확신이 있던 사람이었다"라며 "우리가 함께 하던 팀이 굉장히 잘 나갈 때였다. 애들이 힘들다고 할때 저는 '약한 소리 하지 말라'고 했었고, 이 친구들은 감싸주길 바랬을 거다"라고 회상했습니다.
또 "이런 상황에서 7년을 같이 하다보니, 어느날 리헤이가 '팀 안 한다고 하면 어떨 것 같냐'라고 묻더라. 그 땐 도망가고 싶었다. 처음으로 춤추기 싫었다"라고 솔직히 털어 놓기도 했죠. 허니제이가 프로 댄서가 된 후 처음으로 만든 팀이자 당시 가장 잘 나가던 힙합 댄스 크루였던 퍼플로우는 그렇게 해체됐습니다. 허니제이는 "(그 동안) 리헤이를 마주치는 게 무서웠고 불편할 수 밖에 없었다. (〈스우파〉에) 리헤이가 있다는 얘기에 '올 게 왔구나' 싶었다. 사실 저도 (약자 지목 배틀에서) 리헤이를 선택했었다. 마주하고 싶었던 거다"라고 뒷이야기를 전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