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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스파이, 한소희_요주의 여성 #35
‘예쁜 배우’ 한소희의 반전 혹은 본색, <마이 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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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네임>은 한소희에 의한, 한소희를 위한 드라마가 분명합니다. 아버지를 죽인 자를 찾기 위해 범죄 조직에 들어가 경찰에 잠입하는 이중 스파이가 되는 주인공 지우. 클리셰가 곳곳에 묻어나는 전체 스토리는 다소 아쉽지만, 주인공이 여성이라는 점에서 생겨나는 신선함이 서사의 단점을 덮고 끝까지 정주행하게 만듭니다. 특히 한소희 배우의 (피 땀 눈물로 가득한) 강도 높은 액션과 몰입한 감정 연기는 깜짝 놀랄 정도. 처음에 한소희가 언더커버 역을 한다고 했을 때, 외모의 강점을 살린 섹시한 스파이를 떠올렸었지요. 이렇게 버석한 얼굴로 처절하게 구르고 싸우고 절규하는 캐릭터를 그려낼 줄이야.


한소희 배우에 대해 좀더 관심 깊게 알아본 사람이라면 그가 단지 ‘예쁘기만 한 배우’가 아니란 걸 이미 눈치채고 있었을 거예요. 어릴 적부터 할머니 손에서 자랐으며 스무 살에 홀로서기를 시작해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다는 얘기는 꽤 알려져 있지요. 그가 유명해지기 전 2016년부터 개인 블로그에 띄엄띄엄 쓴 글은 ‘예쁜 배우’ 한소희를 새롭게 보게 합니다.


“저는 이렇게 저렇게 좋아하고 노력하다 보니 지금까지 이렇게나 잘 살고 있습니다. 비록 월세에 치이고 공과금에 치여 한달한달 꽉꽉 채워 남는 것 없이 살고 있지만 이런 보통의 날들은 제가 여태 수도 없이 원했던 일이었기에 지금에 행복합니다.”
“나의 전부인 나의 할머니는 추석 명절 휴가 때마다 “간다 간다”하고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손녀딸이 뭐가 그렇게 좋은지 혹여나 잠든 나를 깨울까 전화벨이 두 번도 채 울리지 않을 때 허겁지겁 전화를 끊으신다. 가끔 전화를 끊을 때쯤 하시는 사랑해라는 말은 매번 한동안 끊임없이 날 슬프게 하고 입버릇처럼 말하시는 “밥 챙겨 먹어”란 말은 매번 죽고싶다하며 화장실에 처박혀 우는 나를 일으켜 내일도 살아가게 해주었다.”
어느 영화 속 독백처럼 들리는 글들은 한소희란 사람이 지나온 시간을 (감히) 어렴풋이 짐작하게 합니다. 문신을 한 과거 사진이 온라인에서 이슈가 됐을 때도 그의 대답은 어딘가 남달랐죠. “그때의 모습도 나고 지금의 모습의 나다”라는 말에서 느껴지던 성숙하고 단단한 마음.
<마이 네임>에서 한소희는 그 전의 어떤 작품보다도 캐릭터에 흠뻑 녹아 들어 보입니다. 지우의 고독함과 강인함은 결코 배우가 흉내내기만 한 것은 아니었어요. <부부의 세계>의 여다경, <알고 있지만>의 유나비를 거쳐 각인된 배우 한소희의 새로운 얼굴. “예쁘다”는 말은 먼 훗날 그를 설명하는 아주 사소한 수식어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P.S: <스트릿 우먼 파이터> 결승 무대인 줄?! <마이 네임> O.S.T에 맞춰 선보인 프라우드먼의 콜라보 퍼포먼스. 한소희 배우 또한 프라우드먼 ‘찐팬’으로 알려졌죠. 드라마 속 지우의 고난과 소용돌이치는 감정을 표현한 댄서들의 몸짓을 감상해보세요.

Credit
- 글 김아름
- 사진 넷플릭스 / 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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