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ETY

“잘 봐, 언니들 싸움이다”_요주의 여성 #30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보면서 생각한 ‘여자답게’ 싸우는 법.

BY김초혜2021.09.10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8개 크루를 이끄는 수장들.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8개 크루를 이끄는 수장들.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크루들.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크루들.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크루들.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크루들.
이렇게 ‘센’ 언니들이 어디 있다 나왔나! 환불원정대 뺨치게 세고 무섭고 근사한 언니들이 나타났습니다.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가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총 8개 크루에 속한 여성 댄서들이 벌이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실력자들의 멋진 퍼포먼스를 감상할 수 있는 건 기본, 각양각색 개성이 빛나는 댄서들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됩니다. 힙한 메이크업과 스타일로 무장한 채, 자신감 넘치는 태도와 카리스마로 시선을 사로잡는 댄서들. 매 회마다 명장면을 연출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 3회에는 각 크루를 이끄는 수장이자 이번 참가자들 중 가장 연장자인 두 사람, 모니카와 허니제이의 대결이 그려졌죠.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허니제이가 “잘 봐, 언니들 싸움이다”라고 외치자 쏟아지던 후배들의 박수. 각자의 스타일대로 펼친 멋진 승부의 끝에는 승자도 패배도 없습니다.  
입 벌리고 이들의 춤판을 바라보면서 처음으로 “싸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컨셉트에 충실하게 ‘파이터’처럼 등장한 댄서들은 정말 치열하게 싸웁니다. 경력, 나이 상관없이 ‘계급장 다 떼고’ 오직 실력으로 겨루는 자리. 강렬한 눈빛으로 서로를 마주하고 선 댄서들의 ‘몸싸움’에는 한 치의 양보도 없습니다.
 
과연 나는 저렇게 진심으로 싸워본 적 있었나? 지나온 시간과 자존심을 걸고, 내 안의 힘과 가능성을 믿고, 전력을 다해 부딪히고 싸워본 적 있었던가? 어쩌면 제 삶은(그리고 어쩌면 당신도) 싸움을 피하며 살아왔는지 몰라요.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 쓰여서, 실패가 두려워서, 얼굴 붉히고 다투는 상황이 어색해서, 애써 웃음으로 넘기거나 ‘좋은 게 좋은 것’이라며 스스로 위안하면서.
 
“언니가 키운 호랑이 새끼 보여줘야죠”
“짬이 다르죠. 아직은 제가 더 잘해요”
“완전 자신 있어요. 다 뺏을 거예요.”
“이유 없는데. 그냥 이길 건데.”
 
매일 한번씩 따라하면 저절로 자신감이 올라갈 것 같은 댄서들의 멘트. 대결 결과에 아쉬움을 표하며 “오늘 저 진짜 잘했어요”라고 말하는 허니제이, 자신이 짠 안무가 탈락 상황에 놓이자 손을 들어 한 번 더 어필하고 마는 리정 등 ‘파이터’들의 태도에서 배우게 되는 점이 많습니다. 화끈하게 싸우고, 싸우고 난 뒤에는 서로에게 ‘리스펙’을 표하는 모습에서도.  
 
주체적이고 탁월한 여자들을 ‘무서운 언니’로 포장하는 시선 역시 경계해야 하겠지만, 〈스트릿 우먼 댄서들〉의 댄서들에겐 그런 ‘컨셉트’마저 기꺼이 즐길 줄 아는 여유가 보입니다. 흔히 여성 간의 갈등은 ‘질투’ ‘심술’ ‘기싸움’으로 묘사되곤 했죠. 이제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잘 봐. 이게 여자들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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