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마인'의 이상한 여성 캐릭터 활용법 ②

최종회까지 '마인'이 아닌 '마더'로 일관할까?

BY라효진2021.06.25
tvN

tvN

('마인'의 이상한 여성 캐릭터 활용법 ①) 이 드라마에서 가장 정상인처럼 보였던 정서현도 의붓아들 한수혁(차학연)에 대한 독특한 모성애를 보입니다. 이는 한수혁이 효원가 메이드 김유연(정이서)에게 반하면서부터였어요. '마인' 홈페이지의 정서현 소개에는 '수혁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따뜻한 모성을 보여 준다'고 돼 있는데요, 그 모성이란 게 김유연과 사귀는 걸 반대했다가 다시 마음을 바꿔 찬성한 것뿐입니다. 한수혁은 효원가의 유력한 후계자이기 때문에 할머니 양순혜(박원숙) 이하 모두가 김유연과의 교제를 극심하게 반대했는데요. 시청자들도 모르는 사이에 한수혁과 김유연이 약혼 파티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 과정을 전혀 납득하게 하지 못한 채, 이야기는 흘러갔죠.
 
김유연도 그래요. 한수혁과 교제 사실을 들킨 후 해고를 통보 당하자 "그럴 이유가 없습니다"라며 효원가를 나가지 않겠다고 선언합니다. 그게 마음대로 되는 일인지는 차치하고 이 드라마가 '마인'인지 '꽃보다 남자'인지, 이 인물이 김유연인지 금잔디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성경 공부 모임이라는 일신회 멤버들은 '마인'의 줄거리와 전혀 관계가 없는데도 매회 한 번씩은 등장합니다. '누가 누구와 불륜 행위를 했다'는 영양가 없는 수다로 분량을 채웁니다.
 
서희수가 효원가 '왕사모'인 양순혜를 대하는 방식은 '마인'이 '여성'을 내세운 드라마가 맞는지를 의심케 합니다. 사실 이 이야기에서 가장 나쁜 사람은 한회장(정동환)입니다. 다른 사람의 아이를 가진 내연녀를 집으로 들이고는 양순혜에게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자식을 키우게 했고, 결국 이 때문에 한지용이 괴물로 자랐으니까요. 그러나 서희수는 양순혜에게 "아들 좀 잘 키우지 그러셨냐"고 일침을 날립니다. 정작 '마인'에서 모든 사태의 근원인 한회장을 타박하는 건 피해자 양순혜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극을 붙들어야 할 여성 캐릭터들이 널을 뛰는 바람에 '카덴차 살인사건'의 전말이 궁금하지가 않습니다. (죽은 사람이 한지용이었다는 게 알려지기까지 드라마의 절반 이상이 소요됐다는 점은 잠시 잊어 둡시다) 누가 죽여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에, 사인은 심장마비로 판명이 나기까지 했습니다. 엠마 수녀(예수정)가 타살 의혹을 제기했지만 타살이든 자살이든 자연사든 경찰 조사를 받는 극 중 인물들은 심드렁하기만 합니다.
 
애초에 한지용은 서희수, 정서현, 강자경이 합심해 무너뜨려야 할 만큼 절대적인 악도 아니었어요.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울 수는 있겠지만, 아들에 대한 집착으로 결국 두 여자를 농락한 죄를 죽음으로 갚아야 한다면 명백한 급발진이겠죠.
 
'마인'의 과대포장을 벗기다가 결국 마지막 방송 주까지 오고 말았습니다. 눈은 너무나도 즐거웠지만, '이제 알맹이가 나오겠지'하며 따라가는 과정은 매우 지난했습니다. 27일 방송되는 최종회에선 부디 '마인'의 알맹이를 볼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