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ETY

류호정의 보라색 백리스 드레스와 홍준표 눈썹의 상관관계

거기서 '앵그리 준표'가 왜 나와...?

BY라효진2021.06.17
류호정 정의당 의원 페이스북

류호정 정의당 의원 페이스북

16일,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뜻밖의 옷차림으로 국회 앞에 나타났습니다. 보라색 백리스 드레스 차림으로 뒤를 돌아 본 그의 등에는 자그마한 타투들이 빼곡히 차 있었죠. 진짜 타투는 아니고, 퍼포먼스를 위한 타투 스티커라고 합니다.
 
류 의원이 이런 파격적 모습을 공개한 건 타투 합법화를 위해서입니다. 그는 앞서 8일 "BTS의 몸에서 반창고를 떼라!"라며 '타투업법' 제정안 입안 완료 소식을 전했습니다. 당시 류 의원은 BTS 멤버 정국이 방송에서 오른손의 타투를 반창고와 소매로 가린 방송 출연 장면을 첨부했습니다. 그러면서 "좋아하는 연예인의 몸에 붙은 ‘반창고’를 보신 적이 있습니까? 유독 우리 한국의 방송에 자주 보이는 이 흉측한 광경은 ‘타투’를 가리기 위한 방송국의 조치로 만들어집니다"라고 했죠. 'K-타투'가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데도 정작 한국에서는 외면을 당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실제로 타투 인구는 비약적으로 증가했지만, 의사 면허를 갖고 있지 않은 자가 타투를 시술하는 건 현행법 위반입니다. 때문에 타투를 받은 후 불법 시술로 타투이스트를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금품을 요구하는 사례도 왕왕 목격됩니다. 이처럼 일반직업인과 범법자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던 타투이스트들의 현실이 본격적으로 공론화된 것은 이날 기자회견에 선 김도윤 타투유니온 지회장 덕이었습니다. 지난해 '타투 노조'를 만든 인물입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 페이스북

류호정 정의당 의원 페이스북

 
물론 류 의원에 대한 비판도 있었어요. 먼저 그의 '타투업법' 발의 이전에 이미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문신사법', '반영구화장 문신사법'을 내놓은 상황이었는데요. 류 의원의 '타투업법'은 앞선 법안에서 '문신'을 '타투'로 바꾼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왔죠.
 
류 의원이 '타투업법' 촉구의 근거로 BTS를 들었다는 점도 일각에서 문제가 됐습니다. 그가 단순히 대중의 시선을 끌기 위해 유명 연예인의 이름과 얼굴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것인데요. BTS 정국이 반창고와 소매로 타투를 가렸다는 가정 자체가 확인되지 않은 주장에 지나지 않다는 여론도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류 의원은 16일 국회 앞에 섰습니다. 김 지회장을 비롯한 타투인들과 '타투업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여기서 류 의원은 "오늘 낯선 정치인 류호정이 국회 경내에서 낯선 풍경을 연출합니다. 누군가는 제게 ‘그런 거 하라고 국회의원 있는 게 아닐 텐데’라고 훈계합니다만, 이런 거 하라고 국회의원 있는 거 맞습니다"라며 "사회·문화적 편견에 억눌린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스피커, 반사되어 날아오는 비판과 비난을 대신해 감당하는 샌드백, 국회의원 류호정의 역할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죠.
 
류호정 정의당 의원 페이스북

류호정 정의당 의원 페이스북

 
류 의원은 17일 CBS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에서 '타투업법' 발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는데요. 그의 입에서 의외의 이름이 나왔습니다. 바로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었죠. 류 의원에 따르면 법안 발의는 10명을 채워야만 할 수 있는데, 정의당 소속 의원 6명 외 나머지 4명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지 생각하다가 '눈썹 문신한 의원'들을 떠올렸다고 합니다.
 
류 의원은 홍 의원을 찾아가 ‘눈썹 문신하셨잖아요’라고 하며 법안 서명을 요청했다네요. 홍 의원은 한나라당 대표를 지내던 2011년 눈썹 문신을 해 '앵그리 준표'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는데요. 홍 의원은 웃으면서 법안에 공감을 표했다고 합니다. 이 밖에도 눈썹 문신한 의원들이 법안 발의에 참여했다는 것이 류 의원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보라색 백리스 드레스 퍼포먼스를 두고 곱지 않은 시선도 나옵니다. 이에 류 의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가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타투이스트분들이 현재 불법 영역에 있기 때문에 성폭력, 협박 등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합니다. 그분들의 작품을 제 몸에 새기고 또 온몸으로 드러낼 수 있다면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문신'이냐 '타투'냐, '의료 행위'냐 '예술'이냐, '불법'이냐 '합법'이냐.…. 아직도 의견은 분분하고, 또 첨예하게 대립 중입니다. '타투 합법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