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관에 속지 마세요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천편일률적인 세련되고 모던한 공간들이 이제 슬슬 지겨워질 때다. 그래서 준비했다, 요즘 찾아보기 힘든 새로운 공간들! 허름하고 음침하다고? 겉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 마음을 열고, 일단 들어와보시라. ::복합문화공간, 꿀, 커피한잔, 문방구, 앤트러사이트, 공장, 로스터리 카페, 엘르, elle.co.kr:: | ::복합문화공간,꿀,커피한잔,문방구,앤트러사이트

Outside: 저기 한 번 들어가면 못 나오는 거 아니야?분명 후미진 곳에서 굴뚝 위로 연기를 폴폴 내고 있을 것만 같았는데, 왠 신성한(?) 아파트 단지에 생뚱맞게 자리잡고 있는 건지. 덕분에 다른 곳보다 더 헤매느라 해가 어둑어둑 질 때 겨우 도착할 수 있었다. 힘들게 찾아왔더니 반겨주는 건 다 쓰러져 가는 형태의 공장 건물과 싸늘해 보이는 철제문이었다. 굳이 알고 오지 않아도 허름한 신발 공장을 원형 보존한 건물이라는 걸 충분히 알 수 있는 외관. 앤트러사이트라는 이름보다 ‘당인리 커피공장’이라고 자주 불리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Inside: 공장과 커피 그리고 재즈, 그 환상의 조합자물쇠까지 채워져 있는 무서운 철문을 지나면, 로스팅 기계와 원두포대가 쌓여있어 커피 박물관을 연상시키는 1층과 카페로 들어서는 계단이 나온다. 공포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음침한 계단과 굳게 닫힌 철재문은 ‘올 테면 오라’며 위협하고 있는 것 같다. 마지막 관문을 넘은 사람들을 위로라도 하듯, 문 너머에는 환상적인 세계가 펼쳐진다. 문을 열고 닫을 때마다 줄이 연결되어 있어 위아래로 움직이는 모카포트, 큰 철문으로 만들어 놓은 대형 테이블, 훤하게 구멍이 뚫린 벽, 바닥 위에 깔아 키우는 식물 등 상상 그 이상의 것들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그 큰 공간에 재즈 음악이 울려 퍼지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빈티지한 공장과 매력적인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어렴풋이나마 낡아빠진 원형의 아름다움을 왜 살리고 싶어하는지 알 것만 같다.Where 상수역 4번 출구, 합정역 7번 출구로 나와 당인리 발전소 방향, 휴먼빌 맞은편Open 정오 ~ 밤 12시 Tel 02-322-0009 Outside: 코코아 마시고 있는 아이들이 와글와글 떠들 것 같은 카페 아닐까?초등학교와 도서관 앞이라 문방구가 있을 자리다. 외관도 딱 문방구다. 아이들이 부리나케 뛰어와 덜커덩거리는 문을 열고 학용품을 이것저것 고르며 떠들어댈 것 같다. 혼자만의 생각이 아닐까 하는 기우는 버려도 된다. 실제 문방구로 사용되었던 외관은 그대로 둔 채, 인테리어만 바꿔 빈티지한 카페로 새로 태어난 것이 맞으니까. 문 바로 앞에 쪼그리고 앉아 오락기기를 두드리고 있을만한 자리에는 큼지막한 화덕기기가 대신하고 있다. 진짜 카페인지 의심은 되지만, 버젓이 ‘커피한잔’이라는 알루미늄 간판의 이름도 적혀 있으니 안심하시라. Inside: 갑자기 이 동네, 살고 싶어졌다.저렴한 다방 커피라도 나올 것 같은 인상을 주지만, 이래뵈도 숯불로 볶은 핸드드립 커피를 취급한다. 문을 여는 순간 알싸하게 퍼지는 원두의 고소한 냄새에 슬그머니 미소가 지어진다. 풍수지리상 명당이라도 되는 걸까. 유리 사이로 스며드는 따스한 햇살의 느낌은 뭐라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 이렇게 작고 아담한 동네에서 고급스러운 커피를 즐길 수 있다니! 여기 ‘추억 더듬기’라는 보너스도 있다. 옛날 교실에서 봄직한 책걸상과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운 추억의 LP판, 구슬치기 하던 구슬과 바가지로 만든 조명, 각종 골동품 등의 소품들은 고맙게도 어린 시절 추억까지 찾아준다. 한가한 주말 오후 편안한 복장으로 산보를 하다가 잠깐 들러 맛있는 커피 한 잔 하고 싶은 곳.Where 경복궁역 1번 출구 직진, 파출소를 지나 올라가다 배화여대 가는 길목Open 정오 ~ 오후 9시 Tel 02-764-6621 Outside: 뭐야, 진짜 이 건물이 ‘꿀’이란 말이야? 안내판도, 간판도 없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허름하고도 낡은 이 건물은 예전에 중국집, 쌀집, 꽃집, 사진 현상소를 운영했단다. 그 수많은 사연들을 인위적으로 지우고 싶지 않았던걸까. 각 특색이 있었던 과거들을 그대로 껴안은채 외관을 원형 그대로 보존했다. 진짜 생활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져 있길 원했다는 주인장의 의도는 좋지만, 외관은 영락없는 재개발 직전의 모습이라 찾기도 알아보기도 쉽지 않다. 그렇기에 '꿀'을 찾으려면 매의 눈을 하고 주위를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아니면 '뭐야, 이건?'하고 그냥 지나가버리고 말테니까.Inside: 부담 없이 들러 마시고 놀고 즐기라낡은 외관 때문에 파리나 폴폴 날릴 것 같았는데, 문을 여는 순간 외부와는 전혀 다른 별천지 세상이 나타난다. 에서 앨리스가 토끼굴로 떨어졌을 때 이런 기분이 아니었을까. 전통과 현대를 위트있게 배치한 인테리어와 보사노바 음악이 나올 것만 같은 살롱의 분위기가 오묘한 조화를 이루며 외부와는 상반된 분위기를 풍긴다. 갤러리부터 까페, 밤이 되면 공연과 바까지 두루 갖춘 이 곳은 디자이너이자 기획자인 최정화 작가가 운영하고 있다. 그는 이 곳의 반지하 공간을 아티스트들이 입주해 작품을 전시하도록 했다. 각 방마다 전시되어 있는 아티스트들의 다양하고 재미있는 작품들을 보고 있자면, 그들의 작업실을 몰래 훔쳐보는 느낌이 들어 조심스럽고 짜릿하기까지하다. 평소 어렵고 거리감 느껴지는 갤러리 개념은 아니니 걱정일랑은 마시라.Where 한강진역 3번 출구 폭스바겐 매장 골목/ 꼼데가르송 매장 바로 맞은 편 내리막길Open 오전 11시 ~ 오후 9시 (월요일 휴무) Tel 070-4127-64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