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상으로 ‘우수’가 지나면 추위가 슬슬 물러나는 계절인데, 가죽 장갑과 부츠가 부끄럽지 않은 한파의 날씨에 눈까지 내리니 오늘도 내 손발은 냉골이야. 중고등학교 시절에도 나의 차가운 발을 지켜준 건 곰 발바닥 실내화였지. 하하! 요즘 한겨울 오피스 아이템으로 발 난로가 각광을 받고 있다며? 주변에 손발이 차가운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겠지.
수족냉증은 인구의 12%가 겪고 있을 정도로 흔한 증상이고, 매년 10만 명 이상이 수족냉증으로 병원을 찾는다고 해. 남자보다 여자들이 많이 겪고, 20~30대, 출산 후인 40대 여자들이 제일 많아. 서양보다 동양 여자들이 많이 겪는다고 하고. 손발을 따뜻하게 하려면 어떤 노력들을 해야 하는지 알려 줄 테니 지금 당장 실천해보기 바라! 따뜻한 봄이 와도 냉증을 겪고 있는 너의 손발은 따뜻해지지 않을 테니 말이야!
「 잔소리 #1 : 따뜻한 음식과 차를 가까이해
」 손발이 차가운데 '아아'를 들이붓고 있는 건 아니지? 냉증이 있는 사람은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음식을 챙겨 먹어야 해. 추울 때 뜨끈한 국물이 당기는 건 다 이유가 있는 거라고. 몸을 데워줄 수 있는 수프나 국물도 좋고, 생강이나 마늘, 부추, 강황, 닭고기, 돼지고기 등 ‘열’한 음식이 도움이 돼. 따뜻한 성질이면서 항염 효과도 있어 추울 때 마시면 더 좋은 생강차와 모과차도 강추! 술 중에서는 차가운 맥주보단 따뜻한 뱅쇼나 히레사케를 추천할게.
「 잔소리 #2 : 운동으로 혈액순환 시켜줘
」 체온과 상관없이 유독 손발만 차갑다면 말초 부위로 혈액순환이 잘 안되고 있다는 거야. 이런 경우에는 손발만 따뜻하게 해주면 소용이 없어. 온몸의 혈액순환이 잘 될 수 있게 몸을 써줘야 해. “우리는 하루 동안 몸을 얼마나 제대로 사용하고 있을까요? 목을 예로 들어보죠. 목은 숙이고 젖히고 돌리고 전후좌우로 360도 운동이 가능한 기관입니다. 낮에 종일 PC 작업을 하고, 쉴 때는 스마트폰을 보면서 목이 할 수 있는 동작 범위의 30%도 쓰지 않는 사람이 많아요. 목뿐만 아닙니다. 스트레칭을 권하면 대부분 그게 무슨 운동이 되겠냐고 생각하지만, 몸의 관절을 최대 범위로 움직여서 풀어주는 것만으로도 혈액순환에 크게 도움이 됩니다.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으로 근력을 키워주면 혈액순환이 잘 되는 것은 물론 기초 에너지 대사량이 높아져 기초체온을 올리는 데도 큰 도움이 되죠.” 더존 한방병원 이상훈 원장님의 일침이 뜨끔하게 느껴지는 건 나뿐만이 아닐 거야.
「 잔소리 #3 : 일상생활 구석구석 따뜻하게
」 잠깐 신경 써준다고 따뜻해질 거 같으면 누가 수족냉증으로 고생하겠어. 일상생활 중 입고 먹고 씻는 모든 것들을 꼼꼼하게 신경 써줘야 해. 양말이나 슬리퍼를 착용해 맨발이 노출되지 않게 잘 감싸주고, 추울 때는 장갑도 꼭 끼도록 해. 갑자기 손발이 냉골이 된다면 급처방으로 핫팩이나 찜질팩으로 손발의 찬기를 빨리 없애주고, 평소에 족욕이나 반신욕으로 혈액순환을 도와줘. 수족냉증이 있으면 생리통이 심한 경우도 많으니 찜질팩으로 복부를 항상 따뜻하게 해주는 것도 좋아. 피임약, 심장약, 편두통약, 혈압약 등은 혈관을 수축시켜 혈액순환을 방해할 수 있으니 자주 먹는 건 좋지 않다는 거 알아두고.
「 잔소리 #4 : 셀프케어로 안되면 병원 도움을 받아
」 '셀프는 귀찮다' '셀프로 아무리 열심히 해봐도 차도가 없다'라는 사람들은 돈 들여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수밖에 없지 뭐! 에스테틱에서 혈액순환을 돕는 전신 마사지를 받는 것도 좋고, 가까운 한의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보는 것도 좋아. 이상훈 원장님에게 수족냉증 환자들은 어떤 치료를 받냐고 물어봤어. ”손발의 혈을 자극하는 침구요법은 수족의 순환에 큰 효과를 발휘합니다. 특히 온열요법인 뜸 치료는 겨울철 질환의 개선을 위한 필수 처방이죠. 만일 체질적인 요인이라면 복부에 20~30분 시행하는 왕뜸요법을 추천합니다. 요즘은 예전처럼 직접 피부에 쑥을 태우는 뜸 치료가 아니라 전자기기를 사용한 뜸요법도 있어서 뜸에 대한 두려움이 있거나 피부 화상이 걱정인 분들도 쉽게 받을 수 있어요. 근본적인 개선을 위해서 자기 체질에 맞는 한약을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양방, 한방, 약학까지, 일상 속 의학 궁금증 타파! 자타공인 건강 전도사가 전하는 ‘몸에 좋은 잔소리’는 매주 수요일 업데이트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