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운드 네크라인에 부착된 타이 디테일이 여성스러운 코트는 BAU by Bride and You. 헤어밴드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드레시한 무드의 브이 네크라인 셔츠형 블라우스, 볼륨을 더해 드라마틱하게 연출한 튤 스커트는 모두 BAU by Bride and You. 옥스퍼드 슈즈는 And You.

멜란지 그레이 컬러의 클래식하고 구조적인 드레스는 BAU by Bride and You. 검은색 스니커즈 Vans. 헤어밴드는 Elizabeth Moments.

톤다운된 샌드 베이지 컬러의 테일러드 점프수트는 BAU by Bride and You.

사랑스러운 프릴 칼라 디테일의 캐시미어 카디건과 그 위에 두른 오간자 칼라는 모두 BAU by Bride and You.
작품 밖에서 손예진 배우를 마주하는 건 흔치 않은 기회죠. 올 초 드라마를 마친 이후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원래 작품 하나 마치면 외국에 나가서 머리 식히곤 했는데, 이번에는 드라마 끝나고도 여행을 못 가서…. 코로나 상황이 이렇게 오래갈 줄 몰랐죠. 직업상 평소에도 자유롭게 다닌 건 아니니까, 오히려 다른 사람에 비해 익숙한 부분도 있을 거예요. 영화나 TV 보는 시간이 더 늘어난 것 외에는 특별히 달라진 건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까운 식당에 가거나 친구를 만나는 일 자체가 조심스러우니 갇혀 있는 느낌이 들기는 해요.
10주년을 맞은 ‘브라이드앤유’와 함께하는 화보입니다. 브랜드의 첫 번째 뮤즈가 된 소감은 행사나 광고 촬영 시 브라이드앤유 의상을 많이 착용했어요. 특유의 페미닌하면도 포멀한 느낌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이기도 하고 그렇게 핏이 잡힌 옷이 저에게 잘 어울리는 편이라 애용했죠. 평소 입어오던 브랜드의 모델이 됐다는 소식에 반갑고 기분 좋았어요.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어요. 종영 후 시간이 흐른 지금, 작품 의미를 떠올려본다면 아무래도 해외에서 많이 사랑해 주신 게 여느 드라마랑 다른 점이 아닌가 싶어요. 공교롭게도 코로나로 인해 드라마가 더 인기를 얻었는데, 역시 코로나 때문에 직접 해외 팬을 만날 수 없는 상황이에요. 미디어나 SNS를 통해 간접적으로 반응을 느끼고 있어요. 다른 나라 분들이 우리 드라마를 좋아한다는 게 신기하고, 남북한 상황이라든지 북한 말의 묘미 같은 걸 어디까지 이해하고 재미있게 보는지도 궁금해요. 우리가 흥미롭게 느꼈던 지점을 그들도 흥미롭게 느꼈다는 게 신기해요.
손예진이 아니었다면 과연 북한에 불시착한 재벌 2세 ‘윤세리’가 그렇게 현실적으로 다가왔을까요? 윤세리를 연기하며 어떤 점에 신경 썼나요 세리는 상당히 판타지스러운 캐릭터예요. 그런 상황에 맞닥뜨린다면 과연 누가 세리처럼 행동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굉장히 독특한 인물인데, 그 독특함이 밝은 에너지로 많은 부분 커버가 되는 캐릭터였죠. 일단 대본이 재미있었어요. 대사의 맛을 어떻게 살릴까, 그 부분에 가장 집중했던 것 같아요. 시나리오 초반에 세리 캐릭터를 잡아가면서, 기본적으로 ‘떠 있는’ 캐릭터지만 시청자들이 현실에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으면 했죠. 후반에 갈수록 절절한 사랑 이야기가 나와서 더 잘 표현하려고 노력했고요.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로서 오늘날 K콘텐츠가 주목받는 흐름이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요 최근 몇 년 사이 우리 콘텐츠가 많이 알려지고 있잖아요. K팝은 정말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고요. 대한민국 배우 입장에서 무척 자랑스러워요. 한국 시장이 작다면 정말 작은데, 이제는 우리가 굳이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해외 팬들이 우리 작품을 찾아본다는 게 배우들이나 영화나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 모두 뿌듯하고 기분 좋은 일 같아요.
영화 〈비밀은 없다〉 〈덕혜옹주〉 등을 통해 배우 손예진은 한국영화계에서 가장 도전적인, 존재감 있는 여배우로 각인됐어요. 최근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와 〈사랑의 불시착〉으로 다시 친근하게 돌아온 느낌도 듭니다 솔직히 예전에는 드라마를 자주 하는 건 ‘소비된다’는 생각이 알게 모르게 있었어요. 영화에 열중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그런데 요즘은 작품의 경계선이 없어지는 추세이고, 제 마음도 ‘좋은 작품이라면 기꺼이 한다’는 쪽으로 바뀐 것 같아요. 제가 하고 싶다고 해서 늘 원하는 시나리오가 주어진다는 법도 없고요. 운 좋게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나 〈사랑의 불시착〉 모두 함께하고 싶었던 연출가와 작가분들이 참여했고, 제가 안 할 이유가 없는 작품이었어요.
배우로 걸어온 지 20년의 시간이 흘렀어요. 변신을 거듭하며 성실하게 모범생 같은 작품 활동을 이어왔지요 정말 꾸준히 했어요. 작품을 기다리다 우연히 쉬게 된 경우는 있어도 일부러 쉰 적은 거의 없을 정도로.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그렇게 했나 싶기도 하고, 동시에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는 부분이기도 하죠. 꾸준히 작품을 선보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열정이 멈추지 않았다는 것. 순간순간 지치기도 했고 슬럼프도 있었지만 다행히 작품을 통해 극복할 수 있었어요.
이것만은 잘했다고 생각되는 선택이나 방식을 꼽는다면 글쎄요. 지금 생각해 보면 진짜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저는 다른 사람도 다 열심히 하는 줄 알았는데, 모든 배우가 그렇진 않나 봐요(웃음). 저는 ‘목숨 걸고’ 하거든요. 연기할 때는 오로지 연기와 역할, 작품이 중요해요. 스스로 만족했던 적이 한 번도 없던 것 같아요. 특히 20대 때는 계속 자신을 다그치면서 연기했어요. 지금의 최선이 정말 100% 최선이 맞는지 항상 의문을 가졌죠. 지금은 좀 많이 편해졌는데, 예전에는 완벽주의자처럼 너무 예민하게 굴었던 것 같아요.
할리우드 진출에 대한 소문도 계속 들려요. 영화 〈크로스〉 제작진이 최근 한국을 방문해 사전 미팅을 했다는 뉴스가 났는데 대본을 받고 계속 논의하는 상황이긴 해요. 세계영화계가 어려운 상황이라 확답할 순 없지만…. 잘 진행된다면 내년 봄 한국 올 로케이션 촬영에 들어갈 것 같아요.
해외 진출은 원래 마음에 둔 도전인가요? 현실로 맞닥뜨리게 된 기분은 사실 특별한 욕심은 없었어요. 한국 작품도 하기 벅찬데, 과연 외국어로 연기를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내가 언제 이런 도전을 해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좋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꺼이 노력해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에 대한 흥분도 분명히 있고, 그만큼 더 걱정도 돼요. 부딪치면서 많은 걸 얻을 것 같은 기대감이 생겨요.
경력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선배로서, 대표자로서, 롤 모델로서 책임감을 느끼기도 하나요 그런 시기가 있었어요. 〈비밀은 없다〉 〈덕혜옹주〉 등 주인공을 맡아 상업영화를 찍을 때, 솔직히 많은 부담이 됐어요. 여배우 혼자 영화를 이끌어가는 일도 흔치 않고, 그만큼 내가 잘해야 또 이런 영화가 만들어진다는 책임감이 느껴졌어요. 어쨌든 배우로서 관객들이 제 이름을 보고 극장을 찾도록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고요. 그래서 개봉을 앞두고 항상 긴장되고 불안한 마음이었죠. 이제는 그런 걸 좀 내려놓으려 해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연기를 하고, 그 다음은 관객에게 맡길 수밖에 없잖아요. 작품을 대하는 자세는 여전히 경건하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만, 결과나 평가에 너무 상처받지 않으려 해요. 잘되는 작품이 있으면 안 되는 작품도 있는 거라고,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려고 연습하고 있어요.
그토록 투철하게 배우로 살아오며 행복을 얻는 때는 언제인가요? 주로 어떤 것에 마음이 흔들리고 즐거움을 느끼는지 저는 일상의 소소한 것에서 화가 나고, 일상의 소소한 것에서 행복을 느껴요. 연기를 해서 내가 행복한가? 잘 모르겠어요. 너무나 사랑하는 이 일이 때로는 너무 고통스럽거든요. 늦잠 자고, 재미있는 사람이랑 수다 떨고 얘기하는 게 더 행복하죠. 엄청난 상을 받았다고 해서 그 순간 엄청나게 행복한 것도 아니거든요. 시상식 끝나고 맛있는 거 먹을 때가 훨씬 더 즐겁죠. 우리가 일상의 사소한 것에서 행복을 느끼듯, 저 역시 마찬가지예요. 하루 촬영 잘 마무리하고, 마음 맞는 사람들이랑 맥주 한잔하면서 두런두런 얘기 나누는 순간이 저에게는 행복이에요.
최근 공유하고 싶을 만큼 인상깊게 본 영화나 콘텐츠가 있나요 얼마 전에 르네 젤위거가 출연한 〈주디〉라는 영화를 봤어요. 주디 갤런드의 생애를 다룬 영화인데, 그런 내용인지 모르고 봤거든요. 르네 젤위거의 클로즈업된 얼굴을 보면서 정말 소름이 끼쳤어요.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 나왔던, 로맨틱 코미디의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기억된 배우였는데, 클로즈업 한 장면에 캐릭터의 모든 인생과 세월, 감정이 담겨 있더라고요. 그 영화를 보는데 기분이 되게 이상하고 뭉클했어요. 주디 갤런드가 실제로 힘든 인생을 살았잖아요. 같은 여배우, 아티스트로서 공감하는 비극적인 부분, 그것을 생생하게 표현한 르네 젤위거의 표정과 몸짓이 너무나 인상적이었어요.
요즘 유튜브를 통해 대중과 직접 소통하는 스타가 늘고 있죠. 배우 손예진이 유튜브를 시작할 가능성도 있을까요 한번 해보고 싶긴 해요. 저 유튜브 즐겨 보거든요. ‘먹방’을 되게 좋아해요. 제가 치킨을 반 마리 정도 먹을 수 있거든요. 나도 먹방 해보고 싶다 했더니, 주변에서 그걸로는 안 된다고, 치킨 한 마리 정도는 먹어야 한다고요(웃음). 유튜브란 채널이 특이한 점이 뭐냐면, 이게 모든 사람에게 공개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더 사적이고 가족적인 분위기가 있잖아요. 방송과는 다르게 자유롭고, 더 오픈해서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은. ‘나도 한번 해볼까’ 혼자 그런 생각을 해봤어요. 모르죠, 언젠가 진짜 하게 될지도.

라운드 네크라인에 부착된 타이 디테일이 여성스러운 A라인 원피스 코트는 BAU by Bride and You.

부드러운 양가죽 소재의 세련된 트렌치코트와 은은한 광택이 감도는 샴페인 컬러의 실크 드레스는 모두 BAU by Bride and You.

크리스털이 장식된 헤드피스는 Q Millinery.

클래식한 테일러드 싱글 버튼 턱시도 재킷과 스트레이트 핏의 핀턱 팬츠는 모두 BAU by Bride and You. 볼캡은 Club Activity. 화이트 스니커즈는 Conver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