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쇼메의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두 이름이 있으니, 바로 나폴레옹과 조세핀이다. 1804년, 쇼메의 창립자인 마리 에티엔 니토(Marie-Etienne Nitot)는 나폴레옹의 황제 대관식에 필요한 왕관과 왕검, 그리고 조세핀 황후의 결혼 예물을 제작했다. 그리고 1830년에는 프랑스 왕실 전속 주얼리 하우스로 지정되었다. 나폴레옹이라니, 조세핀이라니! 너무 먼 옛이야기처럼 느껴지지만, 쇼메의 주얼리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들과의 인연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를테면 조세핀 황후의 쉐라스크(드레스의 어깨 윗부분의 레이스)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된 조세핀 컬렉션, 나폴레옹의 문장에서 영감을 얻은 아트랩 무아 컬렉션, 조세핀 황후가 사랑한 수국을 모티프로 한 호텐시아 컬렉션 같은 것들. 수많은 주얼리들이 과거와의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내 마음을 끄는 건 인연을 상징하는 리본 모티브에서 영감받아 탄생한 리앙 컬렉션이다.


1977년에 탄생한 리앙 컬렉션은 언뜻 보면 나비처럼 보이기도 하고 리본처럼 보이기도 한다. 연인들이 커플링으로 착용하기 좋은 리앙 에비당스, 리본 모티프의 리앙 세뒥시옹, 다채로운 컬러의 주드리앙, 그리고 인게이지먼트 컬렉션인 리앙 다무르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전개되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사랑과 키스를 상징하는 ‘X’ 링크 모티브를 사용한다는 것.
클래식하면서도 모던한 이 ‘X’모양의 링크는 나이나 스타일과 상관없이 모두에게 잘 어울린다. 실크 블라우스와 스커트를 입은 할머니와 흰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의 손녀, 두 사람이 함께 착용할 수 있는 주얼리가 있다면 바로 이런 형태일 것이다.





리앙 컬렉션의 ‘Liens’이라는 단어는 ‘연결(Connection)’을 의미한다. 어쩌다 인연이 닿아 얽히는 순간, 지나칠 수도 있었을 인연에 단단히 매듭을 짓는 순간. 그런 인생의 소중한 순간들을 떠올리게 하는 말이다. 그것이 꼭 연인 간의 로맨스가 아니더라도, 가족들의 애틋한 정과 동료끼리의 신의와 친구의 우정 같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그래서 요즘 리앙 컬렉션에 자꾸만 눈길이 간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 그 감각이 여느 때보다 절실한 요즘이라서.

@쇼메 코리아 제공
*트렌드를 뛰어넘어 시대를 관통하는 가치를 지닌 물건 뒤에 숨은 흥미로운 이야기, 김자혜 작가의 ‘요주의 물건’은 매주 수요일에 찾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