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들이 뽑은 베스트 (비건) 치즈로 선정된 코코넛 오일로 만든 치즈다. 일단 패키지가 예쁘다. 본래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은 것이 당연하나 21세기 비건 세계에서는 특히 그렇다. 채식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파되는 MZ세대 트렌드 중 하나 아니던가. 힙스터의 취향을 저격해야 한다는 소리다.

사진/ 바이오 라이프

사진 속 치즈의 윤기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미끄덩 미끄덩!
심영순 비건 맛김치
우리가 아는 맛있는 김치의 맛. 약 2년 전 런던에서 맛본 비건 김치와는 차원이 달랐다. 런던표 비건 김치가 고춧가루로 버무린 배추 샐러드에 가까웠다면 ‘심영순 비건 맛김치’는 필수 재료가 빠졌다는 느낌이 전혀 없을 만큼 잘 익은 김치였다. 약간 달달하지만 깔끔하고 시원하며 감칠맛도 잘 살아있다. 젓갈 맛이 강한 전라도식 김치 말고 경기도식 김치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

라면에 김치는 언제나 옳다
비욘드 미트
약 20년째 채식을 해오고 있는 친구와 콩단백 소시지를 먹은 적 있다. 그는 소시지를 입 안에 넣자마자 “음~” 같은 탄성을 내뱉었다. 나는? 겨우겨우 삼켜냈다. 그리고 지금까지 채식전도사나 다름없는 그가 지구를 위한 의무감으로 맛있는 척 연기했다고 확신하고 있다. 아니면 채식을 한 지 너무 오랜 시간이 흘러 진짜 고기의 맛을 잊어버렸거나. 그도 그럴 것이 그 콩단백 소시지는 지우개를 구워 놓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일단 맛이 ‘없었다’. 아무 맛도 나지 않는데 퍽퍽한 질감만 느껴지고 인공적인 향이 코끝을 맴돌았다.



비욘드 버거와 비욘드 소시지. 사진/ 인스타그램 @beyondmeat

기술력의 승리 비욘드 비프. 사진/ 인스타그램 @beyondbeef
비욘드 소시지: XL 사이즈를 자랑한다. 뽀도독한 식감이 압권.
비욘드 비프: 찰흙 같은 겉모습에 실망하긴 이르다. 굽지 않고 만졌을 때도 기름기가 묻어나오며 중간중간 코코넛 오일로 마블링 효과를 내기까지 했다.
모두 ‘푸드 테크’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는 좀 수상한 맛이다. ‘뭐로, 어떻게 만들었길래 이런 맛이 나지?’ 곱씹게 되는.

맛이 없어 보이는 건 내가 사진을 못 찍었기 때문이다
나뚜루 캐슈 바닐라 순식물성 아이스 디저트
놀랍도록 달다. 그게 전부다. 맛이 없는 건 아닌데 먹을수록 섭섭해진다. 이름은 캐슈 바닐라인데 바닐라 맛을 전혀 느낄 수 없다. 아몬드 밀크의 느끼함과 물만 탄 미숫가루를 마셨을 때의 허전함이 공존한다. 무척 끈덕끈덕해서 스푼에서 쉽게 떨어지지 않는데 미스터리하게도 입 안에 넣자마자 그 찰기는 사라진다. 함께 맛본 디저트 애호가, 애주가, 미식가 그러니까 푸디인 R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더니 끝내 수저를 놓았다(놀라운 일이다). 결코 실패할 수 없는 조합인 아이스크림+와플로 시도해도 와플에게 미안할 것 같다는 혹평을 남기며.

아이스크림이 아니라 아이스 디저트, 캐슈 바닐라가 아니라 그냥 캐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