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실 한가운데 놓인 강렬한 빨간색 탁자가 리넨 소재의 청록색 소파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준다. 탁자는 자네트 라베리에르(Janette Laverrie‵re), 리넨 소파는 더콘란숍에서 구입한 것.

윌리엄 모리스가 디자인한 화려한 벽지가 고풍스러운 느낌을 자아내는 드레스 룸.

아기자기하게 꾸민 아기방 벽면은 캉파나가 조금씩 사 모은 가면과 액자로 가득하다. 그중 코끼리 얼굴 장식은 앤-클레르 프티(Anne-Claire Petit)에서 구입한 것.

푸른 벽 앞에서 유쾌하게 웃고 있는 콜롱브 캉파나.
파리 한가운데 자리 잡은 캉파나의 집은 그의 취향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포트폴리오다. 이국적인 터키 블루, 세련된 핑크, 선명한 노란빛과 현란한 패턴이 넘실대는 생기 넘치는 광경이 실내 곳곳에서 펼쳐진다. 거실에 놓인 빨간색 탁자와 청록색 패브릭 소파, 노란색 비숍 스툴이 저마다 색채를 뽐내면서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것처럼 말이다.
벽지를 고르거나 가구를 살 때면 언제나 보다 과감한 색 쪽으로 마음이 기운다고 캉파나는 고백한다. 원하는 색이 아닐 땐 디자인이 아무리 마음에 들어도 쉽게 들이는 법이 없다. 이를테면 거실 한구석에 놓인 50년대 암체어에는 손수 제작한 핑크색 벨벳 커버를 씌웠다. “저 역시 때때로 미니멀리즘의 유혹에 시달려요. 넘어간 적은 거의 없지만요(웃음).”
윌리엄 모리스표 꽃무늬 벽지를 바른 드레스 룸처럼 아무리 좁은 공간도 어김없이 과감한 패턴으로 채워져 있다. 디자이너이자 건축가, 판타지 소설가이기도 한 윌리엄 모리스는 풍성한 꽃과 덩굴, 나뭇가지를 그려넣은 직물 패턴으로 빅토리아 시대에 이름을 날린 색채의 마술사다. “화려한 벽지는 금방 질린다고요? 윌리엄 모리스의 패턴에 싫증을 느낀다는 건 불가능해요. 그의 디자인에는 고풍스러움이 깃들어 있거든요. 세월이 지나도 빛을 잃지 않는 진정한 아름다움이죠.”
캉파나의 세련된 미감은 곳곳에 놓인 장식품이나 오브제같이 아주 사소한 부분에서도 감지된다. 방마다 놓인 꽃 장식,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하나씩 사 모은 기념품과 어렵게 구한 골동품 모두 적재적소에 세심하게 배치돼 있다. 쉬는 날마다 캉파나는 거실 벽면의 커다란 책장에 꽂힌 책을 꺼내 읽으며 영감으로 가득 찬 하루를 보낸다. “특히 잡지를 좋아해요. 친구들이 저를 이름 대신 ‘키오스크(신문 잡지 가판대)’라고 부를 정도로요.”

캉파나의 디자인 감각은 모든 곳에서 발휘된다. 다이닝 룸에 놓인 식탁은 오래된 프랑스 지도를 활용해 만든 것. 식탁 의자는 핀란드 디자이너 일마리 타피오바라(Ilmari Tapiovaara)의 빈티지 제품이다.

공간 곳곳에 놓인 디자인 서적.

거실 벽면에 걸린 추상화는 러시아 화가 주자나 훌카(Zuzana Hulka)의 작품.

머스터드 색 소파가 거대한 책장 앞에 놓여 있다. 가지런히 배열된 기하학무늬의 쿠션은 지금 가장 뜨거운 인테리어 디자이너 중 한 명인 인디아 마다비(India Mahdavi)와 프랑스 대형 마트 체인 모노프리(Monoprix)의 협업으로 탄생한 것. 소파 중앙에 놓인 쿠션은 멕시코에서 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