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남자, 김선호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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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남자, 김선호

외로워도 슬퍼도 김선호는 웃는다. "저는 운이 좋았어요. 왜 운이 좋았냐 하면 늘 웃었거든요."

ELLE BY ELLE 2020.02.01
 
블랙 재킷은 Givenc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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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프 셔츠는 Ami. 블랙 와이드 팬츠는 Msgm. 스니커즈는 Dior 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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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굉장히 활기가 넘쳐요 화보 촬영처럼 자신 없는 일을 할 때 더 텐션을 올려요. 혹시라도 모두에게 방해될까 봐서요. 
다정하네요. 왠지 모두에게 다정한 사람일 것 같았어요 아니에요. 꼭 그렇지는 않지만(웃음), 부모님의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어머니가 다정하고 상냥하세요. 당신의 기분은 잘 드러내지 않죠. 나이를 먹으며 어머니를 더욱 닮아가요. 
잘 웃고 다정한 남자는 나쁜 일이 있거나 힘들 때 어떻게 하나요 걸어요. 걷는 게 최고예요. 어제도 새벽 2시까지 걸었어요. 음악 들으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거죠. 
어제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머리가 복잡했어요. 저는 이런 게 무서워요. 어느 순간 제가 하고 있는 일을 당연하게 생각할까 봐요. 그래서 혹시나 대충할까 봐요. 좋아하는 일도 반복하다 보면 당연하게 생각되는 순간이 올 수 있잖아요. 
매 순간 뭔가를 확인하고 싶은 건가요 바른 선택을 했다는, 오늘도 뭔가 배운다는 느낌을 원하는 것 같아요. 새로운 자극을 받고 싶어 하고요. 아주 조그만 것이라도. 
그렇다면 지금이야말로 무서울 것 없는 시기일 텐데요. 드라마 〈유령을 잡아라〉를 끝내고 연극 〈메모리 인 드림〉과 예능 〈1박 2일〉에 출연 중이잖아요. 여러 종류의 자극을 받기에 딱 좋은 때인데 물론 지금 무척 좋아요. 그런데 연기를 생각하면 심정이 복잡해져요. 다른 건 다 놓고 사는데, 연기에는 집착하게 돼요. 
〈1박 2일〉 멤버 사이에서도 ‘연기만 파온 외길 인생’으로 불리죠 지금까진 외길 인생이 맞아요. 대본 읽으려 앉으면 오랫동안 그 자리에 붙어서 끝까지 봐요. 다 읽고 나면 5~6시간이 지나가 있죠. 하지만 다른 것에는 그만큼 집중하지 못해요. 
〈유령을 잡아라〉 때 어느 인터뷰에서 “오래 연기하고 싶어 예능 프로그램은 자제하는 중”이라고 했어요. 그리고 지금 국민 예능 프로그램이라 불리는 〈1박 2일〉에 출연 중인데요 〈1박 2일〉에서 처음 제안해 왔을 때 엄청 고민했어요. 연기 외에 다른 덴 ‘모질이’라 분명 ‘모질이’로 담길 테니까. 미팅 자리에 나온 작가님을 보고 마음이 바뀌었죠. 노진영 작가님인데, (문)근영이가 그분과 남극으로 펭귄 다큐멘터리 촬영을 다녀와서는 정말 좋았다고 했거든요. 〈1박 2일〉 출연 제의를 받기 전에 들은 이야기라 미팅 자리에서 그분을 만났을 때 반가웠어요. 
〈1박 2일〉에서 나름 신 스틸러로 활약 중이에요. ‘예뽀(예능 뽀시래기)’라는 별명도 얻고요. 처음 제작진이 김선호에게 기대한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미팅 때 ‘평소에는 뭐 하냐’는 질문을 받았어요. 평소에 하는 게 별로 없거든요. 솔직하게 대답했더니, 그런 사람이 한 명쯤 있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대요. 
편한 사람과는 농담도 잘한다면서요. 꿈이 뭐냐는 친구들의 물음에 반짝 스타라고, 높이 떴다가 지고 싶다고 한 적 있다고요. 멋진 농담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농담 잘해요. 블랙 유머 좋아하고요. 그래서 〈1박 2일〉 들어갈 때 나름 자신 있었거든요. 그런데 힘 빼고 자연스럽게 하는 게 꽤 어렵더라고요. 
〈1박 2일〉을 통해 태어나 처음 해본 일도 많을 것 같아요. 가장 용기를 내야 했던 때는 언제인가요 가장 큰 용기를 내야 했던 장면은 작은 클립으로 나갔어요. ‘등목’하는 장면요. 첫 촬영에 탈의하려니 엄청 쑥스러웠거든요. 조금이라도 망설였다간 열심히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까 봐 말 떨어지기 무섭게 팔굽혀펴기 하고 바로 벗었어요. 짧은 순간이었지만 엄청 용기를 낸 것이었습니다(웃음).  
 
카디건은 Stereo Vinyls. 스트라이프 셔츠와 넥타이는 모두 Fendi. 체크 팬츠는 8 by Yoox.com. 레이스업 슈즈는 Dr. Martens.

카디건은 Stereo Vinyls. 스트라이프 셔츠와 넥타이는 모두 Fendi. 체크 팬츠는 8 by Yoox.com. 레이스업 슈즈는 Dr. Martens.

그래픽적인 니트는 Marni by Mue. 버뮤다 쇼츠는 YCH.

그래픽적인 니트는 Marni by Mue. 버뮤다 쇼츠는 YCH.

머플러는 John Booth by Mr. Porter. 화이트 터틀넥은 S. T. Dupont. 화이트 벨트 팬츠는 Rochas by 10 Corso Como Seoul. 스니커즈는 Juun. J.

머플러는 John Booth by Mr. Porter. 화이트 터틀넥은 S. T. Dupont. 화이트 벨트 팬츠는 Rochas by 10 Corso Como Seoul. 스니커즈는 Juun. J.

2009년 연극 〈뉴보잉보잉〉으로 데뷔한 이래 줄곧 연극계 아이돌로 이름을 날렸어요. 그러다 2017년부터 드라마 연기를 시작했는데 불과 3년 만에 꽤 많은 작품을 거쳤죠. 맡은 배역도 다양하고요 저는 운이 좋았어요. 100% 운이에요. 
새 드라마 〈샌드박스〉에 출연한다는 소식도 있잖아요. 본인이 지닌 어떤 천성이 이렇게 많은 운을 낚아챈 걸까요 항상 웃었거든요. 처음엔 모든 게 신기하고 고마워서 웃었어요. 7년 동안 연극 무대에만 서다가 매체 연기를 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됐는데 웃지 못할 게 뭐 있겠어요. 누가 저를 무시하거나 서운하게 하거나 못되게 굴어도 웃었어요. 그런 이유로 이 기회를 누리지 못하면 안 되잖아요. 주눅 들지 않아서, 신경 쓰지 않아서, 웃으면서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최선을 다한다고 잘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요. 미래가 걱정돼 앞에 있는 일에 집중하지 못할 때가 있잖아요. 전 미래를 생각하지 않았어요. 지금 재미있으면 됐어. 새로운 경험이니 그걸로 됐어. 웃자. 웃으면서 하자. 
나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에 크게 영향받지 않는다니, 대단히 부러운 힘이에요 연기할 때를 빼고는 저도 화나고 무기력할 때가 있어요. 그래도 그런 영향을 덜 받는 것 같아요. 제가 즐길 수만 있으면 돼요. 앞만 보는 게 제 방식이에요. 
드라마 연기를 하면서 발견한 자신의 새로운 면이 있나요 단점은 있어요. 제가 표정을 너무 크게, 많이 짓더라고요. 중립적이고 미세한 표정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유령을 잡아라〉를 통해 확실히 깨우친 부분이에요. 다른 작품에 비해 훨씬 오래 화면에 비친, 분량이 많은 배역이었으니까요. 〈유령을 잡아라〉로 큰 걸 얻었어요. 여지를 주는 방법을요. 
연기 이전엔 뭘 좋아하던 사람인가요 그걸 저도 모르겠어요. 친구에 죽고 못 사는 사람도 아니었고요. 두루두루 친한데 정작 누구 하나 자주 연락하며 지내는 사람은 없었어요. 지금은 가장 친한 친구 4명이 있어요. 그 친구들도 말해요. 모두 선호랑 잘 지냈지만, 막상 선호랑 연락한다는 사람은 없었다고요. 내 이야기를 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아요. 나는 언제나 듣는 사람이었어요. 
다른 이들에게 ‘다가가기 쉬운 사람’이고 싶었던 걸까요 맞아요. 사실 연기를 시작하고 나서는 더 그래요. 누가 나를 불편하게 느끼는 것이 싫어요. 상대방이 연기할 때 걸림돌이나 방해가 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죠. 그렇게 지낸 지 10년이 넘어가니 어느덧 그런 사람이 돼 있더라고요. 어느 분위기에나, 누구에게나 잘 맞출 줄 아는 사람. 이런 면을 싫어하는 친구들도 있지만요. 가식적이라는 이야길 들은 적도 있어요. 속상했죠. 
착하고 바른 사람에 대한 편견이 있죠. 너무 착하고 바른 건 솔직하지 않은 모습일 거라고 생각한다든지요 당시에 친한 형이 그러더라고요. “네가 10년을 그렇게 살았다면, 넌 그냥 그런 사람인 거야. 가식이 아니라 그냥 너야.” 
가까워지고 싶은 사람에게 다가가는 나만의 방법은 그 사람과 공감하려고 노력해요. 상대가 뭘 좋아한다면 저도 그때부터 그걸 좋아하는 사람이 돼요. 
이번 밸런타인데이에 벌어졌으면 하는 로맨틱한 사건이 있을까요 글쎄요. 오늘 2월호 〈엘르〉에 실릴 화보를 찍었잖아요. 이런 화보도 찍고, 예능 프로그램도 하고, 연극도 하고, 연말 시상식에 시상도 하러 가다니. 지금이 제 인생에서 가장 화려한 순간이에요. 이번 밸런타인데이에는 사무실 식구들과 초콜릿을 나눠 먹으며 보낼 것 같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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