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LIFE

패브릭 스튜디오 '일상직물' 한지희 대표

본질적이고 간결한 것, 무엇보다 인간적인 것을 좋아하고 만드는 사람.

BYELLE2019.11.27
 
‘두고두고 봐도 예쁜’ ‘색이 아름다운’ ‘마무리가 야무진’…. 모두 일상직물의 제품을 향한 칭찬들이다. 베갯잇과 쿠션 커버, 리넨 셔츠와 면바지, 담요까지 아우르는 일상직물의 수많은 ‘일상품’은 간결하면서도 한국적이다. 이는 어릴 때부터 천을 좋아해 의류직물과 동양복식사를 공부하며 유물의 고유한 색 조합에 매력을 느낀 한지희 대표의 취향에 힘입은 바 크다. ‘이 물건이 어떤 소용이 있을지’에 대해 끝없이 자문하는 진지함은 원단과 기능 향상에 대한 연구로 이어진다. 계획했던 일을 마치고 침대에 누워 유튜브로 나이트 재즈 스트리밍을 들을 때, 와인을 마시며 남편과 대화할 때 깊은 행복을 느끼는 한편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결혼 후에도 계속 일한다는 건 진정한 자신이 되기 위한 몸부림”이라는 정여울 작가의 말에 깊이 공감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는 무척이나 사랑하는 지금의 일을 오래도록 하고 싶다. 일상직물이 가진 파동에 공감해 주는 이들이 각자의 개성과 정체성을 집 안에 색채와 촉감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ilsangjingmul
 
구례
지역 개발에서 외면되면서 역설적으로 얻은 남도 풍경을 사랑한다. 구례에 도착하면 여전히 박경리 작가의 소설 속 풍경이 펼쳐진 기분이 든다. 산과 들판은 조용하게 아름답고 띄엄띄엄 섬진강을 따라 늘어선 카페도 좋다.
 
노마드 호텔 뉴욕
90% 이상의 호텔 침구가 흰색인 가운데 뉴욕 미드 타운에 자리 잡은 노마드 호텔 침구는 크림색, 그것도 버터크림 같은 따뜻한 톤의 아이보리색이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이런 걸 유심히 보게 되는데 호텔의 고전적 인테리어와 어울려 더욱 좋았다. 5성급 호텔인 만큼 서비스와 청결, 미감이 탁월한 것은 물론이다.
 
오이비누
녹색 계열을 좋아한다. 그런데 매일 쓰는 비누가 녹색이라니! 게다가 향까지 좋다니! 어린 시절 오이비누를 한 번이라도 안 써본 사람은 없을 테니 사적인 취향이라고 하기에는 쑥스럽지만 난무하는 비누 브랜드 속에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것도 멋지고, 포장에 그려진 오이덩쿨을 닮은 ‘오이’ 폰트도 귀엽다고 생각한다.
 
라 콜롱브 도르
신혼여행으로 떠났던 프랑스 남부에서 우연히 발견한 호텔 겸 레스토랑. ‘La Colombe d’Or(황금 비둘기)’라는 뜻의 이 장소가 피카소, 마티스, 샤갈 등을 후원해 온 곳이라는 건 나중에 알았다. 무화과 나무와 사이프러스 사이로 퍼져 나가던 미모사 향기가 지금도 꿈결 같다.
 
센터커피의 아메리카노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훌륭한 커피를 내는 곳을 꼽으라면 센터커피 아닐까. 주로 구수한 강배전보다 산미가 진한 약배전 커피를 선보이는데, 한 모금 마시면 매장에 걸려 있는 ‘Coffee is fruit’라는 문구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영화 '브루클린'
여성이 성장하는 영화를 사랑한다. 무엇보다 1950년대가 배경인 만큼 의상과 색감이 매우 고전적이고 아름답다. 시얼샤 로넌을 포함한 모든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 위트 있는 대사로 홀로서기의 아픔과 가치를 예리하고 아름답게 그려낸 수작. 올겨울에도 잊지 않고 챙겨볼 예정이다.
 
'사람, 장소, 환대'
김형경 작가의 이 책보다 더 소중한 책을 요 몇 년간 발견하지 못했다. 지인에게 무조건 추천하고 선물하는 책. ‘인간은 공동체 구성원들의 환대를 통해 사회 안으로 들어오면서 사람이 된다’는 명제를 대단히 우아하고 재미있게 설명한다.
 
켄덜 잭슨 와이너리의 ‘아방’
일과를 마치면 얼음을 넣은 화이트 와인을 한 잔 마신다. 싱그러움과 향기로움, 드라이함을 모두 충족한 데일리 샤르도네를 꼽자면 단연 캘리포니아 출신의 ‘아방(Avant)’. 궤짝으로 사서 쟁여두면 지친 하루의 끝이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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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이마루
  • 사진 장엽
  • 디자인 오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