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 그대로 밥집을 찾게 된다.
메뉴는 엄마의 집밥 같은 따뜻한 백반이나 집에서 해 먹기 힘든 슴슴한 죽 한 그릇이 생각날 때가 많다.
입추가 지나 곧 불어올 선선한 바람을 기대하면 더욱 그렇다.

그곳의 초가집 중 한 곳이 많은 고민 끝에 밝히는 그곳이다.
현지인들이 아침을 먹으러 들르는 진짜 현지인 맛집.
‘옛날 팥죽’
사회에 나와 알게 된 멋진 메이크업 아티스트 친구가 소개해줘 처음 알게 되었다.
그 친구는 제주 여행 중에 이른 아침 요가를 하고 꼭 이 집에 들러 아침밥을 먹는다고 했다.
아마도 2년 전, 겨울 어느 즈음이었다.
폭설이 내리기 바로 전날 처음 이곳을 알게 되었다.
습기 가득 머금은 제주의 바람이 마르기 시작할 때쯤이 되니 생각이 났다.
서울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기 전, (매번 오후 1시경의 비행기를 타는데)
렌터카를 반납하기 전, 서둘러 들렀다.
새알 팥죽과 호박죽, 깨죽과 함께 대표 메뉴 중 하나인 시락 국밥 때문이다.
팥죽 집에 시락 국밥이라니? 먹어보면 안다.

국밥이라 국 안에 밥이 들어있다.
국에 밥을 살살 개어 숨 죽은 시래기와 따끈한 국물, 알알이 적당히 살아있는 밥을 동시에 한술 뜬다.
정말 행복해진다.
엄마 집 밥을 먹는 것만큼이나 맛있다.

“사장님, 깍두기랑 고추 무침 조금만 더 주세요.”
이 말을 꼭 하게 된다.

남매 신지 부부인지 모를 친절한 두 남녀가 주방과 홀을 조용히 오가며 음식을 내주신다.
잔잔하게 흐르는 연주 음악도 시골 정서를 한층 더 돋운다.
정말 맛있다.

국물까지 싹 비운 그릇을 뒤로하고 나올 때쯤이면 문을 열자마자 찾아 한 테이블, 2명만 있었던 식당 안에 꽉 찬다.
주차장에도 차들이 늘어선다.
조금 더 쌀쌀해지면, 새알 팥죽 2인분 (팥칼국수는 1인분이 되지만 새알 팥죽은 2인분부터 가능하다)으로 메뉴를 갈아탄다.
물론 전날, 지인들과 늦게까지 술잔을 기울였다면 남기더라고 시래기 국밥 하나를 또 시킬 때도 있다. 나와 허감독, 둘이서.
여행의 조식이 아니면 생전 챙겨 먹지도 않는 아침밥을
‘이곳’ 음식 때문에 챙겨 먹는다. 그것도 제주에서.
며칠의 맛집 여행으로 놀란 속을 달래고 싶거나.
불현듯 여행 중에 엄마가 끓여준 된장국에 밥 한 그릇이 그리워지면
주저 말고 이곳으로 향하길…

계획한 그 날 하루 일정을 어느 날보다 기분 좋게 시작하길…


주차: 매장 앞 가능함
주소: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민속로 130
전화번호: 064-787-3479
특이사항: 매주 월요일 휴무
10시부터 사람들이 차기 시작함
테이크 아웃 가능
*김모아 작가의 '제주에서 살아보기'는 매월 첫째, 셋째 주 목요일에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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