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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니도 와이드도 아닌 이 청바지가 유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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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TIER Panthère
짙은 반점을 두른 채 소리없이 몸을 휘어 움직이는 맹수. 그 유연한 몸짓엔 이성을 유예하는 황홀경이 담겨 있다. 루이 까르띠에 역시 도취되지 않을 수 없었을 터. 그는 먹이를 쫓는 표범의 야성미를 주얼리로 고스란히 옮겼다. 그렇게 까르띠에의 아이코닉한 팬더가 첫 장을 열었다. 이후 ‘팬더’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강렬했던 스타일 아이콘 잔 투상이 메종에 합류하면서 팬더 라인은 정점에 달했다. 그녀는 팬더 모티프를 변주하면서 까르띠에의 시그너처를 완성했다.
원저 공작부인이 소장한 1949년도 팬더 브로치.
팬더 드 까르띠에 뱅글은 가격 미정, Cartier.
핵심은 입체감이다. 평면 드로잉으로 맹수의 생동감을 담아낼 수 없어서 장인들은 왁스를 직접 조각하며 미묘한 근육과 뼈대의 양감을 살려냈다. 하우스의 전유물인 퍼 세팅 기법 역시 미학적 완성도를 결정짓는 핵심. 팬더의 털 한 올까지 생동감 있게 구현하기 위해 스톤 주변으로 미세한 금속 실을 일일이 두르고 정교하게 다듬었다. 대체 불가능한 아이콘이 된 팬더는 까르띠에 메종 안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며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BOUCHERON Serpent-Boheme
유연하게 몸을 휘감으면서도 쉽게 꺾이지 않는 뱀. 아름다운 형태는 물론이고 오래전부터 유혹과 영원, 재생을 상징해 온 존재다. 부쉐론이 뱀의 매혹에 빠진 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흥미로운 건 1968년 쎄뻥 보헴을 만들면서 결코 뱀을 뱀처럼 만들지 않았다는 것. 부쉐론은 스톤의 크기보다 피부 위를 타고 흐르는 유려한 선, 목에서 어깨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움직임에 주목했다. 그렇게 뱀의 유연한 몸을 닮은 쎄뻥 보헴이 탄생했다.
쎄뻥 보헴 싱글 이어링은 가격 미정, Boucheron.
1969년의 쎄뻥 보헴 링.
처음에는 옐로골드와 다이아몬드였다. 이후 말라카이트와 터쿠아즈, 라피스 라줄리, 마더 오브 펄, 오닉스까지 저마다 다른 색과 결을 지닌 원석이 드롭 모티프를 채웠다. 소재가 바뀔 때마다 분위기도 달라졌다. 어떤 것은 고전적이고, 어떤 것은 경쾌하며, 또 어떤 건 대담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모두 쎄뻥 보헴이다. 반세기가 넘도록 수없이 다른 얼굴로 변주되면서도 드롭 하나만으로 부쉐론을 떠올리게 한다는 것. 어쩌면 아이콘이란 변하지 않는 게 아니라 아무리 변해도 알아볼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제 우리는 쎄뻥 보헴을 볼 때마다 뱀보다 부쉐론을 떠올린다.
CHOPARD Diamant
정밀한 시간을 만드는 기술과 투명한 주얼리의 빛을 다루는 감각. 쇼파드의 두 헤리티지가 만난 자리에는 디아망트가 있다. 1860년, 루이 율리스 쇼파드가 스위스 송빌리에에 시계 공방을 세운 후, 메종은 시계를 통해 이름을 알렸고 해피 다이아몬드 컬렉션을 통해 주얼리로 영역을 넓혔다. 서로 다른 두 세계가 하나의 언어로 포개진 순간이 바로 디아망트다.
1970년대 디아망트 캠페인.
마르퀴즈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디아망트 워치는 1억7천1백69만원, Chopard.
케이스를 따라 촘촘히 놓인 다이아몬드는 고정된 베젤 위에서도 흐르는 물처럼 유연하게 빛을 흘려보낸다. 1940년대의 기계식 무브먼트를 품은 여성용 손목시계부터 1970년대의 손목시계에 이르기까지 원형과 타원형, 쿠션형과 하트형으로 변주된 케이스는 저마다 다른 각도에서 빛을 받아낸다. 시대가 바뀌어도 달라지는 건 케이스의 표정과 무브먼트일 뿐 다이아몬드로 시간을 빛으로 표현하는 방식은 그대로다.
VAN CLEEF & ARPELS Perlée
한 알의 금빛 구슬에서 시작된 특별한 서사. 1920년대 중반, 반클리프 아펠의 장인들은 보석의 빛을 극대화할 새로운 방법을 고민했고, 뜻밖에도 금에서 답을 찾았다. 금 알갱이 하나하나를 손끝으로 다듬고 둥글려, 작은 구슬마다 빛이 깃들도록 하는 것이다. 작은 구슬에 장인의 손길을 더해 완성한 이 섬세한 기법은 1948년 쿠스쿠스 라인을 통해 처음 모습을 드러냈고, 이후 알함브라를 비롯한 메종의 아이코닉 컬렉션 곳곳에 스며들어 고유의 미학으로 자리 잡았다.
뻬를리 브레이슬릿 초창기 디자인의 드로잉.
뻬를리 다이아몬드 브레이슬릿은 6천만원, Van Cleef & Arpels.
80여 년 동안 메종의 주얼리를 빛내온 골드 비즈는 2008년, 마침내 ‘뻬를리’라는 이름을 얻었다. 프랑스어로는 ‘진주 장식’. 작은 금빛 구슬을 섬세하게 엮어 하나의 아름다움을 완성하는 것이 뻬를리의 본질이다. 유색 스톤으로 생기를 불어넣은 꿀뢰르와 다이아몬드의 광채를 극대화한 클로버, 베젤을 골드 비즈로 장식한 워치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작은 구슬에서 출발한 미학은 지금도 알알이 빛나고 있다.
FRED Force 10
거친 바다를 가르는 힘과 자유롭게 나아가는 정신. 프레드가 사랑해 온 스포츠와 항해의 미학은 포스텐에 고스란히 담겼다. 1966년에 탄생한 브레이슬릿은 선박을 묶는 마린 케이블을 두 개의 리벳으로 고정한 구조가 특징이다. ‘포스텐’이란 이름의 유래는 해양 기상학의 보퍼트 풍력 계급에서 폭풍우를 뜻하는 단계. 이름에 걸맞게 장식적인 아름다움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단단한 형태와 박력 있는 실루엣이다. 손목에 걸쳤을 때도 유연하게 흐르기보다 확고하게 제자리를 지킬 만큼 견고하다. 그만큼 흔들리지 않고 독보적인 자태를 드러내는 것이 강점.
1970년대 포스텐 초창기 디자인.
포스텐 다이아몬드 XL 브레이슬릿은 가격 미정, Fred.
바다를 향한 폭풍우 같은 애정은 디자인뿐 아니라 메종의 후원에서도 마찬가지다. 하우스의 스포츠 헤리티지는 세일링 대회 ‘레이드 포스텐’과 골프대회 ‘프레드 챌린지’까지 이어지기 때문. 반세기 넘는 시간 동안 컬러와 젬스톤을 더해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면서도 케이블과 리벳으로 완성한 원형 실루엣만큼은 한결같이 지켜온 점, 컬렉션은 물론 메종의 후원과 사회 문화 활동까지 바다라는 코드를 놓치 않는 점에선 마치 포세이돈의 우직한 고집스러움마저 느껴진다.
PIAGET Extremely Lady
1960년대, 여성이 스스로 시대를 이야기하기 시작한 무렵. 자유와 독립을, 정해진 자리 대신 스스로 선택한 삶을 이야기하는 여성들이 세상 곳곳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 물결의 한가운데에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가 있었다. 퍼스트레이디라는 위치를 넘어, 자신만의 스타일과 태도로 시대의 아이콘이 된 그녀가 공식 석상에서 손목에 두른 시계 하나가 세간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이름을 알린 피아제 익스트림리 레이디. 어쩌면 그때부터 오롯이 여성 시계를 대표하는 이름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익스트림리 레이디 워치는 가격 미정, Piaget.
1970년 캠페인 이미지.
이 워치가 특별한 이유는 피아제가 워치메이커이자 주얼러라는 두 개의 정체성을 동시에 지녔다는 데 있다. 유려한 곡선과 대담한 광채가 어우러진 디자인에는 하우스가 오랜 세월 축적해 온 골드 크래프팅 기술이 브레이슬릿 곳곳에 새겨져 있다. 케이스와 하나로 이어진 듯한 브레이슬릿은 실크 패브릭을 연상시키는 유연한 질감으로 손목을 우아하게 감싸며, 몸의 일부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여성의 몸과 움직임을 세심하게 살핀 디자인에서 비롯됐다.
BVGARI Serpenti
불가리를 대표하는 동물은 단연 뱀, 세르펜티다. 끊임없이 허물을 벗으며 새롭게 태어나는 뱀은 고대부터 영원한 생명력과 치유, 무한한 번영을 상징해 왔다. 메종이 처음으로 만든 건 1948년, 뱀 모양의 브레이슬릿 워치였다. 당시 여성을 위한 모티프로 뱀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주얼리가 아닌 시계로 첫발을 내디뎠다는 것은 그 자체로 파격이자 혁신이었다. 여성이 시간을 드러내고 보는 게 실례로 여겨졌던 시대였으니 불가리는 뱀의 머리를 들어올리면 시계가 드러나는 ‘시크릿 워치’를 통해 여성에게 우아한 자유를 준 것이나 다름없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착용한 세르펜티.
실버 오팔린 다이얼을 더한 세르펜티 투보가스 워치는 가격 미정, Bvlgari.
1962년 영화 <클레오파트라> 촬영현장에서는 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에메랄드 눈을 가진 세르펜티 하이 주얼리 워치를 착용해 전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이후 뱀 모티프는 ‘세르펜티’라는 공식 이름과 함께 메종의 독보적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에나멜, 골드, 다이아몬드, 세라믹 등 다채로운 소재와 기하학적 형태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세르펜티 컬렉션은 75년 동안 메종의 창의성과 기술력을 입증해 왔다. 불가리란 이름 옆엔 늘 뱀의 행운이 함께하고 있다.
DAMIANI Mimosa
한없이 여리고 아름다워 보이는 얼굴 뒤에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꽃, 미모사. 다미아니가 미모사에 빠지게 된 건 당연한 일이다. 오랜 시간 여성의 독립성과 강인함을 응원해 온 메종에게 이탈리아 여성의 날을 상징하는 미모사는 더없이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다미아노 그라시 다미아니가 아내 가브리엘라와 딸 실비아를 위해 구상한 미모사는 이후 모든 여성을 향한 찬사로 확장됐다.
루비를 세팅한 미모사 네크리스는 가격 미정, Damiani.
영화배우 소피아 로렌이 착용한 미모사 네크리스.
작고 풍성한 꽃송이는 크기와 커팅이 서로 다른 스톤을 자유롭게 배열하는 방식으로 피어났다. 언뜻 무질서해 보이지만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다미아니가 ‘매혹적인 혼돈(Apparent Chaos)’이라 부르는 독창적인 세팅이다. 그렇게 미모사는 여성의 강인함을 상징하는 꽃에서 출발해 다미아니 특유의 입체적인 세팅과 보석을 다루는 감각, 이탈리아 장인 정신을 보여주는 존재가 됐다. 꽃의 이름만으로도 디자인 언어가 떠오르는, 오늘날 다미아니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아이콘 중 하나다.
CHAUMET Joséphine
쇼메와 조세핀의 운명적인 관계를 부정할 이가 있을까? 1780년에 탄생해 나폴레옹 1세의 황실 공식 주얼러가 된 창립자 마리 에티엔 니토는 조세핀 황후를 위한 수많은 작품을 탄생시키며 메종의 명성을 쌓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찬란한 순간은 1804년, 나폴레옹의 대관식에서 조세핀의 머리 위를 장식한 티아라에 있다. 뾰족한 V자형 아그레뜨와 우아하게 흐르는 곡선, 페어 컷 다이아몬드로 완성한 티아라의 특징은 오늘날 쇼메의 ‘조세핀’ 컬렉션을 이루는 핵심 디자인 코드가 됐다.
조세핀 황후의 초상.
조세핀 아그레뜨 네크리스는 8천1백40만원, Chaumet.
왕관에서 시작된 아름다움은 시대를 거듭하며 반지와 워치 등으로 영역을 넓혀 나갔다. 형태와 비례를 현대적으로 풀어내면서 조세핀 티아라의 우아한 실루엣만큼은 고스란히 이어온 것. 그렇게 한때 황후의 머리 위에서 빛나던 왕관은 오늘날 일상에서 함께하는 주얼리로 태어났다. 조세핀의 이름을 따라 흐르는 쇼메의 찬란한 유산은 지금도 새로운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다.
CHANEL Collection N°5
“나는 오직 N°5만 입어요.” 1952년, 마릴린 먼로가 인터뷰에서 남긴 한 마디는 N°5 향수뿐 아니라 샤넬을 단숨에 트렌드 아이콘으로 끌어올렸다. 향수를 ‘입는다’는 그녀의 시적인 고백이 100여 년이 흐른 2021년, 비로소 현실이 됐다. 샤넬이 N°5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N°5 실루엣을 몸에 걸칠 수 있는 ‘하이 주얼리 컬렉션’으로 재해석한 것. 스토퍼의 정교한 윤곽부터 보틀의 유려한 실루엣, 흘러내리듯 세팅한 페어 컷 다이아몬드에 이르기까지 N°5 주얼리는 전설적인 향수에 바치는 궁극의 찬사인 동시에 당시의 시대 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샤넬의 아이콘이다.
55.55 네크리스.
N°5 네크리스는 가격 미정, Chanel Fine Jewelry.
샤넬을 대표하는 상징 중 하나인 N°5 컬렉션은 오늘날까지 끊임없이 재해석돼 왔는데 향수 형태에 집착하기보다 상징성에 주목해 형태를 변주해 왔다. 최근 숫자 ‘5’만 남긴 모던한 디자인으로 절제된 화려함을 선보이기도 했다. 형태는 한층 더 모던하고 간결해졌지만 그 안에 담긴 N°5의 강렬한 존재감은 100여 년 전과 다름없이 반짝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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