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강국' 코펜하겐에서 시작된 디자인 플랫폼은 역시 달라요
단순한 소유를 넘어 삶 속 경험과 연결되는 디자인 플랫폼. '아도르노'는 전 세계 독립 디자이너의 손길과 아이디어가 담긴 오브제를 큐레이션하며, 단순한 소유를 넘어 삶 속 경험과 연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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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코펜하겐에서 시작해 60개국의 디자인 오브제를 소개하고 판매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했다. ‘아도르노’의 시작은
크리스티안 나는 덴마크 환경부장관의 정책 자문관으로 일했고, 마틴은 그래픽 디자인 공부를 막 마친 시점이었다. 우리는 코펜하겐 크리스티안스하운(Christianshavn)이라는 동네에 살았고, 서로의 아내를 통해 알게 돼 디자인 플랫폼을 만들자는 이야기를 나눴다. 아도르노의 큐레이션과 전략 디렉터인 토마 몬진은 2024년 11월에 합류했다. 그는 이전에 리투아니아에서 발트 지역 최대 규모의 현대미술 · 디자인 갤러리인 ‘갈레리야 바르타이(Galerija Vartai)’ 디렉터로 활동한 적 있다.
다양한 국가와 지역의 디자인 오브제를 소개하고 판매한다. 아도르노라는 이름에 담긴 뜻은
크리스티안 우리는 물리적인 사무실 없이 3개 대륙, 8개국에 팀이 흩어져 있는, 완전한 리모트 조직이다. 서로 다른 시간대와 문화권에서 일하지만 정교한 체계 속에서 같은 목표를 향하고 있다. 플랫폼 이름은 철학자 테오도어 아도르노(Theodor Adorno)에서 가져왔다. 그가 말한, 겉으로는 다양해 보이지만 결국 비슷한 방식으로 소비되는 오늘의 문화 환경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빠르게 소비되고 금세 잊히는 물건보다 그것이 만들어진 이유와 그 속에 어떤 생각과 손길이 담겨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단순히 많은 오브제를 보여주는 곳이 아니라 작가의 태도와 작업 온도를 전달하는 플랫폼을 지향한다. 잠시 소비 속도를 늦추고 사물과 진정성 있는 관계를 맺도록.
스페인 크리에이티브 듀오 에스토(Esto)의 ‘디스가이스 시리즈 00(Disguise Series 00)’ 체어.
2025년 ‘스리데이즈오브디자인’ 기간 동안 연출한 큐레이팅 전시 <페르소나 Persona>.
디자이너와 오브제, 그것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엮는 네트워크를 표방하게 된 배경은
마틴 전 세계의 독립 디자이너와 스튜디오를 위한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다. 빅 브랜드나 대량생산의 대안으로 말이다. 우리가 주목하는 스튜디오의 대부분은 재료나 기술, 인력 등 여러 현실적 한계를 안고 작업하지만 만든 이의 손길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단순히 아름다운 오브제를 나열하는 것을 넘어 오브제를 통해 사람들을 디자인이라는 여정으로 이끌고 싶었다. 수 세기에 걸쳐 쌓아온 다채로운 공예 문화도 조명할 수 있기를 바랐다.
소개할 오브제는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나
토마 우리 큐레이션은 언제나 ‘의도’에서 출발한다. 시장 논리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숙고의 결과처럼 느껴지는지를 먼저 묻는다. 그 다음에 재료, 제작 과정, 스케일, 문화적 맥락을 통해 오브제가 어떻게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살핀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존재감과 의미를 유지하는 작업에 끌린다. 결국 이 모든 건 미술과 디자인 신에 대한 지속적 관찰에서 온다. 직관이 발동할 때도 있다. ‘이 작업은 보여져야 해’ 같은 순간 말이다.
<페르소나> 전시에서 선보인 인도 디자이너 시반기 바수데바(Shivangi Vasudeva)의 ‘타카트(Takhat)’ 암체어.
영국 디자이너 카탈린 필립(Catalin Filip)의 미니멀리스트 세라믹 월 램프 ‘로마(Loma)’.
멕시코 디자인 스튜디오 코미테 데 프로예토스(Comite de Proyectos)의 라몬(Ramon) 사이드보드.
아도르노에서 소개하는 제품은 매우 다양한 국가와 지역에 걸쳐 있다. 이렇게 폭넓은 스펙트럼을 구축하게 된 배경은
크리스티안 기본적으로 많은 디자이너가 아도르노가 지향하는 미션과 서비스에 깊이 공감하고 있고, 협업 커뮤니티의 일부가 되고 싶어 한다. 이런 공감대가 있기 때문에 디자인 신을 대표하는 주요 큐레이터들과의 협업으로 아도르노의 지지와 관심을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었다.
형태나 컨셉트 면에서 대담한 오브제가 많다
토마 형태나 개념이 조금 낯설고 실험적인 작업에 사람들이 열려 있다는 걸 체감한다. 정해진 미적 기준보다 새로운 경험을 향한 호기심이 더 크게 작동하는 것 같다. 동시에 사람들은 여전히 안정감을 주는 오브제도 좋아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두 성향이 종종 동시에 작동하면서 예상하지 못하게 놀라운 선택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여태껏 소개한 오브제 중 예상외로 뜨거운 반응을 얻은 게 있다면
토마 한국 디자이너 이혁진의 ‘인비저블 체어(Invisible Chair)’가 생각난다. 지금도 그 작품을 떠올리면 웃음이 난다. 처음 볼 때부터 강하게 끌렸고,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을 것 같았다. 이 의자는 비범한 아이디어와 가벼운 유머 감각이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다. 언뜻 보면 의자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의자의 존재를 인식하는 순간 자연스럽게 멈추고 휴식하는 자리를 만들어낸다.
식스 닷츠 디자인의 오피스 체어.
이혁진 작가의 ‘인비저블 체어(Invisible Chair)’.
프랑스 브랜드 메종 세드라(Maison Cedrat)의 테이블 램프 ’루미아(Lumia)’.
네덜란드 기반 스튜디오 파비위스 클로비스(Studio Fabius Clovis)의 ‘프랙티스 체어(The Practice Chair)’.
잘 알려지지 않은 디자이너와 작업은 어떻게 발견하는 편인가
토마 우리는 <퓨처50 Future50>이라는 전시를 통해 매년 라이징 디자이너들을 조명한다. 다양한 전시, 디자이너들의 작업 과정과 실험적 시도, 사람들의 반응 등을 꾸준히 관찰하면서 새로운 목소리를 발견한다. 올해는 재료와 과정이라는 본질에 집중하는 디자이너에게 눈길을 주고 있는 중이다. 스타일이 빠르게 복제되는 시대에 이런 진정성은 큰 의미가 있다.
‘글로벌 디자인을 집으로 들이거나, 사랑하는 이에게 선물하는 일을 더 쉽게 만드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오늘날 오브제를 소유하거나 선물한다는 건 어떤 의미가 있을까
토마 디자인 오브제와 함께 살아가고 그것을 선물하는 건 수집을 넘어 어떤 의미를 만들어내는 일에 가깝다. 세심하고 정밀하게, 분명한 관점으로 만들어진 오브제는 일상에 깊은 울림을 남긴다. 단지 장식이라기보다 개인의 취향과 가치관, 시간과 기억을 드러내는 표식이다. 이런 물건은 일상의 배경에 조용히 놓여 있지만 공간을 경험하는 방식에 분명하게,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우리 같은 플랫폼의 역할은 이런 오브제들이 문화와 국경을 넘어 이동하더라도 고유한 정체성과 완결성을 잃지 않게 하는 일이다.
토마 몬진.
마틴 클라우센, 크리스티안 스노레 안데르센.
큐레이션 플랫폼으로서 아도르노가 그리는 다음 장은
마틴 독립 디자이너와 그들이 속한 커뮤니티에 힘을 실어주는 플랫폼이라는 본질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 동시에 그들의 이야기를 더 깊이 전할 수 있는 방식을 확장하고 싶다. 단지 무엇을 사는지가 아니라 왜 그렇게 만들어졌는지, 어떤 전통이나 혁신에서 비롯된 것인지, 더 큰 문화적 대화 속에서 연결될 수 있도록 말이다. 자신과 함께 살아가는 오브제를 그저 제품이 아니라 만든 사람과 만들어진 장소, 아이디어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로 바라보게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성취라고 생각한다.
Credit
- 에디터 윤정훈
- 아트 디자이너 김강아
- 디지털 디자이너 김려은
- COURTESY OF ADOR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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