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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 두아'로 또 만난 신혜선과 이준혁은 어떤 사이?

'비밀의 숲' 이후 '레이디 두아'로 8년 만에 재회한 신혜선과 이준혁의 이야기.

프로필 by 전혜진 2026.02.09

두사람은 <비밀의 숲> 이후 거의 8년 만의 재회입니다. 화보 촬영장에서 만나니 어떤가요

혜선 저는 준혁 선배님만 믿었어요. 오빠는 베테랑이니까요!

준혁 또 시작이군(웃음). 그저 사진작가님 말씀 따라 잘해보려고요.


그때 은수와 동재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레이디 두아>의 미스터리한 여자 사라킴과 형사 무경이 되었네요. 서로 상대역으로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어땠나요

혜선 선배님이 하신다고 해서 정말 좋았어요. 다만 좀 아까웠죠. 멜로 장르였으면 더 좋았을걸(웃음)! 이번에 함께하면 또 한참 뒤에 봐야 하잖아요.

준혁 하하. 둘이 마주치는 신이 멜로만큼은 없어요. 하지만 든든했습니다. 혜선이가 연기해 온 걸 쭉 지켜봤는데, 정말 잘해오고 있잖아요. 현장에서 무언가를 책임져 주는 사람을 만나면 훨씬 편해지는 지점이 있는데, 혜선이가 그래요. 분명 사라킴을 잘해낼 거라고 믿었으니까. 혜선이 말고 떠오르는 배우가 없어요.

혜선 뭘 없어요! 많죠.

준혁 사라킴은 다양성을 지닌 캐릭터고, 혜선이는 주말극부터 시작해 장르물, 멜로까지 파트별로 커리어를 보여줬기 때문에 이런 변신이 어색하지 않아요.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고요. 다른 사람 생각이 안 나, 진지하게.

혜선 저는 대본만 봤을 때는 무경을 준혁 선배가 할 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어요. 이거 말하면 선배님이 또 싫어할 텐데….

준혁 뭔데. 뭐야, 또.

혜선 너무 잘생겼잖아요. 이렇게 잘생기면 흐름에 방해될 것 같았어요. 하지만 현장에서 선배님은 무경 그 자체였어요. 놀랐죠. 선배님의 힘으로 극을 잘 이끌어가주실 거라 믿었고요 그런데 다시 생각해도 그 정도로 잘생길 필요가 있나….

준혁 그만해(웃음).


신혜선이 입은 벨트 디테일의 튜브 톱 그레이 드레스는 Rokh. 그레이 울 재킷은 Ashlyn. 이준혁이 입은 벨벳 코트는 Eenk. 터틀넥과 팬츠, 부츠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신혜선이 입은 벨트 디테일의 튜브 톱 그레이 드레스는 Rokh. 그레이 울 재킷은 Ashlyn. 이준혁이 입은 벨벳 코트는 Eenk. 터틀넥과 팬츠, 부츠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8년 전과 지금, 두 사람의 호흡에서 여전한 점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준혁 <비밀의 숲> 때 호흡을 말하는 거라면 폭력을 행사한 건데….

혜선 서로 목을 졸랐던 기억이 있네요.

준혁 여전한 점이라면 그때나 지금이나 둘 다 여전히 열정적이라는 거예요. 다만 범주는 조금 다르죠. 그때는 빈 공간까지 열정의 밀도를 빽빽하게 채우려 했다면, 지금은 정확도를 높였달까요.

혜선 확실히 더 여유롭고 성숙해졌죠. 호흡이 유연하게 흘러간달지. 원래 이렇게 잘생긴 사람 옆에는 누굴 데려다 놔도 잘 어울려요.

준혁 하, 예전에는 이렇게 ‘멕이는’ 일이 없었지.

혜선 아니 ‘멕이는’ 게 아니라 진심이에요. 저는 진심인데 선배님은 왜 맨날 멕인다고 생각하세요!

준혁 하, 참(웃음).


퍼 코트는 Moonsun. 레더 팬츠와 이너 웨어 티셔츠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퍼 코트는 Moonsun. 레더 팬츠와 이너 웨어 티셔츠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긴장감 넘치네요(웃음). <레이디 두아> 또한 미스터리와 스릴러가 결합된 레이어가 두터운 장르죠. 작품의 어떤 매력에 이끌렸나요

준혁 배우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작품이 있는 반면, <레이디 두아>는 짜인 구조를 배우가 따라가는 느낌이에요. 누구 한 사람의 내면을 파고든다기보다 시청자들이 보는 상황 속에 우리가 존재한달까요. 예컨대 <좋거나 나쁜 동재>는 한 사람의 감정의 요동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면, <레이디 두아>는 작품 자체가 요동치죠.

혜선 극중에서 “진짜와 구별할 수 없는데 가짜라고 볼 수 있나요?”라는 대사가 나와요. 저도 찍으면서 내가 연기하는 인물이 가짜인지 진짜인지 모호하게 느껴질 정도로 흥미로웠죠. 사라킴은 대체 누구이고, 왜 사람들이 그녀에게 이런 감정을 가지는지, 주변 사람들은 진실과 거짓 중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궁금했어요.


블랙 재킷은 Dolce & Gabbana. 오른쪽 귀에 착용한 실버 이어 커프는 Tom Wood. 검지에 착용한 실버 링은 Cos.

블랙 재킷은 Dolce & Gabbana. 오른쪽 귀에 착용한 실버 이어 커프는 Tom Wood. 검지에 착용한 실버 링은 Cos.

사라킴은 ‘가짜일지라도 명품이 되고 싶은 여자’라고 소개됩니다. 최상류층의 삶을 살다가 하루아침에 신원 미상 살인사건의 피해자로 지목되죠

혜선 사라킴이 지닌 비주얼 자체가 새로웠고, 연기적으로도 생소하고 낯선 작업이었어요. 크든 작든 지금까지 연기해 온 인물들은 감정선이 앞으로 쭉 나아가기 때문에 배우로서 그 속도와 정도를 예측하거나 계산할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순간순간 눈앞에 놓인 상황에 몰입하며 나아간 것 같아요.


이준혁은 또 한 번 형사를 연기합니다만, 냉철하고 예리한 무경은 조금 결이 다른 인물 같기도 해요

준혁 이번에는 꽤 ‘플랫’한 연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그간 다소 ‘캐릭터’적인 인물을 연기했달까요. 잠깐 등장하더라도 돌출되는 타입의 인물을 좋아하지만, 어느 순간 무경처럼 드러나지 않은 인물을 연기할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번에는 연기적으로 ‘더 가보지 않는 것’이 미션이었어요.


신혜선이 입은 시어링 퍼 코트는 Eenk. 슬립 원피스는 Courrèges. 왼손 약지에 착용한 골드 링은 Numbering 오른손 중지에 착용한 골드 링은 Ferragamo. 이준혁이 입은 재킷과 수트 세트업은 모두 Ferragamo.

신혜선이 입은 시어링 퍼 코트는 Eenk. 슬립 원피스는 Courrèges. 왼손 약지에 착용한 골드 링은 Numbering 오른손 중지에 착용한 골드 링은 Ferragamo. 이준혁이 입은 재킷과 수트 세트업은 모두 Ferragamo.

현장에서 가장 많이 주고받은 말이 있다면요. 지금처럼 서로 ‘칭찬 감옥’에 가뒀다는 소식은 익히 들었습니다

준혁 집중해야 하고, 컨디션도 신경 쓰이는 작품이라 “오늘 괜찮아?”라고 자주 물었어요.

혜선 맞아요. “괜찮아?”라는 말이 가장 많이 오간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이게 저희만의 케미스트리인가 봐요. 서로를 엄청 집중해서 봤습니다.

준혁 인물의 감정을 예측하기보다 상대의 눈빛이나 호흡 표현, 감정 상태를 미세하게 포착해 나가야 했거든요. 그러니 서로에게 집중할 수밖에 없어요.

혜선 원래 계획한 감정을 조금씩 풀어내기보다 서로 호흡을 하나씩 주고받으며 한 계단씩 나아가는 느낌이랄까요. 아마 저희만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일 거예요. 그 공간에서 얼마나 서로 집중하면서 봤는지, 눈물 날 뻔했어요(웃음).

준혁 진짜 집중해서 널 봤던 것 같아. 이번 작품에서는 연기로 의지할 곳이 서로밖에 없었어요. 어쩌면 목을 조르는 연기가 더 쉬웠겠네요(웃음).


두 사람은 욕망을 되도록 통제하는 편인가요. 아니면 그걸 자극제로 활용하는 편인가요

혜선 저는 욕망으로 움직인 사람이고, 그걸 동력으로 나아갔어요. 어릴 땐 욕망이라는 게 힘들어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강력한 동력이 되니까. 근데 지금은 좀 바뀐 것 같아요.

준혁 음식이든 어떤 자유에 관한 지점이든 분명 어느 정도 욕망을 포기하고 통제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제 동력은 욕망보다 호기심이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아요. 사회 구성원으로 일하다 보면 어느 순간 타인과 비교하는 경우가 있고, 그 안에서 나도 모르게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욕망이 있겠지만, 제게는 무언가를 더 해보고, 그 세계로 가보려는 호기심이 더 크게 작용했죠.


가끔 감쪽같이 자신을 숨기고 타인의 이름으로 살아보거나, 내가 아닌 모습으로 살아보는 걸 상상한 적 있습니까

혜선 아무래도 직업적으로 그 부분이 해소돼서 그런지 그런 생각은 해본 적 없어요. 예전부터 그랬죠. 삶에 좋은 일이 있든 나쁜 일이 있든 마찬가지였던 것 같아요. 제가 잘났다는 뜻이 아니에요. 저는 제가 좋을 뿐이에요. 그래서 가끔 변신할 수 있는 배우라는 직업이 재밌기도 해요.

준혁 저는 되레 타인이 되기보다 좀 더 나 자신으로 살 수 있는 시간이 더 길어지길 바라는 편이에요. 배우 생활을 하다 보면 내 성격과는 다른 지점과 마주할 때도 있으니 그런 것 같아요. 실제 성격과 작품 속 캐릭터가 비슷하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그때마다 나는 과연 나와 비슷한 인물을 언제쯤 연기할 수 있을까 싶어요.


이준혁이 입은 레더 트렌치코트와 터틀넥은 모두 Amiri. 신혜선이 입은 튜브 톱 퍼 미니드레스는 Acne Studios. 골드 이어링은 Arthus Bertrand.

이준혁이 입은 레더 트렌치코트와 터틀넥은 모두 Amiri. 신혜선이 입은 튜브 톱 퍼 미니드레스는 Acne Studios. 골드 이어링은 Arthus Bertrand.

<레이디 두아>는 시청자에게 명확한 답을 주기보다 어떤 질문을 남기는 것 같습니다. 그들의 마음에 어떤 질문이 남길 바라는지요

혜선 그래서 사라킴은 진짜 누구일까요?

준혁 우리가 마음으로 보는 것이 포장지일까, 내용물일까.


블랙 재킷과 스커트 세트업은 모두 Dolce & Gabbana. 레이어드한 레더 랩스커트는 Junya Watanabe. 오른쪽 귀에 착용한 실버 이어 커프는 Tom Wood. 왼손 검지에 착용한 실버 링은 Cos. 스터드 디테일의 블랙 로퍼는 Jimmy Choo.

블랙 재킷과 스커트 세트업은 모두 Dolce & Gabbana. 레이어드한 레더 랩스커트는 Junya Watanabe. 오른쪽 귀에 착용한 실버 이어 커프는 Tom Wood. 왼손 검지에 착용한 실버 링은 Cos. 스터드 디테일의 블랙 로퍼는 Jimmy Choo.

퍼 코트는 Moonsun. 레더 팬츠와 이너 웨어 티셔츠, 첼시 부츠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퍼 코트는 Moonsun. 레더 팬츠와 이너 웨어 티셔츠, 첼시 부츠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 작품을 통과한 지금, 두 사람의 마음에 남은 것이 있다면

준혁 ‘고마움’이요.

혜선 그럼 저도 선배님 따라 고마움이라고 할래요! 늘 힘들고 어려움이 있더라도 한 발짝 떨어져서 보면 다 추억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매 순간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늘 뒤늦게 하게 됐어요.


신혜선이 입은 튜브 톱 드레스는 Rokh. 그레이 울 재킷은 Ashlyn. 이준혁이 입은 벨벳 코트는 Eenk.

신혜선이 입은 튜브 톱 드레스는 Rokh. 그레이 울 재킷은 Ashlyn. 이준혁이 입은 벨벳 코트는 Eenk.

고생하며 함께 작품을 만든 서로에게 한 마디 건넨다면

혜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준혁 단걸 그렇게 많이 먹으면 안 돼.

혜선 맞아요. 요즘은 많이 안 먹어요!

준혁 깜짝 놀랐어요. 현장에서 초콜릿이나 과자를 정말 많이 먹었거든요. 혹시나 스트레스받는 일이 있더라도 덜 먹어야 해.

혜선 제가 진짜 단 것을 좋아하는데 오랜 기간 끊었거든요. 근데 이번에 어쩌다 엄청 먹게 돼서….

준혁 걱정돼.

혜선 사실 스트레스 때문이라기보다… 저희 간식 테이블에 맛있는 게 진짜 많았어요!


신혜선이 입은 블라우스와 튜브 톱 점프수트는 모두 McQueen.

신혜선이 입은 블라우스와 튜브 톱 점프수트는 모두 McQueen.

이준혁이 입은 셔츠는 Dolce & Gabbana.

이준혁이 입은 셔츠는 Dolce & Gabbana.

8년 후 또 다른 작품에서 재회한다면 그때 두 사람은 어떤 사이였으면 좋겠나요? 목을 조르거나 싸움은 그만할 때도 됐습니다만…

준혁 그때까지도 우리 둘 다 배우 하고 있겠죠?

혜선 치정극 어때?

준혁 아니, 무슨 치정극이야(웃음).

혜선 선배님이 직접 시나리오를 써보는 건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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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전혜진
  • 사진가 김선혜
  • 스타일리스트 최자영·박현지
  • 헤어 스타일리스트 김도경·가희
  • 메이크업 아티스트 유혜수·지예
  • 아트 디자이너 김려은
  • 디지털 디자이너 김민지
  • 어시스턴트 심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