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수빈의 스페셜 유닛 멤버들을 소개합니다

세 마리의 검역탐지견이 보여준 헌신과 순수, 그 마음을 읽어내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수빈의 따뜻한 시선.

프로필 by 전혜진 2025.11.07

아주 특별하고 멋진 만남이 이뤄졌다. 네 ‘청춘’이 모인 순간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만큼. 보통 청춘이라 하면 자유분방하고 경쾌한 순간을 떠올리지만, 수빈이 그리는 청춘은 조금 달랐다. “유기견 보호센터에 가 보고 싶어요.”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자체 콘텐츠를 통해 이 말을 꺼냈던 수빈은 실제로 멤버들과 유기견 보호소를 찾아 봉사활동을 하거나 보호 단체에 기부를 하기도 했지만, 늘상 말해 온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는 소망을 아직 실현하지는 못했다. 그래서였을까? 자신을 향해 오랜 친구처럼 꼬리를 흔들며 달려오는 세 마리의 비글과 스프링거 스파니엘을 바라보는 그의 미소에는 숨길 수 없는 반가움이 묻어 났다. “오늘 함께한 친구들은 검역탐지견이에요. 엄청 카리스마가 있을 줄 알았는데, 오자마자 꼬리를 마구 흔들면서 달려오더라고요. 스태프들에게도 계속 눈인사를 하고요. 사람을 엄청 좋아하는 게 그대로 느껴졌어요.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죠.”


셔츠와 재킷은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셔츠와 재킷은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수빈이 만난 또 다른 ‘청춘’ 셋은 늠름한 검역탐지견 브라보와 난초, 탐지견 훈련에서 탈락해 민간입양을 기다리는 태일이었다. 귀가 크고 활발한 브라보는 경력 9년의 베테랑 검역탐지견. 2016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나, 두 살 때부터 공항에서 해외 가축전염병과 식물병해충의 유입을 막는 임무를 수행했다. “공항에서 소시지와 사과를 제일 잘 찾아내기로 유명했대요!” 수빈이 웃으며 덧붙였다. 이날 수빈을 가장 잘 따랐던 건 어디서든 잘 놀고 예쁨을 받는다는 난초. 세르비아에서 건너와 7년간 종견으로 13마리의 후보견을 탄생시킨 난초 또한 이제 은퇴 후 새로운 가족을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다. 곱슬거리는 귀가 인상적인 스프링거 스파니엘 태일이는 2022년 검역탐지견센터에서 태어나 탐지견이 되기 위해 열심히 훈련했으나 선발 평가에 탈락해 요즘은 매일 신나게 놀면서 입양을 기다린다. 브라보는 묵묵히 맡은 일을 해내는 어른이라면, 난초는 다정한 ‘인싸’, 태일은 장난꾸러기 막내였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수빈은 세 친구의 언어를 천천히 배워갔다. 꼬리로, 눈빛으로, 마음으로 말하는 법을 말이다.


재킷과 셔츠, 팬츠, 안경, 타이와 레더 장갑, 로퍼는 모두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재킷과 셔츠, 팬츠, 안경, 타이와 레더 장갑, 로퍼는 모두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체크무늬 코트와 니트, 팬츠, 안경과 사이하이 부츠는 모두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체크무늬 코트와 니트, 팬츠, 안경과 사이하이 부츠는 모두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세 친구 모두 활발해서 카메라 앞으로 마구 뛰어들더라고요(웃음). 이제야 우리는 막 친해지기 시작했는데 난초는 유독 제 말을 유심히 들어주는 것 같았어요. 제가 ‘앉아’라고 얘기하면 그대로 앉는 게 너무 신기했거든요. 그만큼 똘똘해요. 그래서 더 많이 친해진 것 같아요.” 수빈은 이들을 ‘브라보 친구’ ‘난초 친구’ ‘태일 친구’라고 꼬박꼬박 불렀다. 이름 끝에 꼭 ‘친구’라는 말을 붙이는 것처럼 수빈의 세심함과 다정함은 이날 이곳저곳에서 묻어났다. 특히 꽤 무거운 태일이를 안고 촬영할 때도 핸들러에게 “다리가 불편하지는 않을까요?” “어디를 받쳐야 좋을까요?” 하고 자세부터 힘의 강도까지 세심하게 묻는다. 익숙하지 않아 어색한데도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이다. “10kg 무게의 시바견을 안아본 적 있어요. 그때도 유튜브로 어떻게 안아야 하는지 검색해서 알고는 있는데, 오늘도 막상 해보니 쉽지는 않네요(웃음). 제가 힘든 건 문제 없지만, 친구들이 불편하면 너무 미안하잖아요. 스트레스받지 않게 최대한 상세하게 여쭤보고, 그 방법을 똑같이 따라 배우려고 노력했어요.”


니트와 머플러, 팬츠, 슈즈는 모두 Ferragamo.

니트와 머플러, 팬츠, 슈즈는 모두 Ferragamo.

타고난 감각으로 사람을 대신해 특수활동을 하는 특수목적견들. 그 이름에 걸맞게 반짝이는 눈과 코, 탁월한 후각을 지닌 이들은 용맹스러우면서도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국가를 위해 기꺼이 자신들의 청춘을 헌신해왔다. 수빈은 최선을 다해 네 발로 달려온 이 ‘친구’들이 은퇴 후에는 마음껏 뛰어놀고, 킁킁대며 세상을 탐험하고, 따뜻한 품에서 낮잠 자며 제2의 삶을 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러려면 좋은 가족을 찾아야 한다. 수빈은 언젠가 브라보와 난초, 태일의 가족이 될 분들에게 조심스럽게 마음을 전했다. “처음 보는 제게도 다정하게 다가오지만, 오래 함께한 핸들러 분들을 쫄래쫄래 따라다니는 걸 보면 우선순위가 분명하더라고요! 이렇게 사랑 많은 친구들은 어디서든 사랑받지 않을까 싶어요. 열심히 뛰어왔고, 나이도 어리지 않잖아요. 그래서 더더욱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가족을 만났으면 좋겠어요.”


벨티드 코트는 Rokh. 이너 웨어 톱은 Recto. 팬츠는 Courrèges. 네크리스는 Tomwood. 왼쪽부터 난초, 태일, 브라보. 조형적인 형태의 나무 오브제는 임정주 작가 작품.

벨티드 코트는 Rokh. 이너 웨어 톱은 Recto. 팬츠는 Courrèges. 네크리스는 Tomwood. 왼쪽부터 난초, 태일, 브라보. 조형적인 형태의 나무 오브제는 임정주 작가 작품.

수빈은 작은 반려 고슴도치 ‘오디’를 떠올렸다. “하루의 시작과 끝이 모두 그 친구였어요. 퇴근하면 제일 먼저 칩을 갈아주고, 보고 싶어서 집으로 뛰어오고. 그땐 일상이 그 친구로 가득 찬 것 같았죠. 처음에는 도망가고 숨기만 하던 친구가 반년쯤 지나니까 야행성임에도 제가 집에 들어와 불을 켜면, 구석에 있다가도 나오더라고요. 제 착각인지 모르지만, 꼭 인사하고 반겨주는 것 같았어요. 손으로 만져도 더는 가시를 세우지 않았거든요. 교감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존재와 그렇게 마음을 나누다 보니 진짜 가족이 된 것 같았어요.” 오디는 난치병으로 오래 그와 함께하지는 못했다. 그때 수빈은 사랑의 유한함을 배웠다고 한다.


코트와 이너 웨어 셔츠, 팬츠, 타이, 벨트, 로퍼는 모두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코트와 이너 웨어 셔츠, 팬츠, 타이, 벨트, 로퍼는 모두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몸이 굳어가고, 밥도 제대로 못 먹고. 그저 떠날 때까지 옆에서 열심히 보살피기만 했어요. 저를 기다려준 건지, 제가 올 때까지 예상보다 오래 견뎌줬습니다. 그때 마음이 참 힘들었어요.” 당시 그는 모아들에게 “대상이 누구든 사랑할 시간은 영원하지 않고, 생각보다 그 시간이 짧다. 그러니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는 이가 곁에 있을 때 아낌없이 사랑해 두자”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수빈은 여전히 프로펠러처럼 꼬리를 흔드는 세 검역탐지견을 보며 다시금 말했다. “특히 동물의 시간은 훨씬 더 짧죠. 그때 표현하지 못하면, 훗날 사랑하지 못하는 시기가 됐을 때 후회가 남더라고요. 곁에 있을 때 마음껏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기억하고 싶은 좋은 추억이 많이 남게요.”


재킷과 셔츠, 팬츠, 안경, 타이와 레더 장갑, 로퍼는 모두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재킷과 셔츠, 팬츠, 안경, 타이와 레더 장갑, 로퍼는 모두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수빈은 오늘도 서로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 브라보와 난초, 태일의 미래 가족은 물론, 반려가족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자신의 소망을 이야기했다. 저는 어릴 때부터 강아지와 함께 사는 게 꿈이었어요. 아마 모아 분들은 아실 거예요. 하지만 이들을 데려온다는 건 엄청난 책임을 동반하는 일이죠. 모든 정성과 시간, 사랑을 쏟아 잘 보듬어주고 싶지만 저는 아직 준비가 덜 된 것 같아서 더 신중해져요. 혹시 모아 분들 중에서도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꿈을 꾼다면 그리고 이미 함께 걸어가고 있는 분들이라면 온 정성과 사랑을 다해주길 바라요. 제가 곁에서 응원할게요. 그리고 저처럼 여전히 고민 중인 분들이 있다면, 정말 신중하고 또 신중하게 생각해서 환경이 적합할 때 반려동물을 우리 삶으로 데려 오기로 해요.”


관련기사

Credit

  • 패션 에디터 손다예
  • 피처 에디터 전혜진
  • 사진가 박배
  • 패션 스타일리스트 오유라
  • 헤어 스타일리스트 이현우
  •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영
  • 어시스턴트 임주원
  • 아트 디자이너 이소정
  • 디지털 디자이너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