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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당한 거야, 아니야? 미세 인종차별 휘말린 스타들

대놓고 화내면 이상한 사람 되기 십상인 미세 공격들.

프로필 by 라효진 2024.05.28
느리더라도 세상의 진보를 믿는 한편에선 여전히 해묵은 차별들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한국 문화의 힘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지만, 'K-콘텐츠 파워'를 세계 곳곳에 전하고 있는 스타들이 인종차별의 피해자가 된 순간도 종종 목격되고 있죠. 사실 스타들만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들이 당하는 인종차별은 더 빠르고 널리 확산합니다.


최근 혼인신고를 마치고 유럽에서 신혼여행을 즐기고 있는 한예슬은 28일 인스타그램에 이탈리아 포르토피노 한 호텔에서 인종차별을 경험했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는 "정말 기분이 상했다. 투숙객으로서 테라스 좌석을 예약했는데, 아무런 설명과 사과 없이 다른 좌석에 앉히더라"라고 했는데요. 한예슬에 따르면 호텔 측은 그가 예약한 해변가 테라스 좌석이 이미 만석 상태라거나, 문을 닫았다는 식으로 응대했습니다. 이에 한예슬이 항의하자 그제서야 테라스 좌석으로 안내했고요.

사생활이 아닌 공식석상에서도 이 같은 차별은 만연합니다. 얼마 전 끝난 제77회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 위에서도 논란이 일었어요. 레드카펫을 밟은 각국의 셀럽들은 취재진의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합니다. 그러라고 있는 자리니까요. 하지만 유독 백인이 아닌 셀럽들에게 차별적 행동을 하는 경호원의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해당 경호원은 데스티니스 차일드 출신 켈리 롤랜드, 배우 마시엘 타베라스가 레드카펫에 오를 때만 그들을 빨리 이동시키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어요. 이에 켈리 롤랜드는 즉시 항의했고, 마시엘 타베라스는 거의 몸싸움까지 벌였습니다. 과잉 경호가 아니냐고요? 이 광경을 지켜 본 많은 사람들은 해당 경호원이 백인 셀럽에게는 같은 태도를 취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읍니다. 소녀시대 윤아도 그에게 차별로 의심되는 행동을 당했어요. 카메라를 향해 연신 미소와 인사를 건네는 윤아를 경호원이 계속 팔로 가리거나 막아 세우는 모습입니다.

올해 멧 갈라에서는 스트레이키즈가 현지 취재진의 인종차별적 발언에 노출되기도 했습니다. 또 제9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인종차별도 오래 회자됐죠. 수상자로 무대에 오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엠마 스톤이 시상자로 나선 양자경과 키 호이 콴을 무시하다시피 했거든요.


하지만 이렇게 공개된 장소에서 차별을 겪더라도 피해자가 적극적 항의를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대개 차별을 가하는 이들이 피해자의 불쾌감을 '자격지심' 정도로 치부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탓입니다. 이처럼 일상에 공기처럼 존재하는 차별적 태도를 '마이크로어그레션(Microaggression)'이라 불러요. 찔렸는지 안 찔렸는지, 당한 사람도 헷갈리게 만드는 이 미세한 공격은 언제쯤 세상에서 사라지게 될까요?

#ELLE_NEWS

Credit

  • 에디터 라효진
  • 사진 GettyImages·한예슬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