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파리를 사랑한 드롤 드 무슈
파리 마레 중심가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고 첫 파리 쇼를 선보이며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는 드롤 드 무슈의 대니 도스 산토스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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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선보인 데뷔쇼 무대.
2014년 나는 금융을 공부하는 학생이었고, 막심은 맥도날드의 매니저로 일하고 있었다. 막심과 나는 패션을 사랑하긴 했지만, 우리가 입는 옷 외에는 무지했다. 스스로를 디자이너라 칭하지 않았지만, 우리 취향을 담은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다. 이때 탄생한 슬로건이 ‘파리 출신이 아닙니다 마담(Not from Paris Madame’)이다. 이 슬로건은 패션계 멘토나 자금조차 없었던 우리의 가슴 깊은 곳에서 나온 함성이라 할 수 있다.


처음 브랜드를 시작했을 때 이 슬로건이 적힌 스웨트셔츠를 선보였다. 정규 패션 위크에 초대받지 못한 막심과 나는 패션 위크 동안 파리에서 쌍둥이처럼 똑같이 옷을 입고 마치 초대받은 것처럼 무작정 쇼장 앞을 찾았다. 그런 우리 모습이 다양한 미디어에 노출되고 그 계기로 많은 팔로어가 생기며 유명세를 탔다. 그 시기에 브랜드 홈페이지를 만들고 20여 개의 모델을 선보였으며, 그렇게 몇 시즌을 거쳐 첫 컬렉션이 탄생했다. 브랜드를 만들고 약 4년 동안 막심과 둘이 디자인부터 프로덕션, 패킹까지 모든 걸 직접 했다.





프랑스인에게도 이해시켜야 하는 이름이다(웃음). 10년 전 이 이름을 지으며 그런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다. 앞서 말한 슬로건을 만들고 브랜드명을 꼼 데 가르송 같은 재미있지만 특이하고 ‘쿨’한 이름으로 만들고 싶었다. 당시 우리는 지금보다 순진했고,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지금까지 천천히, 제대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론칭 10주년이다. 많은 게 변했을 것 같은데 어떤 변화가 있었나
모든 업계가 비슷하겠지만 패션계는 특히 SNS와 함께 진화해 왔다. 10년 전에는 프로덕션을 위한 공장조차 찾기 어려웠다. 지금은 모든 게 투명해져 브랜드 론칭이 쉬워졌다. 하지만 진입 장벽이 쉬워진 만큼 브랜드를 성공시키는 과정은 더 복잡해졌다. 온라인에서 손쉽게 많은 브랜드가 탄생하기 때문에 우리는 브랜드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부티크를 만들고 싶었다. 비록 많은 사람이 온라인에 익숙해 있지만 진정한 스토리텔링을 구축하고 싶었다. 드롤 드 무슈를 통해 최고의 패션보다 우리만의 패션을 사랑하고 특별하게 만들어내고 싶었다.

레트로 스포티즘이 묻어난 남성 컬렉션.
컬렉션 무드보드부터 중요한 결정은 같이 한다. 지금은 팀원들이 늘었기 때문에 각자의 역할이 조금 달라졌다. 막심은 프로덕션과 비즈니스 파트를 집중적으로 담당하고, 나는 커뮤니케이션과 이미지에 많이 관여한다.
올해 첫 패션쇼를 선보였다
전 세계에서 200개가 넘는 유통망을 가지게 됐고, 나름대로 멋진 커뮤니티를 갖추게 된 것 같다. 우리의 10년을 도약하는 새로운 장으로 만들고 싶었다. 이전에는 패션쇼를 하고 싶어도 여건이 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이를 위한 팀까지 갖출 수 있게 됐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항상 ‘우리 DNA를 제대로 반영한 쇼를 선보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패션쇼는 의상과 룩북 제작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음악과 공간, 프로덕션, 미학 등 모든 것을 대중에게 전달해야 하는 부담감이 큰 챌린지였다. 이번 데뷔 쇼는 프랑스 남부의 콜롱브 도르(Colombe d’Or) 호텔에서 영감을 받았다. 호텔 무드로 컬러와 패턴, 오브제 등을 디자인했고, 여기에 우리가 좋아하는 맥시멀리스트 감성을 더했다. 1970년대의 화려한 장식을 그래픽적으로 표현했다. 이 일련의 과정이 흥미로웠고,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파운더 대니 도스 산토스(Dany Dos Santos)와 막심 슈왑(Maxime Schwab) 듀오.
당장 완벽한 여성복 라인을 만들 준비가 돼 있지 않다. 남성복 비중이 크지만 모든 옷은 누구나 입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바지는 좀 복잡해 매 시즌 연구를 거듭하는 중이다. 남녀 모두에게 어울리는 컬렉션을 만들기 위해 보다 유연한 소재로 작업하는 걸 좋아한다.
어느 순간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나
나는 정신없이 많은 생각을 동시에 한다(웃음). 내가 보는 모든 것에서 영감을 얻는다. 물론 여행 중 만나는 순간에는 영감이 배가된다. 일과 휴가를 완전히 분리시키는 건 불가능하다. 그래서 여행도 많은 영감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간다. 예를 들면 꼭 가보고 싶었던 호텔이라든지! 얼마 전에는 오리엔트 익스프레스 열차를 탔는데, 놀라운 경험이었다.

파리 마레 지구에 위치한 첫 플래그십 스토어.
라이프스타일에도 관심이 많다. 플래그십 스토어 2층 공간을 갤러리로 만들어 직접 큐레이팅한 전시와 작업,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일 예정이니 기대해 달라.
Credit
- 엘르 방호광
- 사진가 Le´ON PROST
- 컨트리뷰팅 에디터 김리지은
- 아트디자이너 김민정
- 디지털 디자이너 김민지
- COURTESY OF DRo^LE DE MONSIE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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