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가족의 이름으로

뭉치면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그 이름, 가족

BYELLE2017.05.05


1955
Walt Disney

미키마우스와 도널드 덕을 탄생시킨 애니메이션 연출자 월트 디즈니가 가족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사내 커플이었던 릴리 바운즈와의 사이에서 얻은 두 딸 다이앤과 샤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자와 푸들까지 그의 노년기는 일과 가정 모두 성공적이었다. 해먹에 누워 푸들과 장난치는 모습은 여느 미국 할아버지와 다를 바 없지만 그가 입은 블랙 & 레드 컬러의 체크 셔츠에 주목해 보자. 미키마우스의 트레이드마크인 까만 몸에 빨간 옷을 입은 모습이 떠오르지 않나. A라인 드레스를 입은 아내 릴리 역시 도트 원피스를 즐겨 입었던 미니마우스 패션과 싱크로율이 놀랍도록 일치한다.




1964
Charlie Chaplin

둥근 챙의 더비 모자, 꽉 끼는 재킷과 헐렁한 바지. 찰리 채플린의 패션은 젠틀한 유랑민의 모습으로 지금도 끊임없이 재생산된다. 사진 속의 찰리 채플린은 36세의 어린 아내 우나 오닐, 6명의 아이들과 함께 자서전을 읽고 있다. 다소 과장된 연출은 크리스마스카드에 들어갈 사진을 위한 것이라고. 슬랩 스틱의 대가 찰리 채플린은 몇 번의 결혼에 실패하고 54세에 열여덟이 된 우나와 결혼한 뒤 8명의 아이들을 낳았다. 첫아이 제럴딘이 한 해 뒤에 태어났고, 막내 크리스토퍼가 태어난 건 찰리가 73세였을 때다. 숱한 사랑을 헤매다 결국 진정한 사랑을 찾은 찰리 채플린. 수수한 옷차림과 아담하고 야무진 자태, 반질한 검은 머리에서 우나의 우아한 성품이 그대로 전달된다.




1967
Bill Wyman in Rolling Stones

롤링 스톤스의 베이시스트 빌 와이먼이 그의 아들 스테판과 ‘찍사’ 놀이를 하고 있다. 불량과 퇴폐, 반항을 상징하는 끈적하고 어두컴컴한 노래를 부르는 것과는 달리 그의 패션은 꽤 말쑥하고 아들을 바라보는 눈에선 꿀이 떨어진다. 빌 와이먼은 직장을 다니다 오디션을 보고 롤링 스톤스에 가장 늦게 합류했다(당시 결혼은 물론 아들도 있었다). 샐러리맨 타입의 그는 콘서트가 끝나도 회식 자리에 가지 않고 일찍 귀가하는 애처가였다고. 사진 속 빌 와이먼은 핀스트라이프 더블 브레스티드 수트에 첼시 부츠를 신었는데, 악동 그룹 롤링 스톤스가 아닌 젠틀함의 상징인 비틀스 멤버라 해도 믿을 법하다. 그의 아들 스테판도 부츠 컷에 스트라이프 팬츠를 입어 아빠와 시밀러 룩을 연출했다.




2008
David Beckham

목소리만 빼고 완벽한 축구 패셔니스타 데이비드 베컴. 빅토리아 베컴과의 사이에 아들 셋과 딸 하나를 둔 다둥이 아빠다. “근사한 양복을 입는 걸 좋아한다”는 그의 말처럼 공식 행사에서는 늘 슬림 컷의 수트를 즐겨 입는다. 사진 속의 모습은 뮤지컬 <저지 보이즈>를 관람하기 위해 두 아들과 브로드웨이를 찾은 모습이다. 체크 셔츠와 헤링본 니트, 그레이 재킷 등 다소 평범한 아이템을 스타일링했지만 베컴의 패션은 고리타분해 보이지 않고 늘 산뜻한 느낌을 준다. 미드 필더답게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중시하는 패션 감각은 두 아들에게도 마찬가지. 패션쇼의 프런트로나 레드 카펫 시상식 등 베컴 패밀리가 총출동할 땐 주로 올 블랙의 수트와 드레스로 치장한다.




1983
Twiggy

보이시한 쇼트커트에 말라깽이 몸매, 인형같이 커다랗게 강조한 눈. 트위기는 전통적인 미녀와 거리가 멀었다. 40kg 남짓한 다소 미성숙한 체형은 글래머러스한 몸매가 주를 이뤘던 60년대 모델 사이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사진 속의 트위기는 우리가 알던 모습과 많이 달라 보인다. 부스스한 롱 웨이브 헤어에 터틀넥과 레그 워머, 볼륨 있는 가슴까지…. 거실 바닥에 널브러진 장난감 공룡과 책을 보니 육아에 지쳐 미처 옷차림엔 신경 쓰지 못한 것 같다. 그녀를 대변했던 스모키 메이크업과 짧은 A라인 원피스, 포토제닉한 몸매가 없어도 빛이 나는 이유는 바로 딸 캐리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일 터. “생계를 위해 옷걸이가 될 수 없다”는 말과 함께 정상의 자리에서 과감히 내려온 그녀는 예명을 버리고 레슬리 혼비로 돌아갔다.




1959
Elizabeth Taylor

열 살 때 아역배우로 데뷔해 미모와 연기력을 동시에 인정받은 엘리자베스 테일러. 화려한 외모 덕(?)인지 7명의 남편과 8번의 결혼식(리처드 버튼과는 이혼 후 재결합)을 치른 테일러는 남성 편력과 더불어 50~60년대를 대표하는 스타일 아이콘으로 군림했다. 사진 속 풍경은 네 번째 남편인 에디 피셔와 영화 <지난여름 갑자기> 개봉을 앞두고 런던 공항에 도착한 모습. 두 번째 남편 마이클 와일드 사이에서 태어난 두 아들의 모습도 보인다. 가는 허리를 강조하는 벨티드 드레스에 테일러의 시그너처 액세서리인 실크 스카프, 바스켓 백으로 젯셋 룩을 연출한 그녀. 선글라스와 손에 말아 쥔 잡지까지 철저히 계산된 듯한 스타일링은 공항 패션 바이블로도 손색없다. 잘 보이지 않지만 주얼리 컬렉터로 유명한 그녀의 손가락엔 에메랄드 컷의 볼드한 반지도 빠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