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연애의 진짜 매력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서양 남자들은 확실히 크냐고!" D는 기필코 대답을 들어야겠다는 듯이 집요하게 물었다. "그게 문제가 아니라, 서양 남자와 결혼하면 시월드는 확실히 없지. "J가 뭔가 확신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D는 여전히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듯이 되물었다. "씨 월드? SEA WORLD? 그건 어디에 있는 놀이공원이야?" ::사랑, 19금, 섹스, 데이트, 남자 심리, 여자 심리, 고민, 섹스칼럼니스트, 김얀, 엘르, elle.co.kr:: | 사랑,19금,섹스,데이트,남자 심리

"오, 축하해. 이제 드디어 길고 긴 롱디(LONG DISTANCE RELATIONSHIP 장거리 연애의 줄임말)를 청산하는구나." 나는 프랑스 남자와 3년째 연애 중이던 J의 결혼 발표에 진심을 담아 축하했다. "결혼식은 어디서 하는 거야? 국제결혼이면 비자고 뭐고 해서 이것저것 준비할 것도 더 많은 것 아니야? 어쨌든 너도 이제 ‘시월드’로의 여행이 시작되겠구나, 웰컴 투 더 시월드."  결혼 3년 차인 D의 말에 J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듯 물었다. "그게 뭐야? SEA WORLD?" "SEA WORLD라니, 순진하게. '시어머니' 할 때, '시'. '시댁' 할 때 '시'. 웰컴 투 더 시댁 월드요. 결혼이 연애랑 다른 점이 뭐냐? 이젠 너도 각종 시댁 행사나 전화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단 말이에요, 이 사람아." 난 어딘지 모르게 고소한 듯한 표정의 D에게 말했다. "야, 외국은 그런 거 없어. 나도 예전에 서양 남자들 몇 번 만났었잖아. 영국에서 학교 다녔을 때 만났던 남자애가 있었어. 사귀고 2년쯤 됐을 때, 남자친구 집에 갔었는데, 뭐랄까, 진짜 달랐어. 있잖아 왜, 우리는 결혼하기 전이라도 남자 집에 가면 어떻게든 부엌에서 뭐라도 거들어야지 흉 안 보이잖아. 가만히 앉아 있어봐라, 가정교육을 잘못 받았네! 어쩌네 하면서 나중에 욕먹기에 십상이지. 하도 그게 버릇이 돼서 내가 일어나려고 하니까 ‘남친’ 부모님이 의아해하시면서 너는 오늘 우리 집에 온 손님이라고 편하게 앉아서 즐기면 되는 거라고 하시더라고. 그리고 거기는 부엌일이라는 것도 남친 엄마, 아버지가 둘이서 같이 하시는 거야. 아니, 아버지가 거의 다 했어. 알잖아, 우리 아빠는 물도 스스로 안 드시는데. 완전 문화 충격이었어." 내 말에 J도 거들었다. "맞아. 그러고 보면 한국에서도 남자들은 여자 집에 가면 손님이라고 가만히 앉아 있는 건 당연하잖아. 우리도 손님인 건 마찬가진데, 여자라는 이유로 왜 그렇게 안절부절 불편해했던 걸까? 그러니까 한국 ‘미시’ 커뮤니티에는 명절이나 김장철 되면 시댁이랑 남편 욕밖에 없잖아. 근데 외국 남자랑 결혼한 사람들 커뮤니티 가보면 파티 얘기, 여행 얘기밖에 없다?" J의 말에 D가 웃으면서 답했다. "미즈넷 익명 게시판 없었으면 어쩔 뻔했니? 나도 명절 지나고 스트레스받아서 글 올리려고 가보면 진짜 나는 심한 것도 아니야, 진짜 별의별 사연들이 다 있어. 이혼하는 사람들 반 이상이 시댁 문제로 이혼한다잖아. 그러고 보면, 장인 장모 때문에 이혼해야겠다는 남자는 없잖아. 너희들은 뭐, 내가 무슨 말 하는지 이해도 못 하겠지만." 진지한 D의 표정을 보니, 걱정될 정도였다. "남자들도 포지션을 어정쩡하게 잡아서 그런 거 아닐까? 이제껏 만났던 서양 남자들을 보면 남자들은 무조건 내 편이었어. 자기랑 평생 살 사람은 난데, 당연히 나한테 잘해야지. 남자 쪽 부모님들도 나한테 잘 해야, 자기 아들이랑 자주 찾아 줄 거로 생각해서 더 잘 해주셨던 것 같아. 그러니까 남자들보다 늘 내가 먼저 너희 부모님 뵈러 가자고 했던 것 같아. 가면 너무 예뻐해 주시고, 잘 해주시니까. 난 아직도 가끔 그 남자보다 그 부모님들이 생각이 나. 정말 좋으셨는데." "정말? 근데 한국 남자만 만나온 나에겐 너무 먼 나라 이야기다. 나도 이번 주말에 시댁 김장하는데 갔었잖아. 아니, 남편이나 나나, 똑같이 일하는데 그 황금 같은 주말에 왜 나만 불러? 그러니까 짜증이 난다는 거야. 너희 보니까 나도 어렸을 때 왜 외국 남자 한번 못 만나 봤나 싶다. 나는 너희가 맨날 외국인 만나고 다닐 때, 진짜 딴 이유가 있겠거니 생각했는데..." "무슨 이유? 무슨 이유?" J가 알면서도 모르는 척 D를 흘겨보며 말했다. "아니, 왜 그 있잖아. 서양 남자들은 거기도 크고... 호호" "그럴 줄 알았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 진짜 많아. 어떤 사람들은 한번 그 맛(?)을 보면 못 끊어서 자꾸 외국인만 만난다고 노골적으로 말하기도 한다니까. 그런데 섹스 문제가 아니라 이런 일상적인 이유가 정말 클 거라고 생각해. 어떤 면에서든 남녀가 좀 더 동등한 느낌이고, 어디에서나 내가 존중받는 느낌을 주니까. 사실 연애나, 인간관계에선 그게 제일 중요하지 않아?" "그런데 외국 남자들은 확실히 더 커?" D는 기필코 이 대답을 들을 작정으로 집요하게 물었다. J는 도저히 못 이기겠다는 듯이 말했다. "크긴 크지. 그런데 난 크기보다 강직도가 더 중요해서 크다고 무조건 좋다고만은 할 수 없던데." J가 내 도움이 필요하다는 듯이 말했다. “서양 남자와의 섹스는 아무래도 좀 더 로맨틱한 게 장점 아닐까? 뭐랄까? 시간을 충분히 즐긴다는 느낌? 단순히 섹스라는 행위에만 집착하는 게 아니라. J 네가 말해줘, 특히 프랑스 사람들 섹스 시간이 젤 길다고 하잖아." "프랑스 사람들은 식사 시간도 길고, 뭐 그렇지. 근데 나 이 사람이랑 처음 자기로 한 날, 내가 그 주말에 내가 너희 집에 가겠다고 하니까 내 전용 슬리퍼랑 칫솔 같은 걸 사 놓았더라고. 심지어는 폼 클린져까지. 하하, 그런 세심한 배려가 좋았던 것 같아." "오호, 바로 그게 프랑스식 애피타이저였단 말이지? 어휴, 어쨌든 부럽다야, 나도 아들 낳으면 그런 시엄마가 돼야지. 나부터 바뀌는 수밖에 없지 뭐." "응? 뭐야, 너 임신했어?" "아니, 이제부터 노력해야지. 프랑스식 섹스로." D의 말에 J와 나는 못 말리겠다는 듯이 웃었다.김얀이 전하는 말?한국 나이 35세. 언제나 연애 중인 ‘연쇄 사랑마’. 예수님 믿으면 천국 가고 언니 믿으면 홍콩 간다. 여러분의 성진국 언니,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한 솔직한 글로 공감을 이끌어 내는 문학하는 언니 입니다. 그대들을 위해서라면 흑역사 공개도 두렵지 않은 언프리티 섹스타 김얀의 이야기는 elle.co.kr 에서 격주 수요일 찾아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