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 그리고 뉴욕
이번 주엔 잠시 자리를 비웁니다. 내내 뜨거울 서울을 벗어나 시드니의 겨울로 떠납니다. 여행이 아닌 출장이라서, 가고 싶은 도시 이름이 담긴 두 권의 책을 남겨두고 다녀오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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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준에서 그리움은 두 가지로 나뉩니다. 다녀온 곳이어서 다시 가고 싶은 마음과 미지의 곳이어서 막연히 가고 싶은 마음. #프라하는 전자, #뉴욕은 후자입니다. 내가 경험한 프라하의 여름은 참 뜨거웠는데, 마음은 제법 냉랭했었습니다. 친구와 함께였으나, 나는 종종 이어폰을 끼고 있었죠. 얘기하고 싶지 않아, 뭐 그런 뜻이었을 겁니다. 성격이 까칠했을 때의 여행지를 떠올려 보면 프라하 그리고 스페인(아마 그라나다가 절정이었을 겁니다)이 생각납니다. 나의 동행인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 곳이어서 유들유들해진 마음으로 다시 여행하고 싶은 곳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당분간 실행할 길 없는 마음뿐이어서 <프라하, 소풍>(#전선명 지음, #북노마드 펴냄)을 펼쳤습니다.
 
-프라하는 묘한 도시다. 스치듯 머물다 떠나가는 여행이 아니라, 생활인으로 살다보면 그렇게 느껴진다. 시간이 멈춘 듯한 순간과 종종 마주치기도 한다. 어느 골목에선 중세 시대가 보이기도 하고, 사회주의 시절의 냄새가 나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검푸른 우울함이 길게 남는다. 그렇게 프라하가 쌓아온 시간이 그 두터운 옷깃을 열어 보이려는 찰나, 흔하게 평범하고 현대적인 상점들이 줄지어 나타난다. 좀처럼 옛 도시로서의 매력을 한꺼번에 드러내는 법이 없는 것이다. - ‘동유럽이란 이름의 어떤 정서’ 중에서
 
 
 
 
 

 
헌책방(Antikvariat)에서 만날 수 있는 책들.
 
 
 

 
‘Bazar’라는 간판은 중고 잡화점을 뜻한다. 손때 묻은 제품들 중 쓸만한 아이템이 많다. 오른쪽 하단의 티세트는 저자가 잠깐의 실수로 본의 아니게 구입하게 된 제품.
 
-프라하에서는 굳이 구시가지나 신시가지의 큰 거리 주변이 아니더라도 동네 곳곳에서 ‘Antikvariat’(헌책방), ‘Bazar’(잡화나 가구, 전기 등 각종 중고 생활용품 판매점)라는 간판을 볼 수 있다. (중략) ‘헌책방’은 그림책을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헌책을 중심으로 화가들의 화집, 습작, 우표, 레코드뿐만 아니라 새 책들도 함께 갖추고 있다. ‘잡화점’은 중고 핸드폰이나 노트북 등을 팔기도 하지만 주로 그릇, 옷, 가구, 조명, 인형 등 각종 잡화들을 사고파는 곳들이 많다. 이 두 곳을 합쳐 ‘Antikvariat+ Bazar’ 형태로 운영하는 곳들도 많다. - ‘동유럽이란 이름의 어떤 정서’ 중에서
 
 
 
 
 

 
“체코 사람들에게 맥주란 마시는 빵과 같은 존재다.” -얀 슈반크마이에르(애니메이션 감독)
 
-그곳(대형 마트)에 가면 대표적인 체코 맥주로 잘 알려진 ‘필스너 우르켈’부터 ‘감브리누스’, ‘부드바이저 부드바르’, ‘스타로프라멘’ 등은 물론 지방 양조장 출신의 다양한 맥주들을 손쉽게 접할 수가 있다. (중략) 사실 프라하에서는 맥주가 물보다 싸다. 그래서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뿐만 아니라 갈증이 날 때면 부담 없이 맥주를 잡게 된다. 게다가 보통 슈퍼마켓에서 맥주를 구입하면 병값(3Kc, 약 20원)이 추가되는데, 슈퍼마켓 한쪽에 설치된 공병 수거기계에 병을 넣으면 병 값을 돌려받을 수 있다. - ‘맥주는 곧 마시는 빵’ 중에서
 
 
 
 
 

 
현지인들의 모습을 생생히 체험할 수 있는 콜베노바 시장. 시장 활성화를 위해 한화로 약 1천원의 입장료를 받는다. 체코어가 서툴러도 흥정 가능!
 
-재래시장을 벗어나 벼룩시장에 가고 싶다면, 우선 1지구 국립도서관이 있는 클레멘티눔에서 열리는 ‘클레멘티눔 골동품 시장(Trh Starozitnosti v Klementinum)’을 추천한다. 매주 일요일 담쟁이로 뒤덮인 도서관 옆에서 열리는 소규모 시장으로 앤티크 도자기, 보석, 희귀한 책 등 비싼 골동품들을 볼 수 있다. (중략) 체코인들의 일상을 밀도 깊게 접할 수 있는 시장을 찾는다면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열리는 ‘콜베노바(Kolbenova) 벼룩시장’에 가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메트로 B선의 콜베노바 역에서 내리면 바로 길 건너편 공터에서 왁자지껄한 활기가 담장 너머까지 흘러 넘친다. - ‘프라하 벼룩시장은 여기!’ 중에서
 
 
 
 
 
 

 
Editor’s Pick
고백하자면, 나는 뉴욕 버진입니다. “뉴욕을 안 가봤다고?” 라며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데, 그동안 인연이 없었죠. 미국은 촬영 차 하와이와 서부만 줄곧 다니고 있습니다. 기필코 가고 싶은 곳이 아니었는지, 오래 전 런던 여행 때처럼 한번 들렀을 뿐인데 눌러 앉고 싶은 마음에 휘둘릴까봐 그랬는지, 뉴욕행 항공권을 끊어본 경험도 없네요. 그래서 종종 떠오르는 여행지이긴 하지만 아직 계획은 없습니다. 책상 위에 도착한 따끈따근한 신간 <뉴욕, 다시 발견하다>(#권지애 지음, #나는북 펴냄)을 통해 언젠가 당도할 몇몇 목적지를 ‘픽’해 보는 이유이지요.
 
 
 
 
 

 
개들을 위한 도시의 배려. 왼쪽 페이지는 배변용 비닐 봉지 박스와 매장 앞의 물 그릇. 오른쪽 페이지는 지하철 광고. ‘당신의 강아지를 도시 안에 있는 모든 공원에서 뛰어놀게 하고 싶다면 라이선스를 얻어라’.
 
 
 
 
 

 
1 첼시 - 베스터브 진(Bathtub Gin)
룸메이트가 말해준 위치에는 바가 아닌 작은 크기의 스톤 스트리트 커피 컴퍼니(Stone Street Coffee Company)가 있었고 아무리 둘러봐도 그 주변에는 바의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허탕인가 생각하곤 커피 한잔 마시러 들어갔다가 깜짝 정말 깜짝 놀랐다. 카페 안에서 커피는 안 마시고 그냥 서 있던 여자 네 명이 오후 6시가 되자 인테리어 소품처럼 생긴 문을 열고 어디론가 들어갔는데 바로 그 문이 바(Bar)로 통하는 비밀의 문이었던 것이다. (중략) 1920년대 미국의 술 금지령 기간 동안 생겨난 술집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만큼 모든 게 은밀해 보이는 이곳에서 인기 메뉴는 $15 정도 하는 진이다. add 132 9th Avenue NY 10011, www.bathbubginnyc.com
 
 
 
 
 

 
2 웨스트 빌리지 - 더 메도(The Meadow)
윈도 앞에 진열되어 있는 베이비 핑크 컬러의 소금들과 침샘을 빠르게 자극하는 초콜릿, 그리고 뒷동산에서 바로 따온 듯한 생기 넘치는 꽃들과 칵테일에서 쓴맛을 유발하는 비터스(Bitters)까지. 다양한 아이템들을 야무지게 진열해놓았는데 그다지 큰 매장이 아님에도 1시간이 10분처럼 느껴질 만큼 구경할 것이 많다. 110가지 이상의 시솔트는 각기 다른 26개국에서 들여왔으며 각 나라별, 카카오 함유별, 컬러별로 나뉜 초콜릿은 뉴욕 여행 선물로 좋은 아이템이 될 것이다. add 523 hudson Street NY 10014, www.atthemeadow.com
 
 
 
 
 

 
3 소호 - 아틀리에 코롱(Atelier Cologne)
프랑스에서는 이미 유명한 스토어 브랜드지만 뉴욕에서는 맨해튼과 브루클린 딱 두 곳에 매장을 두고 있다는 것을. 스트러스 향을 좋아하는 오너의 배짱 좋은 고집으로 이곳에서는 주로 좋은 오렌지, 레몬 등을 베이스로 한 상큼한 향수, 향초, 비누, 에센셜 오일 등을 판매하고 있다. (중략) 200ml를 구입할 경우에는 이름, 이니셜 또는 메시지를 새긴 가죽 케이스에 30ml 향수까지 덤으로 준다. add 247 Elizabeth Street NY 10012, www.ateliercologne.com
 
 
 
 
Credit
- EDITOR 채은미
- DESIGN 오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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