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의 치맥, 먹고야 말거야!
한국인의 소울 푸드, 치맥의 계절이다. 범국민적 사랑을 받는 치킨, 하지만 우리는 얼마나 알고, 어떻게 즐기고 있는 걸까? ‘치킨 러버’임을 밝힌 코치 D가 치킨의 맛과 영양 그리고 다이어트에 미치는 악영향까지 낱낱이 파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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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시즌의 소울메이트, 치맥이 돌아왔다. 굳이 월드컵뿐 아니라 야구 플레이오프, 올림픽대표 팀 경기 등 중요한 스포츠 이벤트엔 치킨이 빠지질 않는다. 그 가운데서도 이제 곧 한여름을 관통해 열리는 월드컵 시즌, 치맥의 주가는 단연 상종가를 기록할 것이다. 응원 열기까지 더해진 무더위를 바삭한 튀김과 시원한 맥주로 날린다! 어찌 매력적이지 않을까? 한국에서 하루 평균 60만 마리 가까이 소비된다는 닭이 월드컵 대표 경기가 있는 날이면 셀 수도 없이 팔려나간다. 이쯤 되면 한국인의 또 다른 ‘소울 푸드’라 불러도 그 이름이 아깝지 않다. 여세를 몰아 이번 달엔 2014 브라질 월드컵 개막을 맞아 스포츠 경기 관람의 단짝, ‘치맥’을 낱낱이 해부(?)해 볼까 한다.
 
 
 
 
 
누가 말했던가,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치맥에도 분명 최적의 타이밍이 있다. 기본적으로 치킨은 ‘야식’이다. 브런치로 ‘후라이드 치킨’을 즐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시중의 치킨 전문점들도 빨라야 오후 2~3시부터 문을 열고 아예 저녁 장사부터 시작하는 곳도 많다. 그리고 그 시간은 새벽 2시까지 이어진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 기간 중에는 이 같은 타이밍을 지키기 어려울 전망이다. 월드컵의 복병, 시차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와 지구 정반대 편에 있는 브라질과의 시차는 약 12시간. 한국 시간에서 오전과 오후만 뒤바꾸면 브라질의 시간이 된다. 그리하여 한국 대표팀이 출전하는 세 경기의 예정시간은 다음과 같다.
아침 7시(러시아 전 6월 17일), 새벽 4시(알제리 전 6월 22일), 새벽 5시(벨기에 전 6월 26일). 평소라면 치킨집 사장님들이 간판 불을 끄고 가게 정리를 할 시간. 혹 월드컵 특수를 기대하며 연장 영업에 돌입하는 가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침 7시에 출근 준비를 하며 치맥을 아침식사로 즐길 수도 없는 노릇. 이번 월드컵은 눈물을 머금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치맥을 멀리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하지만 너무 슬퍼하진 말자. 다이어트 측면에선 더할 나위 없는 호재다. 한밤중에 겪는 격렬한 야식 욕구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해 준 셈으로 치자. 저녁밥을 든든히 먹었어도 자정이 넘어가면 자꾸 치킨집 전화번호가 머릿속에서 맴도는 현상을 다들 한 번쯤 겪어봤을 거다. 의지 박약이라며 자신을 탓하지 말자. 이는 지극히 자연스런 생리현상이다. 사람의 몸은 태양이 뜨고 지는 24시간의 움직임에 맞춰 기초체온, 대사율, 호르몬 분비가 주기적으로 바뀐다. 이른바 ‘생체 리듬’이라는 말로 잘 알려진 ‘일주기성’이다. 일주기성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했다. 사람의 몸에서 새벽 1시에서 2시경 공복 전도나 혈당에 상관없이 식욕을 자극하는 호르몬 그렐린(Ghrelin)이 분비되는 것이다. 그렐린이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에 수면시간에 맞춰 재분비되는 것 같다는 추정 외에는 뾰족한 설명이 없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새벽에 깨어 있으면 누구나 배고픔을 느낀다는 사실이다. 민감한 이들 가운데는 자면서 배고픔을 느껴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이제 월드컵 시즌을 대비한 다이어트 전략 하나가 나왔다. 새벽 시간대의 경기를 보겠다고 절대로 밤샘하지 말 것. 다이어터들에겐 마의 새벽 1시를 피해 무조건 일찍 자고 경기 시간에 맞춰 일어날 것을 권한다. 
 
2 맥주
치맥은 맛에 있어서는 환상의 조합이지만 건강에 있어선 최악의 조합이다. 단순히 살이 찌고 빠지는 다이어트 차원을 넘어서 ‘통풍’을 유발할 수 있는 가장 나쁜 음식 조합이다. 체내 요산이 쌓여 관절에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성인병 통풍. 일단 술은 통풍에 좋지 않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맥주는 통풍 유발 물질인 ‘퓨린’ 함량이 주류 가운데 최고. 거기에 고단백·고지방 식품인 치킨이 거들면 통풍 환자들에겐 사약과도 같은 음식이다. 다이어트에 대해선 이미 결론이 나왔다. <엘르> 2013년 12월호의 ‘술자리 다이어트 매뉴얼 - Diet Must Go On’ 기사를 기억하는가. 살이 두려운 사람은 안주를 버리는 대신 속을 버려야 하고, 안주를 선택한 사람은 살까지 덤으로 찐다. 거기에 맥주의 안주는 최고의 칼로리를 자랑하는 ‘후라이드 치킨’이 아니던가! 치맥이 건강식품이었다면 세상은 참 불공평했을 것이다.
 
3 나트륨
치킨의 숨은 복병은 나트륨이다. 닭을 있는 그대로 튀긴다고 ‘치킨’이 되지는 않는다. 그 옛날 시장통 가마솥 통닭의 뻑뻑함을 기억하는가? 치킨의 숨은 맛은 ‘염지’에서 나온다. 치킨 브랜드와 매장마다 노하우가 담긴 조미액에 닭을 담가 핏물을 빼고 고기 속으로 맛이 스며들게 만드는 과정이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조미액의 구성 성분이 주로 ‘나트륨’이라는 사실이다. 플러스 알파로 튀김옷에도 상당량의 소금이 들어간다. 튀김옷과 닭 사이에 맛의 밸런스를 잡기 위해 튀김 반죽에도 소금을 섞기 때문이다. 때문에 치킨은 생각보다 짠 음식이다. 치킨 한 마리에 들어 있는 나트륨이 성인의 일일 권장량(5~6g)을 넘길 정도로 말이다. 물론 소금 그 자체가 체지방 축적을 유발하거나 사람을 살찌게 만들진 않는다. 그러나 얼굴이나 손발, 장딴지가 자주 붓는 만성부종을 유발하고 신장과 심혈관계 건강에 좋지 않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상식이다.
 
 
Credit
- editor 김미구
- writer 남세희
- PHOTO 전성곤
- DESIGN 하주희
엘르 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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