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랩 드레스 퀸의 40년

드레스 한 벌의 탄생에 감히 ‘발명’이라는 단어를 붙일 수 있을 만큼 대단하고 유명한 드레스가 있다. 바로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가 40년 전인 1974년, 그녀의 나이 스물여섯에 만들었던 랩 드레스가 그것이다. 평소 다이앤의 랩 드레스를 무지하게 즐겨 입는 <엘르> 편집장이 그녀를 만나러 LA로 날아갔다.

프로필 by ELLE 2014.03.14

 

 

1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의 앱 드레스를 입은 <엘르> 편집장과 인터뷰 중인 다이앤.

 

2, 34 헬무트 뉴튼의 카메라에 담긴 다이앤의 젊은 시절의  매혹적인 모습.(1984년)

 

 

 

 

5, 6 앤디 워홀이 그린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의 초상화.(1984년, 1973년)

 

 

 

 

1 랩 드레스의 40년을 사진으로 전시했다.

 

2 랩 드레스 패턴으로 싸여진 피아트와 마치는 전시 오픈 파티장을 찾는 셀러브리티를 위해 제공되었다.

 

3 아티스트들이 그린 다이앤의 초상화.

 

4 파티의 주인공, 다이앤!

 

 

 

 

6 남편과 함께 파티장을 찾았던 기네스 팰트로와는 더욱 돈독한 무드를 연출!

 

7,9 ‘드레스 군단’이라 명명한 102개의 마네킹에 입힌 랩 드레스들. DVF는 40주년을 기념해 올 한 해 동안 DVF.com과 매장에서 판매될 앤디 워홀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인다. 또 dvfwrapstory. com를 통해 전세계 여성들의 랩 드레스 이야기들을 모아 소개할 예정이라고. LA 전시는 4월까지 계속되며, 곧 전세계 다른 도시에도 공개될 예정이다.

 

8 알렉산드라 리처드의 디제잉으로 더욱 핫해진 파티.

 

 

LA는 뉴욕과는 공기부터 다르다. 마주치는 사람들의 미소와 여유로움, 어떤 식당에서도 양이 부족한 듯한 요리는 나오지 않으며 어깨를 부딪힐 만큼 사람이 북적거리며 모여 있는 곳도 드물다. 디자이너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가 자신의 시그너처인 랩 드레스 탄생 4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를 뉴욕이 아닌 LA에서 열기로 결정한 이유부터 좀 궁금했다. “왜 LA이냐고요? 진정한 팝 컬처는 LA에서 출발했으니까요.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의 랩 드레스는 팝 컬처와 뗄 수 없는 관계죠. 또 다른 이유는 제가 랩 드레스를 처음 만들었던 40년 전의 주지사가 또다시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됐다는 점도요!”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 여사는 특별한 사회자나 진행자도 없이 본인이 직접 50여 명의 전 세계 기자단을 대상으로 40주년 전시회의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으며(여전히 매혹적인 자태와 수려한 언사, 적절하고 위트 있는 유머까지 더해!) 이번 전시에 함께 컬래버레이션한 아티스트들을 소개하는 열정도 보였다. <Journey of a Dress> 전시가 열리는 장소는 LA 시내 윌셔 메이 컴퍼니 빌딩(Wilshire May Company Building). “이 건물은 예전엔 백화점이었죠. 후에 건축가 렌조 피아노가 리디자인해서 오스카 시상식이 열리기도 했고요. LA는 저와 인연이 깊답니다. 처음 미국으로 건너왔을 땐 워싱턴 DC에 살았어요. 그러다 여기서 살게 됐습니다. 디자이너로 독립해 아이들을 키우며 일할 땐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이었습니다. 40년 전에 제가 랩 드레스를 처음 디자인한 후, 랩 드레스는 제겐 ‘지갑’이나 다름 없었어요. 이걸로 아이들 교육비도 낸 셈이고, 랩 드레스에 큰 신세를 졌죠!” 그녀의 랩 드레스에 대한 애착은 이렇듯 남다르다. “물론 한때는 패션 디자이너로서 너무 ‘랩 드레스’ 한 아이템으로 묘사되는 것이 걱정되기도 했죠. ‘다른 것도 잘하는데’ 하는 마음이 들었으니까요.” 40년 동안 그녀가 만들어내고 판매된 랩 드레스는 자그마치 1백만 장에 가깝다고 한다. “세월이 쌓이고 그 속에 저마다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 랩 드레스를 입은 여자들의 스토리도 쌓이기 시작했죠. 놀라운 일이었어요!” 그러나 무엇보다 이 드레스는 디자이너 다이앤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 벨기에에서 출생해 독일 왕족과 결혼한 그녀는 ‘프린세스’ 작위를 지닌 상류사회의 매력적인 여인이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왕자였던 이곤 본 퍼스텐버그와 이혼하고 두 아이를 데리고 미국으로 와, 패션 디자이너로서 독립된 길을 선택하게 된다.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이자 4명의 손자손녀를 거느리고 최근엔 미디어 재벌인 배리 밀러(Barry Miller)와 행복한 두 번째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다이앤의 드라마틱한 인생에서 변함없는 동반자는 랩 드레스였다. “제겐 아이들이 셋 있죠. 아들, 딸 그리고 이 랩 드레스예요!” 입는 사람의 움직임을 자유롭게 하는 저지 소재에 단추나 지퍼 하나 없이 래핑 방법과 끈으로 여미게 되어 있는 이 기발한 드레스는 참으로 묘하게 활동적인 여성을 표현하면서 동시에 엄청난 섹시함을 내뿜는다. 게다가 무늬가 없는 솔리드 컬러보다 복잡하고 아름다운 패턴이 많아 몸매의 결점을 가려주는 착시 효과까지 동반한다. “40년 동안 정말 갖가지 패턴 모티프를 다 사용했지요. 지오메트릭, 팝아트, 애니멀 프린트, 식물 프린트…. 세상의 모든 사물이 영감의 원천이 됐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이 모든 패턴의 종류를 구분하여 102개의 마네킹에 입혀 전시합니다. 우리끼리 이 마네킹을 ‘드레스 군단(Army of Dress)’이라고 불러요. 정말 강력한 군대 같지 않나요?” 확실히 다이앤의 말처럼 102개의 군집된 마네킹은 꽤 강렬한 인상을 준다. 심지어 마네킹의 얼굴 윤곽조차 광대뼈가 높은 다이앤의 얼굴 윤곽을 마스크로 떠서 치밀하게 제작했다고 하니, 디자이너 다이앤은 그녀의 레이블에 없어서는 안될 뮤즈이자 크리에이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마네킹 군단 전시의 한쪽 옆으로는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를 뮤즈로 내로라하는 예술가들이 만든 작품들이 고즈넉하게 전시되어 있다. 다이앤의 절친이기도 했던 앤디 워홀의 팝아트 작품에서 살아 있는 미술계의 거장, 프랜시스 클라멘트(Francis Clamente 우리에게는 영화 <위대한 유산>의 작품을 그린 이로도 잘 알려져 있다), 또 척 클로스, 헬무트 뉴튼, 호스트, 데이비드 베일리, 애니 레보비츠, 피터 린드버그, 패트릭 드마실리에 등 ‘거의 모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당대의 거장 포토그래퍼들의 카메라에 담긴 그녀의 모습도 목격할 수 있다. 영화배우나 모델 부럽지 않은 매력적인 외모를 가졌던 젊은 다이앤의 모습에서 주름진 얼굴에도 카리스마를 잃지 않은 요즘의 모습까지, 어쩌면 한 패션 디자이너의 초상화라기보다 대단한 열정을 가진 아름다운 한 여자의 일생을 보는 듯한 작품들은 또 다른 감동을 준다. 이번 <Jorney of a Dress> 전시의 마지막 마무리는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의 랩 드레스가 등장한 영화 속의 장면들과 미디어 릴리스 전시들이 다. 영화 <택시 드라이버>와 <아메리칸 허슬>의 한 장면에 등장한 랩 드레스 사진에서부터 마돈다, 미셸 오바마가 착용한 사진까지 전시돼 재미를 더한다. 정작 다이앤은 할리우드와의 인연을 이렇게 유머 있게 말한다. “할리우드와의 관계요? 옛날부터 남자 영화배우 몇 명과 사랑에 빠졌던 것? 그게 할리우드 커넥션의 시작이었죠!”

 

패션 디자이너이기 이전에 패션계의 뮤즈이자 40년간 전 세계 여자들의 가장 친밀한 친구처럼 섹시한 랩 드레스를 선물해 준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내게 말했다. “당신이 아까 이야기한 거 맘에 들어요.” 내가 되물었다. “뭐였죠?” “랩 드레스, 입기도 쉽지만 벗기도 쉽다는 그 말!” 하, 나 역시 그녀가 맘에 든다는 코멘트가 너무 맘에 들 따름이다! 다음은 그녀와의 일문일답.

 

당신이 커리어를 시작했을 때, 이렇게까지 패션 아이콘이 되리라 예상했는가 패션일을 시작했을 땐 한 가지 생각만 했다. 독립적으로 살아야겠다는 것. 곧 나는 독립할 수 있었고 어쩌다 랩 드레스를 디자인하게 되었는데 모든 것은 기대 이상으로 커졌다.

 

개인적으로 당신의 랩 드레스를 매우 즐겨 입는다. 여러 벌 있다! 일하기에 편하면서도 섹시해 보인달까  물론이다. 어떤 경우에도 ‘적절’하면서도 동시에 섹시하다!

 

소재 선택이나 간편한 디자인 등은 남자 디자이너들이 만드는 일반적인 드레스와 뭔가 좀 다르다 일부러 어떤 의도를 갖고 그렇게 한 것은 아니다. 그저 내가 만든 이 드레스가 독창적이었던 것만큼은 사실이다. 패션계에서의 내 역할이란 그저 여자들의 옷장에서 가장 친한 친구가 되는 것뿐이다. 내가 관심 있는 건 여자들을 섹시하게 만들어주고 싶다는 것이니까!

 

일을 선택하면서 ‘공주’ 타이틀을 잃었다. 당신의 딸과 손녀 세대에 여자로서 어떤 삶을 살라고 조언을 주고 싶은가? 내 조언은 자신이 되고 싶은 여자가 되라는 것이다.

 

 

나이를 잊게 할 정도로 여전히 매력적이다. 마흔이 지나고 쉰이 되고 예순이 되어도 계속 섹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저 자기 자신이 되는 것. 자기답게 있으면 자신감이 생기고, 자신감은 곧 섹시함이니까.

 

당신은 패션 디자이너로서 많은 아티스트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다른 디자이너들이 영감을 얻을 때 말이다. 어떻게 그런 일들이 일어났는지 아티스트들은 다 너무 가까운 친구들이다. 그리고 아트는 패션의 상징이나 마찬가지니까.

 

패션 외에 앞으로 뭔가 도전하고 싶다면 이 전시회야말로 현재 내가 가장 힘차게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랩 드레스를 기념한다는 것은 나에겐 의미가 크다. 이 드레스는 나에게 자유로움을 선사했고, 또 수많은 여성들에게도 그랬다. 이게 지금까지의 나의 유산이었다면, 내일부턴 부쩍 커버린 브랜드를 성장시켜야 할 또다른 숙제를 해야지.

 

DVF의 인스타그램, 트위터는 진짜 쿨하다. 팔로하니 좋더라 오, 그럼. 내가 가끔 직접 올리기도 한다. 재미있다. 게다가 아이들, 손자들과도 이렇게 SNS로 자주 소통하니까 좋다.

 

스타일리시한 여자가 꼭 갖춰야 할 3가지가 있다면 자신감. 자신감. 자신감.

 

 

 

STAR GUESTS

 

랩 드레스 40년을 축하해 주러 LA 전시 오픈장을 찾은 별 중의 별들.

 

 

 

1 에린 왓슨, 2 줄리 델피, 3 루이스 로, 4 코코 로샤, 5 마리사 토메이, 6 베티 오티어,

 

7 벨라 트론, 8 제시카 조프, 9 아미 송, 10 <엘르> 미국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 지,

 

11 앨리슨 윌리엄스, 12 크리셀 림

 

 

 

 

13 데미 무어, 14 패리스 힐튼, 15 슈 디자이너, 크리스찬 루부탱, 16 에슐리 올슨

 

17 딜런 펜, 18 앙드레 리옹 텔리, 19 루니 마라, 20 아나 윈투어 

 

 

 

Credit

  • editor 강주연
  • PHOTO COURTESY OF DIANE VON FURSTENBERG
  • DESGIN 하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