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의 뮤즈가 아닌 '씨스타'로서
누군가에 기대서 자기 존재를 증명해야 하는 삶이란 결국 비참해지기 쉽다. 씨스타는 자신들이 꿈꾸던 무대에서 당당하게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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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가 입은 프린지 진주 장식 드레스는 Jamie & Bell. 크리스털 드롭 이어링은 J Tiara. 소유가 입은 화이트 니트 톱은 Time. 블랙 스팽글 팬츠는 Kaye Su by Kim Yeon Ju. 크리스털 네크리스는 Black Muse. 효린이 입은 블랙 & 화이트 롱 드레스는 Escada. 골드 후프 이어링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다솜이 입은 화이트 원피스는 Andy & Debb. 블랙 & 화이트 이어링은 Orsia.
 
 
 
 
블랙 카디건은 Prada. 퍼 부츠는 Cesare Paciotti. 볼드한 진주 네크리스는 Black Muse. 블랙 링은 Katenkelly. 태슬 이어링은 Jewel County. 블랙 레더 레깅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플라워 오브제가 달린 블랙 재킷과 티어드 쇼츠는 Moschino. 블랙 스틸레토힐은 Escada. 화이트 이어링은 Ferry & Sona. 화이트 링은 Katenkelly.
 
 
 
 
오렌지 컬러 톱과 트위드 베스트, 스커트는 모두 Christian Dior. 블랙 앤 화이트 진주 네크리스는 Katenkelly. 그레이 롱 글러브와 펠트 모자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골드 스팽글 원피스는 Kaye Su by Kim Yeon Ju. 레더와 폭스트리밍 코트는 Studio K. 블랙 사이하이 부츠는 Shoes One. 골드 후프 이어링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왼쪽부터) 다솜이 입은 블랙 & 네이비 튜브 톱 미니드레스는 Christian Dior. 블랙 드롭 이어링은 Ferry & Sona. 보라가 입은 크리스털 장식의 재킷은 Thomas Wylde by Ju Ne Sais Quoi. 블랙 레더 쇼츠는 Athe Vanessabruno. 스터드 크리스털 이어링은 Ferry & Sona. 소유가 입은 스팽글 점퍼는 That’s It by Koon with a View. 블랙 스키니 팬츠는 Time. 크리스털 소재의 블랙 네크리스는 Orsia. 효린이 입은 네이비 터틀넥 톱과 벤딩 베스트는 모두 Salvatore Ferragamo. 블랙 쇼츠와 골드 후프 이어링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백지 같았던 스튜디오가 유쾌한 활기로 채색되기 시작했다. 씨스타의 멤버들이 들이닥친(!) 스튜디오는 곧 웃음과 대화로 출렁이기 시작했다. 패션 매거진에 관심이 남다르다는 씨스타 멤버들은 앤디 워홀의 뮤즈 에디 세즈윅을 모티프로 한 컨셉트를 재확인하며 ‘시도해 보지 못했던 컨셉트에 대한 설렘과 걱정’을 드러내면서도 유쾌하게 떠들어댔다. 솔직하게 고백하면, 씨스타를 잘 몰랐다. 유행하던 몇몇 노래를 듣고 흥얼거린 적은 있어도 크게 관심을 갖고 찾아 듣진 못했다. 자랑이라서 떠드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그랬다는 말이다. 어느 순간부터 대중음악 시장이 아이돌 댄스뮤직 일색으로 변모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대중음악에 귀 기울이는 데 소홀해진 탓이었다. 하지만 종종 TV에서 본 씨스타를 통해 바비인형처럼 마르기만 한 여타 아이돌 걸 그룹들과 차별되는 매력을 발견했던 적은 있었다.
최근 2집 앨범으로 돌아온 씨스타는 소위 가요계를 평정했다. 타이틀곡 ‘Give it to me’를 비롯한 대부분의 수록곡이 각종 음원 차트의 상위권을 장악한 것은 물론 다양한 채널의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도 숱하게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2010년 데뷔 이후로 다양한 히트곡들을 양산하며 ‘뷰티풀 몬스터’라 불렸던 그 이전의 인기와 격차를 느낄 정도로 이번 2집 활동은 씨스타의 성장을 확인하고 체감할 수 있는 바로미터였다. 덕분에 보라는 “이만한 반응을 예상하지 못해서 얼떨떨한 기분”을 느꼈고, 다솜은 “기대 이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서 행복”했다. 게다가 아직 본격적인 해외 활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자신들을 응원해 주는 해외 팬들이 생긴 것도 놀라운 발견이라고 한다. “방송이나 공연을 위해서 처음 가본 도시에서 씨스타 노래를 따라 불러주시는데 정말 놀랐다.”(보라) 전 세계적인 대세가 된 K팝의 위력을 체감할 수 있는 말인 동시에 씨스타의 새로운 가능성을 예감할 수 있는 말이다.
1년여 만에 씨스타로서 활동을 재개하는 멤버들은 저마다 설렘과 긴장을 안고 있었다. 그 사이에 ‘씨스타 19’라는 이름으로 유닛 활동을 했던 효린과 보라보다 1년여 만에 씨스타로 무대에 올랐던 다솜과 소유의 심정이 더 궁금했다. “2집 활동으로 얻게 될 반응이 궁금했다. 1년 만에 함께하는 무대였기 때문에 팬들만큼이나 우리도 많이 기다렸다.”(다솜) “기대보단 부담이 컸다. 올초에 언니들이 유닛 활동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기 때문에 넷이서 함께하는 무대는 그보다 더 완성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소유) 동생들만큼이나 언니들도 설레고 떨렸다. “타이틀곡 외에도 좋은 노래들이 많기 때문에 다른 곡들도 많이 사랑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효린)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색다른 매력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컸다.”(보라)
데뷔 이래로 씨스타에겐 크고 작은 변화들이 있었다. 씨스타와 함께 20대의 문턱을 넘으며 보다 성숙해지는 변화를 체감하게 된 다솜처럼 사적인 변화도 있었지만 씨스타로서의 변화가 멤버들에겐 보다 크게 와 닿는다. “알아봐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많이 생긴 만큼 무대에 임하는 각오도 달라졌다.” 효린의 말처럼 씨스타라는 이름 안에서 느낀 팬들의 사랑이 점점 커가는 것을 보며 하나같이 더 많은 ‘책임감’을 안고 무대에 오르게 됐다. 효린이 매일 같이 포털 사이트에서 자신의 이름을 검색해 보는 것도 그래서다. “댓글을 보면 몸매에 대한 칭찬이 많은 편인데, 물론 기분은 좋다. 하지만 음악적으로 좋은 평가를 발견했을 때 더 기분이 좋다.”(소유) 소유 개인으로서가 아닌 씨스타로서 실력을 인정받고 싶다는 욕심에서 씨스타의 긍정적인 내일이 예감된다.
성격상 로맨스를 꿈꾸는 사람이 아니라는 효린과 우연히 만나 첫눈에 반하는 사랑을 꿈꾼다는 다솜이 다르듯 씨스타의 네 멤버들은 저마다 각양각색의 성격과 취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시스터(Sister)’와 발음이 유사한 씨스타의 네 멤버들은 친 자매처럼 살갑고 돈독하다. “저희 넷은 화합이 잘되는 편이다. 서로 양보하고 이해하고 넘어가기 때문에 전혀 갈등이 없다.”(효린) 물론 시행착오도 있었다. “데뷔 초반엔 의견 차이도 있었다. 지금은 서로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의견 조율도 쉽고, 다들 털털하고 쿨한 성격이라 잘 맞는 거 같다.”(다솜) 어쩌면 씨스타라는 이름으로 한데 모인 네 멤버들이 하나의 방향을 바라보며 지난 4년여의 시간을 건너왔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저마다 다른 멤버들의 매력을 하나씩 꼽으며 부럽다고 토로하는 네 멤버들을 보면서 씨스타의 새로운 성장을 예감했다. 하나같이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좋아했다’는 효린, 보라, 소유, 다솜 그리고 씨스타는 자신들이 좋아하는 춤과 노래를 통해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미래를 꿈꾸고 있다. 아직 20대 초반인 만큼 얼마든지 새로운 꿈을 꿔도 좋을 나이다. 얼마 전 “초등학교 4학년 시절부터 키웠던 강아지가 눈을 감아서 메이크업이 다 지워지고 눈이 퉁퉁 부을 정도로 울었다”던 효린은 ‘넓은 마당이 있는 집에서 동물들과 함께하는 삶’을 상상한다. 지난 2월까지 시트콤 <패밀리>에 출연했던 다솜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희열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길’ 희망한다. 언젠가 그녀들은 씨스타가 아닌 효린으로서, 보라로서, 소유로서, 다솜으로서 자신만의 무대에 올라야 할지도 모른다. 처음 씨스타로서 무대에 올랐던 그때처럼 새로운 기대와 불안을 안고. 하지만 씨스타의 무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꿈은 계속된다. 아직 꿈은 그 무대에 있다.
 
 
 
Credit
- EDITOR 민용준
- PHOTO 류형원
- DESIGN 오주희
엘르 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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