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청각 콘텐트의 홍수 속에 사는 젠Z들 사이에선 특히 '뼈말라(뼈가 보이도록 마른 상태)'가 되려고 '먹토(먹고 토하기)'나 '씹뱉(씹기만 하고 뱉기)'을 했다는 후기들이 공유됩니다. 정신 문제까지 유발할 수 있는 다이어트 약 처방을 받기 위해 병원 앞에서 노숙을 하며 '오픈 런'을 준비하는 10대들의 이야기도 이제 엄청나게 특별한 것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거식증에 찬성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프로아나'는 트위터 등지에서 제법 큰 커뮤니티를 조성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보이는 것이 없었다면 이런 위험한 행동들의 동기도 부여되지 않았겠죠.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대형 SNS는 섭식 장애를 미화하거나 조장할 수 있는 콘텐트에 뚜렷한 제재를 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유튜브의 의료 부문 글로벌 책임자는 CNN을 통해 자사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에 이 같은 콘텐트들을 금지 혹은 제한하는 정책을 넣겠다고 밝혔습니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 특히 젊고 어린 사용자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인정한 것입니다.

음식물의 소화 흡수를 막기 위해 먹은 것을 토하면 위액의 산 때문에 식도와 치아가 다 망가집니다. 얼굴형도 변하죠. 억지로 음식물을 짜낸 위장도 멀쩡할 리 없습니다. 여성들은 생리를 안 하게 됩니다. 면역력은 곤두박질치고 피부와 머리칼은 생기를 잃겠죠. '뼈말라'가 되기 위해 잃는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유튜브 측은 미국 섭식 장애 협회(National Eating Disorder Association) 및 기타 비영리 단체와의 협의를 통해 정책을 개발했습니다. 이에 따라 '먹토'나 극단적 칼로리 계산 등 섭식 장애를 부추기는 일부 동영상은 삭제됩니다. 또 이 같은 콘텐트의 연령 제한을 비롯해, 섭식 장애 콘텐츠의 위험성을 안내하는 패널을 추가할 계획입니다. 유튜브는 몇 주 내로 이 정책을 전 세계적으로 시행하겠다고 하니, 매우 반가운 소식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