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가 '마더' 찍다가 짜증을 냈다고? 김혜자가 만난 사람들 (ft. 이병헌·노희경)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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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가 '마더' 찍다가 짜증을 냈다고? 김혜자가 만난 사람들 (ft. 이병헌·노희경)

라효진 BY 라효진 2023.01.12
작품 활동 외 보기 힘든 배우들이 많지만, 이번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진짜가 등장했습니다. 올해로 60년차 배우 김혜자입니다. 11일 데뷔 60주년 기념 에세이 출간과 함께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모습을 드러낸 그였는데요. "연기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줄 모른다"라고 고백한 그의 에세이에는 '연기는 나입니다. 숨 쉬는 것처럼'이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한 가족의 구성원보다는 배우인 자신이 더 익숙할 김혜자는 에세이를 통해 지난 인생을 정리해 봤다고 해요.
 
 
이날 김혜자는 오랜 시간 만나온 배우와 감독, 작가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 놓았어요. 먼저 '국민 엄마' 김혜자의 이미지를 단번에 바꾼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를 언급했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김혜자 섭외를 위해 수 년을 노력했다는데요. 연극하는 곳에도 찾아오고, 집으로도 전화를 해서 〈마더〉 이야기를 계속하는 바람에 다른 일을 하면서도 〈마더〉를 잊을 수 없었습니다.
 
김혜자는 "되게 순진하게 생겼는데 그 사람 천재다. 연기할 때도 많이 가르쳐 줬다"라고 자신이 본 봉준호 감독을 설명했는데요. 이에 따르면 감독은 신경질도 안 부리고 스태프에게도 화내는 걸 본 적이 없지만 단 한 번 김혜자에게 짜증을 냈습니다. 김혜자가 연기가 잘 안 돼서 눈물을 글썽이니 '우시는 거 말고요'라고 신경질을 부렸다는 거예요. 김혜자는 "그럴 땐 땅으로 꺼져 버리고 싶었다"라고 당시를 돌아 봤습니다.
 
 
김혜자가 짜증을 낸 적도 있습니다. 〈마더〉 대본에 '형언할 수 없는 표정'이라고 적혀 있었다는데, 그걸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었다는 거예요. 몇 번의 실패 끝에 봉준호 감독의 '오케이' 사인이 떨어졌는데, 당시 김혜자는 자신이 못했음에도 그냥 '오케이'를 한 거라고 생각해 눈물이 났습니다. 이에 울면서 봉준호 감독에게 "한 번 해 보세요. 어떻게 하는 건가"라고 하면서 대기하는 버스로 들어갔습니다. 감독은 그런 배우에게 '사람들이 환호할 때는 인정하십시오'라는 문자를 보냈고요. 연기를 잘 했다는 말이죠.
 
최근 작품인 tvN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모자 관계로 나왔던 이병헌 이야기도 했습니다. 그는 "이병헌 씨 참 잘한다. 괜히 이병헌이 아니구나, 했다"라며 "얼굴을 쓰다듬으며 내 귀에 얼굴을 대고 우는데 얼마나 울던지 내 머리가 다 젖었다. 눈물 나올까 봐 이를 깨물고 참았다. 너무 슬퍼서"라고 연기 칭찬을 쏟아냈어요. 그러면서 "그리고 괜한 소리를 안 하고 자기 작품에만 몰입한다. 처음 봤지만 대단한 배우라고 생각했다"라고도 덧붙였죠.
 
 
노희경 작가에게는 잔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고 합니다. 김혜자는 "〈우리들의 블루스〉 연습 처음 한 날이었다. 그냥 대본을 읽었는데 (노희경 작가에게) 전화가 왔다"라며 "'선생님, 엄마를 사랑스럽게 하면 어떡하냐. 누가 선생님 또 캐스팅을 하겠냐'라고 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소 강한 어조에 김혜자도 '이게 미쳤나' 싶었다는데요. 하지만 노희경 작가의 그 말은 연기하는 내내 도움이 됐습니다. 보통 엄마처럼 연기해선 안되는 캐릭터였기 때문이죠.
 
이처럼 지난 연기 인생에서 보고 겪은 비화들을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꺼낸 김혜자는 이날 상금 100만원을 얻었는데요. 촬영 내내 현장 분위기에 만족감을 표현하던 그는 이 100만원을 〈유 퀴즈 온 더 블럭〉 회식비로 쾌척하기도 했습니다.

#김혜자 #봉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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