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에서 개교 387년 만에 첫 흑인 여성 총장이 나온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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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에서 개교 387년 만에 첫 흑인 여성 총장이 나온다

임기는 7월부터.

라효진 BY 라효진 2023.01.09
지난해 말,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자 세계 최고의 명문 사학 하버드 대학교에서 제30대 총장이 지명됐습니다. 주인공은 2006년 하버드에서 교수를 시작해 사회과학부와 인문과학부의 학장을 차례로 맡아 온 클로딘 게이입니다. 그는 1636년 하버드 대학교가 문을 연 이래 처음으로 나온 '흑인 여성' 총장입니다. 바꿔 말하면, 하버드에서 흑인 여성 총장이 나오기까지 무려 387년이 걸렸다는 뜻입니다.
 
 
1970년 미국 뉴욕에서 아이티 출신 이민자의 딸로 태어난 클로딘 게이는 1992년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습니다. 이후엔 1998년 하버드에서 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모교 스탠퍼드에서 조교수와 종신 부교수를 역임했습니다. 이후 2006년 하버드에 교수로 합류했고, 사회과학부와 인문과학부의 학장을 거쳐 17년 만에 총장이 됩니다.
 
양적 사회과학자인 클로딘 게이는 특히 정치 행동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의 연구와 교육은 다양한 사회적-경제적 요인이 어떻게 개인의 정치적 견해와 투표 행동을 형성하는지 탐구합니다. 이를테면 흑인 등 소수인종의 선출직 진출이 정부에 대한 전체 국민 인식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혹은 정부가 주택-거주지원 정책을 시행할 때 시혜층인 빈곤층의 정치 참여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를 연구하고 가르치는 겁니다. 학장으로 있을 때는 코로나19 팬데믹에도 학생의 학업 연속성 및 접근을 보장하고, 교수진의 학습 혁신을 장려한 공을 세웠기도 하고요.
 
 
그가 총장으로서 임기를 시작하는 건 올 7월부터입니다. 언급했듯 그는 하버드 역대 최초 흑인 여성 총장이지만, 두 번째 여성 총장이기도 합니다. 클로딘 게이 이전의 총장 29명 중 여성은 드류 파우스트 단 한 명 뿐이었습니다.
 
 
400년 가까이 쉽게 변하지 않던 하버드의 역사가 클로딘 게이에 의해 바뀌었습니다. 내부에선 대부분 환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외부에선 학교 측의 이 같은 결정을 좋지 않게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최근 불거진 하버드의 인종 차별 논란을 흑인 여성 총장 발탁으로 무마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소립니다. 하버드는 대입 과정에서 소수 인종에 가산점을 주는데, 여기에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쏙 빠진 정황이 드러나며 사건은 소송전으로까지 번졌습니다. 연방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총장 지명이 정치적으로 수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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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라효진
    사진 GettyImages/The Harvard Gazette/Unsplash
    영상 Harvard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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