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올해 비엔날레에서 조우한 두 세계, 정금형&이미래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에 참가한 유일한 두 한국 여성 작가. '꿈의 우유(The Milk of Dreams)'라는 주제 아래 조우한 정금형과 이미래하는 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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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으로 약 3년 만에 재개한 제59회 베니스 비엔날레. 흑인 여성 작가인 시몬 리와 소니아 보이스가 황금사자상을 각각 거머쥔 것을 필두로 여성성에 대한 담론이 화두였던 이번 미술전에서 특유의 대담함과 도발성으로 관람자와 평단의 발길을 붙든 두 작가가 있다. 행위예술가 정금형과 설치미술가 이미래. 몸의 변형과 변화의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꿈의 우유(The Milk of Dreams)’를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본전시 중 다섯 번째 주제전인 ‘사이보그의 유혹(Seduction of the Cyborg)’의 장에 함께 놓인 두 작가의 작품은 그야말로 유혹적이다.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장에 설치된 이미래 작가의 ‘엔드리스 하우스’.
옛 병기창을 개조한 전시관 ‘아르세날레’ 한가운데에 놓인 이번 전시작 ‘토이 프로토타입(Toy Prototype)’은 기계는 과연 인간의 도움을 필요로 할지, 우리가 기계나 전자장치에 갖는 감정은 상황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탐구한다. 해체된 마네킹, 전선줄이 복잡하게 얽힌 전동 바퀴 기구, 각종 의료 기구가 가지런히 놓인 테이블은 인간과 기술의 경계를 겸허히 사유하게 만든다. 정금형은 호서대학교 연극영화과와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예술전문사)을 졸업했다. 원래 춤꾼이었지만 몸의 영역을 확장하는 작업과 함께 무용가 · 퍼포머 · 안무가를 겸한 행위예술가로 활동 폭을 넓혔다. ‘비디오 카메라’(2011) ‘휘트니스 가이드’(2011) ‘심폐소생술연습’(2013) 등이 대표작. 2014년 광주비엔날레와 2015년 뉴 뮤지엄 트리엔날레 등에 참가했고, 2016년에는 에르메스 재단미술상을 수상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삼성문화재단 리움미술관 등 주요 미술관 전시도 섭렵하며 가장 주목해야 할 한국 미술가 중 한 명이 됐다. 그의 독특한 이력은 작품의 서사적 바탕이 된다.

정금형 작가의 설치작 ‘토이 프로토타입’. 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고찰한다.
정금형과 이미래는 기계나 부품 같은 비(非)생물을 움직여 생명성을 부여하고, 취약한 존재 혹은 주변부에 놓여 있던 개념들을 끌어모아 새롭고 강력한 비주류의 세계를 창조해 낸다. 두 여성의 신세계에선 구태의연함이란 찾아볼 수 없다.
조상인 <서울경제> 미술 전문 기자.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 학사, 동 대학원 미술경영 석사 출신으로 15년째 미술 전문 기자로 일하고 있다. <살아남은 그림들>을 썼다.
Credit
- courtesy of 조상인/ la biennale di venezia
- 에디터 이경진/전혜진
- 글 조상인
- 디자인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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