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

영화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
엠마 톰슨이 주연을 맡은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가 극장에서 상영 중입니다. 주인공 ‘낸시’는 60대의 은퇴한 교사로 최근 남편이 죽고 혼자가 된 상태. 사회적 틀에 얽매여 정해진 역할에 따라 살았던 지난 세월에 회의감을 느낀 그녀는 “한 번도 느껴본 적 없었던” 성적 만족을 경험하고자 섹스 서비스를 신청합니다. 그렇게 만나게 된 젊고 다정한 남성 ‘리오 그랜드(다릴 맥코맥)’와 소통하면서 낸시는 자신을 가둔 경계를 넘어서고 삶의 활기를 되찾습니다.
억눌린 자아를 지닌 여성이 성적 행위에서 해방을 얻는다는 설정은 더 이상 참신한 것은 아니죠. 그것도 성매매를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 이 영화를 지지하는 데 망설이는 이들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엠마 톰슨의 연기는 이러한 한계와 우려를 뛰어 넘습니다. “낸시와 나는 종이 한 장 차이”라는 그는 기꺼이 영화에 뛰어들었고, 상대역을 맡은 신인 배우 다릴 맥코맥과 근사한 호흡을 펼칩니다. 영화는 진지하고 유쾌한 대화가 넘치며, 엠마 톰슨의 용기가 빚어낸 ‘마지막 신’은 특별한 여운을 남깁니다.

1992년 칸 영화제에서 엠마 톰슨 @GettyImages
그런데 60대에 이르며 엠마 톰슨의 필모그래피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전보다 더 독특하고 다채롭고 흥미로워진 것. 〈레이트 나이트〉에서 오만하고 까칠한 토크쇼 스타 역을 맡았고, 〈이어즈&이어즈〉에서는 괴물 같은 극우 정치인, 〈크루엘라〉에서는 화려한 드레스를 차려입은 냉혈한을 연기했지요. 미국 ELLE.com과 나눈 인터뷰에서 엠마 톰슨은 이렇게 말합니다.

영화 〈레이트 나이트〉

영화 〈크루엘라〉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의 각본가 케이티 브랜드는 처음부터 ‘낸시’ 역에 엠마 톰슨을 떠올리며 글을 썼다고 하죠. 〈레이트 나이트〉의 민디 컬링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엠마 톰슨은 말합니다. 몇 년 전이었다면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 같은 작품을 선택하지 못했을 거라고. 40년의 커리어를 지닌 존경받는 배우가 카메라 앞에서 완전히 옷을 벗는 건 누가 생각해도 쉬운 결정이 아니겠죠. 그러나 엠마 톰슨은 그렇게 했습니다. 기꺼이 여성 동료, 젊은 창작자들의 손을 잡고 마음을 흔드는 새로운 도전에 뛰어들었습니다.
엠마 톰슨이 있었기에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 속 낸시의 해방은 이뤄질 수 있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자유롭고 담대한 63세 배우 엠마 톰슨, 그의 모험이 계속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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