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randon Freitas, 〈Living Water Campground〉
전시 〈우연히 웨스 앤더슨: 어디에 있든, 영감은 당신 눈앞에 있다〉는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시대에 전 세계 사람들이 참여하는 가상 모험 놀이, 영감을 찾는 여정이 되었다. 시작은 이랬다. 2017년 미국 브루클린에서 한 부부가 여행 계획을 짜기 시작한다. 웨스 앤더스 감독의 팬이었던 두 사람은 ‘우연히 웨스 앤더슨‘이라는 뜻의 인스타그램 계정(@accidentallywesanderson)을 만들고 앤더슨 영화에 등장할 법한 장소를 포착해 업로드했다. 이들의 계정은 점점 유명해져서 세계 각지의 팔로워들이 자신이 발견한 특별한 장소의 사진을 보내기 시작했다. 부부는 날아오는 이미지들을 선별해 피드를 함께 꾸려 나갔다.



그라운드 시소 성수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우연히 웨스 앤더슨: 어디에 있든, 영감은 당신 눈앞에 있다〉는 환상적인 현실 속 장소 이미지 300여 점을 통해 관람객들을 정신의 여행, 영감의 여정으로 인도한다. 세계 각지의 특별한 장소를 유랑하는 모험가들의 여정에 동참할 수 있도록 구성된 전시에는 동화 같은 파스텔톤의 색조, 마음이 편안해지는 완벽한 대칭 구도, 시선을 끄는 강렬한 무늬 등 아름다움과 위트를 모두 지닌 순간들을 만날 수 있다.

Valentina Jacks, 〈Hotel Opera〉
전시는 여행의 과정을 떠올리게 하는 10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행기, 기차, 바이크 등 이동 수단을 모은 ‘Mind the Gap’, 단순히 하룻밤 묵는 곳으로 정의하기엔 너무 아쉬운, 신비롭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호텔을 소개하는 ‘Check in, Please’,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 속 팔레트에도 자주 등장하는 터콰이즈와 핑크색의 이미지 큐레이션 ‘Colorful Collection’, 그리고 앤더슨 감독의 신작 〈프렌치 디스패치〉의 배경이 된 프랑스 앙굴렘을 모험한 기록으로 꾸민 ‘Special Zone’까지 다채로운 섹션이 마련되어 있다. 미로처럼 이어진 500여 평 규모의 전시장에서 스톡홀름으로 밀워키로 빈으로 우리를 인도하면서도 전시는 말한다. 일상 속 익숙한 장소라도 보는 각도를 달리하면 새로운 영감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