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둘러싸인 작은 안식처, ‘책방한탸’_주간책방 #9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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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둘러싸인 작은 안식처, ‘책방한탸’_주간책방 #9

읽고 쓰는 사람들을 위한 공유지로의 초대.

오채은 BY 오채은 2021.12.16
책방한탸 외부책방한탸 내부책방한탸 내부책방한탸 내부
오늘 소개할 서점은 부산의 망미동 책방 골목에 위치한 책방한탸(@han_tya_book)입니다. ‘한탸’라는 독특한 이름은 체코의 국민 작가 보후밀 흐라발의 〈너무 시끄러운 고독〉이라는 소설 속 주인공의 이름인데요. 폐지압축공으로 일하는 한탸는 지하실에 쏟아져 들어오는 금서를 읽으면서 자신만의 교양을 쌓고 세계를 넓혀나가는 인물입니다. 책방지기는 이 세상에 노동자이자 독서가인 한탸 같은 사람이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방의 이름을 지었습니다.
 
녹색 건물 안에 빼곡하게 채워진 책들은 대부분 페미니즘을 비롯한 인문학 장르 위주의 서적입니다. 서점에 방문한 누군가가 우연히 읽고 싶은 책을 발견하거나 마음에 와닿는 책을 마주치길 바라는 마음으로 책방지기가 신중하게 고른 것이죠. 책방지기는 서점이 책을 통해 경험을 선사하는 공간이 되기를, 그래서 이 작은 공간이 수많은 사람의 경험으로 천천히 굴러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책방한탸에서는 세 가지 독서모임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책방 개업 때부터 지금까지 지속해온 페미니즘 읽기 모임 ‘월경’, 문학 서적을 함께 읽는 ‘호미’비문학 도서를 읽는 ‘클레임’입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잠시 중단했던 ‘호미’와 ‘클레임’은 12월부터 다시 진행됩니다. 읽기 모임 외에도 작가 초청 강연회나 북토크를 진행하기도 하니 자세한 내용은 책방한탸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해 보세요.
 
서점은 책을 매개체로 한 ‘문화공간’이라고 생각해요. 책방한탸도 서점이라는 공간의 지속성에 공감하고 힘을 보태주는 동지들이 있죠. 다만 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책을 판매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만은 않아요. 그래도 읽고 싶은 책을 발견해 나가는 사람들을 만나는 건 책방지기만이 느낄 수 있는 기쁨 같아요. – ‘책방한탸’ 책방지기
 

‘책방한탸’ 책방지기가 추천하는 책 두 권.

이문영 〈노랑의 미로〉

이문영 〈노랑의 미로〉

“한겨레의 이문영 기자가 쓴 책으로, 서울역 인근 동자동 쪽방촌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작가는 2015년, 건물주로부터 강제 퇴거를 요구받은 세입자들의 가난한 일상과 퇴거 이후 내몰린 이들의 발자취를 따라갑니다. 가난이라는 단어를 일차원적으로 소비했던 기존의 태도에서 벗어나 저널리즘의 시선에서 사건을 기록하고,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문학적으로 풀었어요. 쪽방촌에 사는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안고 살아온 이들입니다. 중동의 전쟁터에서 살아 돌아온 사람, 팔뚝에 새겨진 검은 문신 때문에 삼청교육대에 끌려간 사람, 젊은 날에는 악명 높은 철거 기업의 선봉대였으나 지금은 반대로 내쫓길 처지에 놓인 사람까지. 각각의 사연을 읽다 보면 역사가 개인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새삼 깨닫게 돼요.”
 
헨미 요 〈1★9★3★7 이쿠미나〉

헨미 요 〈1★9★3★7 이쿠미나〉

‘비극으로부터 사람을 구원하는 것은 겉발림으로 하는 다정한 말이 아니다. 비극의 본질에 상응하는 깊이를 지닌 언어뿐이다. 그것을 나는 지금도 찾고 있다.’
“〈1★9★3★7 이쿠미나〉는 일본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헨미 요가 난징대학살의 장본인인 일본군에 대해 색다른 시각을 제공합니다. ‘난징대학살’이라는 거대한 사건 속 개인을 돌아보죠. 저자는 전쟁 당시 장교였던 아버지에게 끝내 묻지 못했던 질문과 현재 자신의 책임을 돌아보며, 결국 이 대학살은 우연히 발생한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결국 하나의 역사적 사건은 개인과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을 상기하는 날카로운 시선이 담겼죠.”
 
인스타그램 @han_tya_book
위치 부산시 수영구 연수로369번길 22
문의 010-8793-2392
운영 수-토 13시-19시, 일요일 12시-18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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