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ETY

<오징어게임> 닮은 자본주의에서 생존하는 방법_#돈쓸신잡_15

자본주의 게임에서 살아남는 법칙에 대해 공부할 때다.

BY김초혜2021.10.14
어딜 가든 〈오징어게임〉이 화제다. 전 세계가 이렇게까지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많은 사람은 이 잔혹 드라마가 결국 우리 사회와 비슷하다는 것을 직감했을 것이다. 자본주의를 채택한 나라에서 경쟁이 필수다. 취업만 해도 그렇다. 내가 붙기 위해서 누군가 떨어져야 한다. 기업 간에도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기업 안에서도 팀 단위로 경쟁을 하고, 팀 안에도 또 경쟁이 있다. 이 경쟁에서 꾸준히 이기는 사람은 더 많은 보상을 얻고, 연달아 지는 사람에게는 적은 몫이 돌아간다.
 
물론, 세상을 오직 경쟁으로만 바라보는 건 피곤한 일이다. 하지만 선택권이 없다. 우리는 어쨌든 자본주의라는 냉정한 게임 안에 들어와 있다. 〈오징어게임〉 참가자들처럼 남을 잔혹하게 짓밟으면서까지 승리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굳이 패배할 필요도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패배자로 사는 건 불편하고 슬픈 일이다. 〈오징어게임〉에 참가한 사람들 역시 자본주의라는 게임에서 완벽하게 패배하고 주변부로 밀려난 사람들이다. 우리는 적어도 이렇게는 되지 말아야 한다. 자본주의 게임에서 살아남는 법칙에 대해 공부할 때다.  
 

자본주의 생존 법칙 1: 현금을 믿지 마라

레이 달리오는 ‘헤지펀드의 황제’라고 불리는 전설적인 투자자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퍼펙트 스톰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완벽하게 대응했다. 레이 달리오는 ‘올 웨더 포트폴리오’(All weather portfolio)라는 투자 스타일을 확립했다. 말 그대로 모든 계절에 대응 가능한 투자 기법이다. 그는 금, 은, 주식, 채권은 물론이며 최근엔 비트코인까지 자산으로 편입했다. 전통적으로 증시가 호황이면 금, 은, 채권 가격이 내려간다. 반대로 주식 시장이 불황일 땐 안전자산으로 불리는 금, 은, 채권의 가격이 올라간다. 즉, 레이 달리오는 시시각각 변하는 경제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자산을 다양한 분야에 분산시켜놓은 것이다.
 
레이 달리오가 늘 하는 말이 있다. 그는 꾸준히 “현금은 쓰레기다”(cash is trash)라고 주장한다. 언뜻 보면 과격한 조언 같지만, 그럼에도 이 위대한 투자자가 왜 이런 말을 하는지 뜯어볼 필요가 있다. 법칙 2에서 자세히 설명해보겠다.
 

자본주의 생존 법칙 2: 인플레이션을 이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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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번 주 토요일에 로또 1등에 당첨됐다고 가정해보자. 세금 다 떼고 15억 정도를 수령했다고 치자. 이 돈으로 뭘 할 수 있을까. 5년 전이었다면 잠실 엘스 30평대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었다. 그러고도 무려 6억 정도가 남았다. 이 6억으로 주식을 살 수도 있고, 전세를 낀 채 잠실 엘스 30평대 한 채를 더 살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5년 전에 9억이었던 잠심엘스는 현재 25억이다. 이젠 로또 1등에 당첨돼도 서울 상급지 아파트 1채를 사기 어렵다는 뜻이다. 물론 15억은 큰돈이다. 지금도 이 돈이면 서울에서 괜찮은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이 현금을 사용하지 않고, 그냥 통장에 넣어두면 어떨까. 그리고 또 5년이 지나 2026년이 됐다고 가정해보자. 단언하건대, 2021년에 15억으로 살 수 있었던 아파트를 그때가 되면 사기 어려울 것이다. 이것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며 레이 달리오가 “현금은 쓰레기”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아파트, 주식, 비트코인, 금, 은 모두 일종의 가치 저장 장치다. 그리고 이 자산들은 우리가 잠든 사이에도 열심히 일을 하고, 그 결과 장기적으로 가치가 상승한다. 하지만 현금은 어떤가. 현금은 그 자체로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현재 통장에 1억이 있는데, 이걸 한 푼도 안 쓰고 10년이 지났다고 가정해보자. 10년 전의 1억과 현재의 1억은 전혀 다르다.
 
너무 큰 금액으로 사례를 들어 막연할 수도 있다. 그럼 1만원으로 생각해보자. 1981년 1만원으로 삼양라면을 100봉지 살 수 있었다. 물가는 계속 오른다. 2002년 1만원으로 살 수 있는 삼양라면은 19봉지에 불과하다. 그리고 현재는 1만원으로 13봉지만 살 수 있다. 앞으로 1만원으로 살 수 있는 라면 개수는 꾸준히 줄어들 것이다. 현금은 희소하지 않고, 희소하지 않은 자산은 결국 가치가 떨어진다. 현금만 장기적으로 들고 있는 건 원금을 지키는 게 아니라 자산의 가치를 불태우는 것이다.  
 

자본주의 생존 법칙 3: 현금을 없애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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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만 장기간 보유하는 게 위험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면, 그다음은 현금을 없앨 차례다. 조금 과감한 비유를 들자면, 예금 통장에서 꿀 빨면서 빈둥거리는 현금을 멱살 잡고 통장 밖으로 끌어내 일터로 내보내야 한다. 물론, 어떤 일터로 내보낼지는 개인의 선택이다. 나는 주식, 펀드, ETF, 부동산, 비트코인에 나의 현금을 투입하는 중이다. 매달 월급날마다 들어오는 현금을 삼성전자, 애플, 나이키, 엔비디아, 디즈니 등 다양한 기업들의 주식으로 교환한다. 즉, 현금을 즉각 없애버리는 것이다.  
 
‘없앤다’라는 말이 다소 과격하게 들릴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건 어떨까. 주식을 살 때마다 나는 내 현금을 전 세계 최고의 일터로 취업시킨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직접 실리콘밸리에 있는 기업에서 일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나는 그 기업의 지분을 보유할 수 있다. 그 결과 그 기업들이 내는 성과를 나누어 가질 수 있다. 물론 누군가는 이렇게 물어볼 수도 있다. “주식 투자는 원금 보장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그러면 나는 이렇게 말한다 “어차피 현금만 들고 있는 것도 100% 손실입니다, 뭐라도 해야죠”
 

자본주의 생존 법치 4: 그럼에도 복리를 믿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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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투자는 쉽지 않다. 통계만 봐도 개인 투자자가 주식으로 돈을 버는 경우보다 잃은 경우가 더 많다. 올해는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하지만, 작년엔 1년 내내 호황이었다. 그런데 정작 작년에 투자를 처음 시작한 사람 중 3분의 2는 호황 속에서도 돈을 잃었다. 왜 그럴까. 투자가 아니라 투기를 했기 때문이다. ‘빠르게’ ‘많은’ 돈을 벌려는 초조함 때문에 한 주식을 오래 들고 있지 않고 계속 사고팔기를 반복했다. 또한 리스크가 큰 상품을 빚까지 내며 투자를 했다. 이런 방식의 접근은 투자가 아니라 투기 혹은 도박이다. 하지만 투기를 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투자자라고 착각한다.
 
현금이 아무리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고 해도, 우리는 현금을 지불해서 즐거운 일들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즐거움을 포기하면서까지 투자를 했는데, 돈을 잃는 건 개인에게 큰 상처를 입힌다. 이런 상처들이 쌓이고 쌓이면 결국 “주식은 사기다”라고 생각하며 시장을 떠난다.
 
어떻게 해야 이런 함정에 빠지지 않고 지속 가능한 투자를 할 수 있을까. 워런 버핏의 말에 힌트가 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주식시장은 인내심 없는 사람의 돈을 인내심 있는 사람에게 이동시키는 도구다” 버핏은 실제로 한번 산 기업은 좀처럼 팔지 않는 투자자다. 버핏이 꾸준히 강조하는 가치가 바로 ‘복리’다. 연평균 10% 수익률을 내는 상품을 생각해보자. 실제로 S&P500에 투자하는 상품 SPY의 경우가 그렇다. 지난 수십 년간 SPY가 낸 수익률을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대략 10% 정도다. SPY에 매달 꾸준히 100만원씩 투자하면 어떻게 될까. 연평균 10% 성장률을 적용해봤다. 최근 5년간 투자했다면 총 투자원금은 6000만원이며, 수익을 합치면 9400만원 정도다. 똑같은 방식으로 10년을 투자하면 어떨까. 총 투자금은 1억2000만원이며 평가액은 2억7000만원이다. 그렇다면 기간을 더 확 늘려서 똑같은 방식으로 20년을 투자하면? 투자 원금은 2억4000만원이며 평가액은 8억8000만원이다. 즉, 긴 시간을 투자할수록 수익은 기하급수로 늘어난다. 이것이 바로 위대한 투자자들이 강조하는 ‘복리의 마법’이다.  
 
그러니까 결국 자본주의라는 오징어 게임에서 생존하려면 어느 정도는 낙관주의가 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 시장은 요동칠 수 있지만, 어차피 길게 보면 성장한다. 우리는 그 성장을 믿고 꾸준히 현금을 역동적인 자산에 투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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