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론, 세상을 오직 경쟁으로만 바라보는 건 피곤한 일이다. 하지만 선택권이 없다. 우리는 어쨌든 자본주의라는 냉정한 게임 안에 들어와 있다. 〈오징어게임〉 참가자들처럼 남을 잔혹하게 짓밟으면서까지 승리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굳이 패배할 필요도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패배자로 사는 건 불편하고 슬픈 일이다. 〈오징어게임〉에 참가한 사람들 역시 자본주의라는 게임에서 완벽하게 패배하고 주변부로 밀려난 사람들이다. 우리는 적어도 이렇게는 되지 말아야 한다. 자본주의 게임에서 살아남는 법칙에 대해 공부할 때다.
자본주의 생존 법칙 1: 현금을 믿지 마라
」레이 달리오가 늘 하는 말이 있다. 그는 꾸준히 “현금은 쓰레기다”(cash is trash)라고 주장한다. 언뜻 보면 과격한 조언 같지만, 그럼에도 이 위대한 투자자가 왜 이런 말을 하는지 뜯어볼 필요가 있다. 법칙 2에서 자세히 설명해보겠다.
자본주의 생존 법칙 2: 인플레이션을 이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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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주식, 비트코인, 금, 은 모두 일종의 가치 저장 장치다. 그리고 이 자산들은 우리가 잠든 사이에도 열심히 일을 하고, 그 결과 장기적으로 가치가 상승한다. 하지만 현금은 어떤가. 현금은 그 자체로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현재 통장에 1억이 있는데, 이걸 한 푼도 안 쓰고 10년이 지났다고 가정해보자. 10년 전의 1억과 현재의 1억은 전혀 다르다.
너무 큰 금액으로 사례를 들어 막연할 수도 있다. 그럼 1만원으로 생각해보자. 1981년 1만원으로 삼양라면을 100봉지 살 수 있었다. 물가는 계속 오른다. 2002년 1만원으로 살 수 있는 삼양라면은 19봉지에 불과하다. 그리고 현재는 1만원으로 13봉지만 살 수 있다. 앞으로 1만원으로 살 수 있는 라면 개수는 꾸준히 줄어들 것이다. 현금은 희소하지 않고, 희소하지 않은 자산은 결국 가치가 떨어진다. 현금만 장기적으로 들고 있는 건 원금을 지키는 게 아니라 자산의 가치를 불태우는 것이다.
자본주의 생존 법칙 3: 현금을 없애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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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앤다’라는 말이 다소 과격하게 들릴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건 어떨까. 주식을 살 때마다 나는 내 현금을 전 세계 최고의 일터로 취업시킨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직접 실리콘밸리에 있는 기업에서 일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나는 그 기업의 지분을 보유할 수 있다. 그 결과 그 기업들이 내는 성과를 나누어 가질 수 있다. 물론 누군가는 이렇게 물어볼 수도 있다. “주식 투자는 원금 보장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그러면 나는 이렇게 말한다 “어차피 현금만 들고 있는 것도 100% 손실입니다, 뭐라도 해야죠”
자본주의 생존 법치 4: 그럼에도 복리를 믿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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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이 아무리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고 해도, 우리는 현금을 지불해서 즐거운 일들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즐거움을 포기하면서까지 투자를 했는데, 돈을 잃는 건 개인에게 큰 상처를 입힌다. 이런 상처들이 쌓이고 쌓이면 결국 “주식은 사기다”라고 생각하며 시장을 떠난다.
어떻게 해야 이런 함정에 빠지지 않고 지속 가능한 투자를 할 수 있을까. 워런 버핏의 말에 힌트가 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주식시장은 인내심 없는 사람의 돈을 인내심 있는 사람에게 이동시키는 도구다” 버핏은 실제로 한번 산 기업은 좀처럼 팔지 않는 투자자다. 버핏이 꾸준히 강조하는 가치가 바로 ‘복리’다. 연평균 10% 수익률을 내는 상품을 생각해보자. 실제로 S&P500에 투자하는 상품 SPY의 경우가 그렇다. 지난 수십 년간 SPY가 낸 수익률을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대략 10% 정도다. SPY에 매달 꾸준히 100만원씩 투자하면 어떻게 될까. 연평균 10% 성장률을 적용해봤다. 최근 5년간 투자했다면 총 투자원금은 6000만원이며, 수익을 합치면 9400만원 정도다. 똑같은 방식으로 10년을 투자하면 어떨까. 총 투자금은 1억2000만원이며 평가액은 2억7000만원이다. 그렇다면 기간을 더 확 늘려서 똑같은 방식으로 20년을 투자하면? 투자 원금은 2억4000만원이며 평가액은 8억8000만원이다. 즉, 긴 시간을 투자할수록 수익은 기하급수로 늘어난다. 이것이 바로 위대한 투자자들이 강조하는 ‘복리의 마법’이다.
그러니까 결국 자본주의라는 오징어 게임에서 생존하려면 어느 정도는 낙관주의가 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 시장은 요동칠 수 있지만, 어차피 길게 보면 성장한다. 우리는 그 성장을 믿고 꾸준히 현금을 역동적인 자산에 투입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