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ETY

스벅, 애플, 나이키에 투자해야하는 이유_돈쓸신잡 #14

팬덤이 있는 기업은 망하지 않는다.

BY김초혜2021.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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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란 무엇일까. 누군가는 매일매일 주가를 들여다보면서 사고, 파는 행위를 하며 차익 실현하는 것을 주식 투자라고 말할 것이다. 안타깝지만, 이런 방식으로만 주식에 접근하면 삶이 피폐해진다. 주식 투자란 근본적으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주식을 산다는 건 엄밀하게 따지면 기업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당연히 아무 기업에나 투자해선 안 된다. 그렇다면 우린 어떤 기업에 투자해야 할까. 유독 위기에 강한 기업이 있다. 굳건한 지지자들을 보유한 기업들이다. 이미 팬덤이 강하게 형성된 기업은 위기에도 잘 쓰러지지 않는다. 팬덤에는 경제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힘이 있다. 이런 힘이 경제학을 새로 쓰기도 한다.  
 

왜 스벅에는 항상 사람이 많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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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출근길이었다. 지하철에서 내려 회사에 가기 전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테이크아웃 하려 스타벅스 앱을 실행했다. 그런데, ‘접속자가 많아서 앱 접속이 지연되고 있습니다’라는 알림이 떴다. 스타벅스 앱을 사용하면서 처음 본 메시지였다. 결국 사이렌 오더 주문을 포기하고, 매장에 갔다. 평소 같았으면 한산했을 아침 스타벅스 매장에 손님들이 바글바글했다. 길게 늘어진 줄을 보고, 모닝커피를 포기한 채 빈손으로 회사에 왔고, 오랜만에 커피믹스를 타 마셨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알고 보니 그날은 스타벅스가 커피를 주문한 손님들에게 리유저블 컵을 주는 이벤트를 연 날이었다. 이 이벤트는 뉴스에도 많이 나올 만큼 말 그대로 대란이었다.  
 
스타벅스가 내놓은 굿즈에 많은 사람이 열광하는 건 하루 이틀이 아니다. 왜 그 많은 카페 프랜차이즈 중 유독 스타벅스에 사람들은 이렇게까지 열광할까. 스타벅스 마케팅 전략은 이미 많은 경제학자가 연구했다. 요약하면, 사람들이 스타벅스에서 소비하는 건 단순히 커피뿐만이 아니다. 스타벅스라는 브랜드가 지닌 특유의 여유로운 감성까지 함께 소비하는 것이다.  
 
내가 직접 가본 스타벅스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은 일본 교토 니넨자카에 있던 지점이었다. 일본 전통 목조 가옥의 특징을 그대로 살린 스타벅스였다. 그날 그곳에서 먹은 커피 맛은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고즈넉한 풍경 안으로 쏙 들어가 거기에서 커피를 마셨다는 ‘경험’ 자체는 아직도 진하게 남아있다. 이렇게 스타벅스는 고객에게 특별한 감성을 선물하는 노하우를 제대로 알고 있는 기업이다. 소비자들은 ‘감성’에 기꺼이 지갑을 연다. 물론 스타벅스를 따라 하려던 기업은 많다. 하지만 가문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듯 팬덤 역시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스타벅스의 아성에 도전했다가 사라진 커피 브랜드는 얼마나 많은가.  
 

왜 사람들은 “애플은 혁신이 끝났다”라고 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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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신제품 아이폰13을 발표한 직후, 여론은 결코 우호적이지 않았다. 마침 삼성이 출시한 갤럭시Z플립3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람들은 아이폰13을 보고 적잖이 실망했다. 확 달라진 삼성 신제품과 다르게 아이폰13은 디자인적인 면에서 전작과 차이점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애플을 향해 “애플도 혁신은 끝났다” “스티브 잡스가 없는 애플은 애플이 아니다”라며 비판했다.  
 
그런데 이런 악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스티브 잡스는 2011년에 세상을 떠났다. 그 이후로 10년 내내 세상은 “잡스가 없는 애플은 끝났다”라고 단언했다. 애플이 신제품을 발표할 때마다 “혁신이 없다”라며 따졌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지난 10년간 애플의 주가는 정확히 10배 정도 올랐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대한민국 상장기업의 시가총액을 모두 합한 금액보다 많다. 애플은 새로 내놓는 신제품마다 계속 최대 판매량 기록을 갈아치웠다. 에어팟이 처음 출시됐을 때만 해도 세상은 이 새로운 형태의 이어폰에 온갖 조롱을 쏟아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이제 길거리에 나가면 줄이 있는 이어폰을 사용하는 사람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왜 세상은 애플에게 계속 “혁신이 끝났다”라고 비판하는 걸까. 이건 그만큼 애플을 비판하는 사람들의 뇌에도 ‘애플이라면 마땅히 혁신을 이끄는 기업’이라는 대전제가 깔려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애플이 가진 팬덤의 정체다. 애플을 비판하는 사람에게도 애플은 ‘혁신을 이끄는 기업’이다. 아이폰은 왜 획기적으로 디자인을 바꾸지 않을까? 아마도 그럴 이유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클래식’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아이템들이 그렇듯이. 유독 더 매서운 비판을 받았던 아이폰13 역시 예약 판매에서부터 완판됐다.
 

위대함을 파는 나이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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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위대한 마케팅을 하는 회사 중 하나는 나이키입니다. 기억하세요. 나이키는 상품을 파는 회사입니다. 신발을 팔죠. 하지만 우리가 나이키 운동화를 살 땐 단순한 신발 회사와는 다른 무언가를 느끼게 됩니다. 그들은 절대 상품 이야기를 하지 않아요. 그들의 에어솔이 왜 리복의 에어솔보다 좋은지에 대해서 말하지 않습니다. 나이키는 광고에서 뭘 보여줍니까? 위대한 운동선수를 존경하고, 위대한 운동경기에 경의를 표합니다. 그것이 바로 나이키의 존재 이유입니다.”
 
이 말을 한 사람은 바로 스티브 잡스다. 그는 과거에 한 연단에 올라 애플이 추구하는 가치를 설명하기 위해 나이키를 좋은 예로 들었다. 생각해보면 애플 광고 역시 아이폰 성능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는다. 그 대신 아이폰과 함께 하는 ‘좋은 삶’ 그 자체를 보여준다. 나이키 광고는 어떤가. 나이키는 운동화의 스펙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그 대신 나이키라는 기업의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서 말한다. 도전, 땀, 열정, 도전, 편견과 맞서 싸우기 등등. 이런 옳은 가치들이 한데 뭉뚱그려져 나이키 그 자체가 됐다.  
 
그리고 나이키는 굳이 돈을 들여 신발을 홍보하지 않아도 되는 경지에 올랐다. 얼마 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나이키 한정판 스니커즈를 신고 인증샷을 올렸다. 최근 엄청난 근육을 장착한 채 등장한 배우 남궁민 역시 인스타그램에 운동하는 사진을 올렸는데, 그의 발에 신겨져 있는 신발 역시 정용진 부회장의 신발과 같은 모델이었다. 어디 이뿐인가. 전 세계 셀럽들은 나이키에서 후원하지 않아도, 나이키 신발을 신는다.  
 
싸구려 브랜드는 아니지만, 너무 비싸지도 않고, 전통은 있지만 그렇다고 고루하지 않고, 평범하지만 비범하고, 부자도 신고 부자가 아닌 사람도 신고, 어른도 신고 아이도 신는 신발을 만드는 기업. 세상에 이런 기업은 그다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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