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K팝을 브랜딩하다! '허스키폭스' 이두희&정기영 #KPOP #케이팝

1theK를 브랜딩하고 BTS 앨범으로 그래미 어워즈까지 진출한 이 사람들, 대체 누구야?

BY이마루2021.09.17
 
이두희가 입은 수트 세트업과 셔츠는 모두 COS. 정기영이 입은 수트 세트업은 STCO. 셔츠는 H&M.

이두희가 입은 수트 세트업과 셔츠는 모두 COS. 정기영이 입은 수트 세트업은 STCO. 셔츠는 H&M.

PROFILE
이두희 한양대학교 시각디자인 전공. 2011년 네이버 브랜딩 팀 디자이너로 입사했다. 이후 SK플래닛에서 2년간 근무하다 2015년 허스키폭스를 공동 창립했다. 정기영 역시 한양대학교 시각디자인 전공, 2009년 디자인파크, 2011년 네이버 브랜딩 팀 디자이너로 입사했다. 2015년 현재 허스키폭스 공동 대표.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꼽히는 iF 디자인 어워드 2021에서 ‘커뮤니케이션’ 부문을 수상한 TXT의 〈꿈의 장〉 앨범 시리즈.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꼽히는 iF 디자인 어워드 2021에서 ‘커뮤니케이션’ 부문을 수상한 TXT의 〈꿈의 장〉 앨범 시리즈.

 
K팝 글로벌 최대 플랫폼 중 하나인 〈1theK〉 채널의 로고 디자인. 깃발 형상과 알파벳 ‘K’는 ‘선두주자’를 상징한다.

K팝 글로벌 최대 플랫폼 중 하나인 〈1theK〉 채널의 로고 디자인. 깃발 형상과 알파벳 ‘K’는 ‘선두주자’를 상징한다.

 
 그래미 어워즈 2019 ‘베스트 리코딩 패키지’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BTS의 〈Love Yourself 轉 ‘Tear’〉 앨범.

그래미 어워즈 2019 ‘베스트 리코딩 패키지’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BTS의 〈Love Yourself 轉 ‘Tear’〉 앨범.

기업 브랜딩은 낯선 분야지만 K팝 팬들에게 허스키폭스는 친숙할 것 같다. 두 사람의 K팝 ‘덕력’은
기영 원타임이나 지누션, 에픽하이 등 힙합 아티스트를 좋아했다. BTS 프로젝트를 전개하며 K팝 아이돌의 매력에 빠져버렸고.
두희 마찬가지다(웃음). 프로젝트를 통해 그들의 음악과 콘텐츠를 밀접하게 접하면서 곡의 완성도나 스타일 수준이 상당하다는 사실에 감탄했다. 팀의 색깔과 추구하는 방향도 제각각인 점 또한 매력적이다. 최근에는 IT 신기술과 결합하거나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한 크리에이티브한 콘텐츠들을 여럿 내놓고 있지 않나. 단지 음악이나 춤, 패션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을 넘어 산업 자체를 이끄는 듯하다.
BTS의 〈Love Yourself〉 시리즈 앨범 디자인으로 2019년 그래미 어워즈 ‘베스트 패키지 앨범’에 노미네이트됐다. 심지어 첫 K팝 관련 작업이었다
기영 〈Love Yourself〉 시리즈는 이전 보다 규모가 더 커진 앨범이었다. 기존 서사와 미래의 방향성을 잇는 것에 초점을 두고 서사와 음악을 시각화했다.
두희 이미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룹이었지만, 한 단계 레벨업하는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서 기뻤다. 기존 K팝 산업 콘텐츠 작업을 진행하던 디자이너나 브랜딩 회사들도 매우 잘 해오고 있었지만, 그 톤이나 방식에서 벗어나 다른 새로운 것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기영 허스키폭스는 브랜드 관점에서 현상을 이해하고, 사회적 맥락을 녹이고, 그래픽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자신 있는 팀이다. 특정 곡이나 아티스트를 상징하려는 강박에 휩싸이기보단 앨범 자체의 톤 앤 매너와 서사를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작업한다.  
외부인의 관점에서 1년간 BTS 앨범 전곡을 들으며 세계관이나 팬덤과 소통하는 방식에 관해 끊임없는 연구를 거쳤다
두희 첫 번째는 그들이 어떤 음악을 하는지, 두 번째는 왜 사람들은 그들의 음악을 좋아하는지, 세 번째는 음악 외적으로 그들을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기 위한 과정이었다. 음악 자체의 퀄리티와 퍼포먼스의 힘이 가장 컸고, 여러 플랫폼으로 팬들과 친밀하게 소통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기영 세대마다 열광하는 아이콘이 있게 마련인데 BTS는 그 영역을 확장시켜 10대뿐 아니라 30~40대 연령층의 팬덤까지 흡수하고 국경마저 뛰어넘었다. 동시대에 필요한 메시지를 전하고, 청춘이 지닌 감정을 건드리며 공감과 위로를 건넨다는 점이 특별했다. 이 특성을 앨범 시각화 작업에 녹이려 했다.
그 과정이 유튜브 구독자 2320만 명으로 국내 최대 K팝 플랫폼 중 하나인 〈1theK〉 리브랜딩 작업을 완성도 있게 전개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기도 했겠다. 이 정도면 ‘K팝 인사이더’ 아닌가(웃음)
두희 일종의 책임감이 생겨버렸다. 카카오엠의 미디어 브랜드인 1theK는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 팬덤이 K팝을 접하는 가장 쉽고 빠른 통로다. 모든 범주의 아티스트를 모으고 큐레이팅하고 트렌드를 소개하니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 K팝 그 자체를 상징해야 하는 로고가 필요했다. 깃발과 알파벳 ‘K’를 결합해 선두주자를 은유적으로 시각화했고, 비비드한 컬러로 K팝 특유의 ‘쿨’하고 경쾌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기영 ‘K’에 붙은 한국적인 색채는 배제했다. 지금 K팝은 SNS 미디어 콘텐츠의 확장 흐름을 타고 커진 시장이기도 하다. 그 영향력이나 파급력에 무게감을 느낀다.
최근에는 TXT의 데뷔 앨범 프로젝트인 〈꿈의 장〉 시리즈 앨범 디자인이 iF 디자인 어워드 2021 커뮤니케이션 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기영 두 번째 앨범 브랜딩 작업이라 시스템 자체에 어느 정도 익숙한 상태였지만,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고자 기존 방식과 연관성을 두지 않으려 했다. 청춘이 지닌 감정을 대중이 가장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만드는 정도의 아트워크를 차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손에 쥐는 순간 아티스트가 전하려는 감정선이나 분위기를 모두 아우를 수 있도록 시각화했는데,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
K팝 산업이라는 거대 시장의 소비자는 여타 산업의 소비자 층과 어떤 점에서 다를까
두희 소비자는 이미 해당 브랜드를 선호하는 사람과 앞으로 선호하게 될 사람으로 구분된다. 대개의 브랜딩은 미래의 소비자를 사로잡으려는 관점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K팝 소비자는 정반대다. 이미 콘텐츠나 아티스트를 무한한 애정을 바탕으로 이해하고 있다. SNS를 통해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인다는 점도 특별하다. ‘디테일’로 만족시켜야 하기에 쉽지 않은 소비자들이다(웃음).
K팝 관련 프로젝트를 지속하는 이유는
기영 컨셉트가 확실하고, 솔직하고 과감한 관점에서 브랜딩에 접근할 수 있다. 몸집이 계속 커지는 산업이기에 기존의 틀을 깨는 방식으로 다양한 형태의 아이디어를 전개할 수 있고, 시각적인 측면이나 표현의 영역에서도 창의성을 발휘할 지점이 많아 흥미롭다.
두희 브랜딩의 불모지라는 점 또한 도전의식을 불태운다. 또 브랜딩 역사에는 기업이나 서비스업과 관련해 이미 완벽한 선례가 넘치는 반면 K팝은 개척해 나가야 할 영역이 무궁무진하다. 우리가 선례가 될 수 있는 작업을 해나간다는 점이 재밌기도,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변화하는 사회 흐름 속에서 새로움을 실현한다’는 철학으로 브랜딩과 회사 규모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허스키폭스의 철칙은
기영 ‘Stay Wild for the New’라는 슬로건처럼 우리 자신을 사지에 몰아넣는다는 점(웃음).
두희 다방면에 관심과 호기심을 갖고, 넓지만 깊은 지식을 요구한다는 점이 재밌기도, 힘든 점이기도 하다. 해당 브랜드를 다년간 계속해서 공부하고 직접 경험한 클라이언트를 설득할 수 있도록 단시간에 그들만큼 통찰력을 갖고 성과를 보여주려 한다.
기영 브랜딩 업계는 최선을 다해 깨어 있지 않으면 추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어떤 브랜드든 지속 가능한 생존력을 갖추려면 집요하게 고민하고 움직여야 한다. 브랜딩을 인큐베이팅 개념에 비유하기도 하니까. 세세한 부분까지 챙기며 완성도를 높이려 한다. 사람들은 한평생 다양한 문화를 만들어가고, 수십 개의 브랜드를 거치며 살아가지 않나. 사람 사이에 어떤 스토리나 추억의 일부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 그 세상을 탐구하고 알아가는 과정은 여전히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