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춤〉 영상에 7월의 아티스트로 참여했어요. K팝 아티스트 중에서도 진짜 ‘춤꾼’들만 촬영한다는 영상이죠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콘텐츠였어요. 록 스타를 꿈꾸는 소년이 꿈에서 스타가 된다는 내용으로 해리 스타일스의 ‘Watermelon Sugar’와 에드 시런과 브루노 마스, 크리스 스테이플턴이 부른 ‘Blow’를 리믹스했죠. 처음 안무를 보고 절망했어요. 내가 할 수 있을까?
연습 비하인드 영상을 보니까 명언이 쏟아지더라고요. ‘안 되는 건 없습니다. 안 되면 되게 하라!’ ‘사실은 안 쉬워서 더 재미있는 거죠. 쉬우면 재미없잖아요’ 같은. 월말 평가마다 1위를 차지해 ‘빅히트 전설의 연습생’으로 불렸던 연준에게도 이토록 어려운 일이 있다는 일이 신기하더군요
안무 난이도도 난이도지만 체력적으로 힘에 부쳤어요. 제가 체력이 엄청 좋은 편은 아니라 초반에는 끝까지 한 번 추고 나면 약간 넋이 나갈 정도더라고요. 어떻게든 연습으로 메우려 했죠. 함께해준 댄서들도 정말 잘 추기로 소문난 분들이거든요. 결과적으로 제게는 자랑스러운 경험이 됐어요.
원피스와 롱부츠는 모두 Burberry. 이어 커프와 팔찌는 모두 Portrait Report.
이너 웨어 톱과 수트는 모두 Valentino.
두 번째 정규 앨범 〈혼돈의 장: Freeze〉에도 활발히 참여했어요. 어떤 경험이었을지
랩 파트를 쓴 ‘No Rules’를 포함해 주로 가사에 참여했는데요. 앨범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는 것 같아 재미있었어요. ‘밸런스 게임’은 트렌디하고 랩 가사 같았으면 좋겠다거나, ‘Frost’는 운명, 믿음 같은 키워드에 중점을 뒀으면 좋겠다는 전체 방향성을 참조해서 함께 다듬었죠.
8월 17일 발매될〈혼돈의 장: Fight or Escape>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TOMORROW X TOGETHER)의 첫 번째 리패키지 앨범이기도 해요
공백기가 두 달밖에 되지 않아 팬들이 좋아해줘서 설레요. 컨셉트도 마음에 들고요. 여러모로 기대 되는 활동이에요.
콘셉트 클립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더군요. 이번에도 열심히 연습했나요
특별히 촬영을 위해 연습을 많이 하지는 않았어요. 현장에서 타봤는데 금방 익숙해지더라고요. 재미있었어요.
카메오로 드라마에 출연했을 때나 뉴욕 패션위크에 서는 것처럼 해보지 않은 일을 할 기회가 왔을 때 항상 ‘열심히 준비했다'고 자신 있게 말하더라고요
저는 연습을 하고 안 하고의 차이가 엄청 크다고 생각하는 편인데요. 일단 연습이 부족하면 제가 자신이 없어요. 언제든지 일정 수준으로 해낼 수 있을 정도로 연습해야 자신감이 생기고, 표현할 수 있는 폭도 넓어지거든요.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은 엄청 집요하게 연습하는 편이에요.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영상 중에서 연준이 여러 번 본 건 뭔가요? 촬영이 특히 재미있을 수도 있고요
저희 컨셉트 트레일러 ‘The Chaos Chapter: Freeze’ 영상이요. 쇼핑몰에 떨어지는 얼음을 피하고, 싸우는 컨셉트인데 CG도 재미있고, 피하거나 맞서 싸우는 과정에 중간중간 들어가는 춤이 멋있어서 정말 여러 번 봤어요.
터틀넥 니트 톱과 이너 재킷, 롱 코트는 모두 Ermenegildo Zegna. 비니는 Celine.
니트 베스트와 니트 점프수트, 재킷, 팬츠는 모두 Prada.
리패키지 앨범의 타이틀곡 ‘LO$ER=LO♡ER’는 이전 활동곡 ‘0×1=LOVESONG’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느낌이 들어요. ‘New Rules’와 ‘No Rules’의 가사와 제목처럼 곡끼리의 연속성이나 비범한 단어 선택도 그렇지만 TXT는 컨셉트와 감수성이 분명한 팀이잖아요. 팀의 방향성이 명확하다는 게 아티스트로서는 어떤가요
사람 한 명 한 명의 개성이 중요하듯 어떻게 팀의 색깔을 표현할지는 정말 중요한 문제잖아요. 저희 팀만의 상징이나 색이 있다는 게 좋아요. 많은 분의 인상에 남기도 하고요. 처음에는 그런 방향성이 내가 가진 색과 덜 맞는 것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어요. 하다 보니까 제가 가진 색이 여러 개더라고요.
‘동물원을 빠져나온 퓨마’같이 연준의 색이 도드라지는 곡도 있을 테고요. 곡과 컨셉트를 이해하기 위한 과정에서 새로운 관심사가 생기기도 할지
잘 모르는 주제나 이야기가 있을 때는 찾아보긴 해요. 제가 영화 보는 걸 좋아하거든요. 밥 한 숟가락 뜨고 넷플릭스 딱 켜는 순간이 제일 행복할 정도로요. 그렇게 다양한 것을 항상 찾다 보니 저도 모르게 제 안에 쌓인 것들이 꽤 되더라고요. 그게 상상력을 동원해야 할 때나 컨셉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춤과 랩이 강조되지만 음색도 좋고, 고음도 훌륭해요. 반전 매력이라고 생각하나요
나름(웃음)? 고음 파트의 경우는 태현이와 휴닝카이, 두 막내가 워낙 든든하게 잘해주기 때문에 제가 가끔 ‘지르면’ 그걸 더 인상적으로 봐주는 것 같아요.
원 테이크로 노래를 부르는 ‘The First Take’ 영상이나 라이브 영상을 보면 상대적으로 덜 긴장해 보이더라고요. 본인 파트를 마친 뒤 미소 짓기도 하고요
그런 건 아마 의식하지 못하고 진심으로 나온 표정일 거예요. ‘나 잘했다, 다행이다’ 같은 안도감일 수도 있고. 변성기 때문에 어릴 때는 노래 부르는 걸 진짜 싫어했거든요. 제가 이렇게 노래를 열심히 부른다는 게 신기하기도 해요.
이너 웨어 톱은 Alexander McQueen. 네크리스는 Portrait Report. 코트와 팬츠, 슈즈는 모두 Bottega Veneta.
이너 웨어 톱은 Alexander McQueen. 네크리스는 Portrait Report. 코트와 팬츠, 슈즈는 모두 Bottega Veneta.
이너 웨어 톱은 Alexander McQueen. 네크리스는 Portrait Report. 코트와 팬츠, 슈즈는 모두 Bottega Veneta.
눈에 띄고 싶고 화려한 걸 좋아하는 마음을 숨기지 않더라고요. 오늘 사복 패션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웃음)
음악과 패션, 둘 다 저를 표현하기에 좋은 매개체예요. 내 스타일대로, 자연스럽게 나를 표현할 수 있잖아요. 상대적으로 제약도 없고 자유롭죠.
중학교 때 댄스 동아리에 들어간 이유 중에 눈에 띄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을까요
축제 때 학급별로 춤을 추잖아요. 친구들이 ‘연준이 춤 잘 춘다’고 하는 거예요. 워낙 조용한 성격이어서 그런 말을 들으리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처음으로 관심받는 느낌이 너무 좋았어요. 칭찬받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흥미가 생겼고요. 연습생 시절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나 에이셉 라키 같은 해외 래퍼들의 제스처를 따라 하는 비주얼 모니터링이라는 수업이 있었는데, 그 수업도 제게 도움이 많이 됐어요. 힙합 문화 자체를 이해하고 사랑하게 됐죠.
무대 아래에서는 또 멍하고 장난기 넘치기도 합니다
아마 멤버들과 같이 있어서 더 그런 것 같은데요. 이제 스물 세 살이니 평소에도 침착하고 멋져 보여야 할까 그런 생각도 해봤어요. 그런다고 제 성격이 감춰지지는 않더라고요. 항상 자연스러운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해요. 그때그때 느낌에 따라서 행동하고 싶어요.
팀워크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많이 이야기 해요. 특히 ‘이 멤버는 진짜 내가 100% 안다’고 느끼는 멤버가 있을지
진짜 이제는 잠깐 보기만 해도 다 알 것 같은데…. 그래도 역시 범규죠. 좀 투명해요(웃음).
한편 내가 정말 이해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순간이 있다면
저희는 누군가가 진솔하게 이야기를 털어놓으면 그‘ 럴 수 있겠네요’ 하면서 귀 기울여주는 편이에요. 얼마 전에도 수빈이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형이 그렇게 느낀 게 충분히 이해가 간다. 나도 그런 적 있다”며 따뜻하게 이야기해 주더라고요. 서로 이해받고, 이해하는 거죠.
어릴 때 용돈 모아서 큰 마음을 먹고 뭔가를 산 적 있나요
진짜 어릴 때는 문방구에서 딱지 같은 것을 샀던 것 같고요. 아, 연습생 시절엔 용돈 모아서 어머니 생일 선물로 코트를 사 드린 적 있어요. 데뷔 이후에는 제 첫 수입 중 가장 의미 있었던 일부를 가족에게 다 드린 적도 있네요.
이너 웨어로 입은 티셔츠는 032c. 코트와 팬츠, 벨트는 모두 Alexander McQueen. 이어 커프와 목걸이는 모두 Portrait Report.
케이프 코트와 팬츠, 슈즈는 모두 Celine.
앨범을 보면 항상 ‘땡스 투’를 가장 길게 쓰는 멤버더라고요. 구미중, 불곡고 친구들 이야기도 빠지지 않고요
정말 고마운 친구들이기 때문에 이번 리패키지 앨범에도 넣을 겁니다(웃음). 매번 앨범을 낼 때마다 고생하는 분들이 너무 많아요. 물론 저희도 열심히 연습하죠. 하지만 긴 준비 기간 동안 우리를 위해 밤새우고, 안무나 곡을 준비해 주는 분들 이름을 한 분 한 분 쓰다 보면 결국 길어져요. 쓰다 보면 또 진심이 돼요.
연준은 외부 요소에 자극을 받는 편인가요? 아니면 자신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쪽인지
둘 다예요. 다른 아티스트들, 저와 비슷한 시기에 데뷔했거나 지향하는 바가 겹치는데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확실히 자극받죠. 겉으로는 항상 자신만만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스스로 다그치는 편이에요. 좀 갉아먹는다고 해야 할까, 가혹한 면이 있어요.
그렇다면 스스로 깨친 방법을 알려줄 수도 있겠네요.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알고 싶은 이들에게 연준이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는 모두 고유한 존재라는 걸 잊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내가 뭘 잘하는지, 뭘 가졌는지 몰라서 그렇지 누구나 분명히 하나는 갖고 있거든요. 그걸 빨리 파악하길 바라요. 저도 자존감이 낮았어요. 그런데 춤을 좋아하게 됐고,자신감을 갖게 됐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나를 사랑할 수 있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