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하나뿐인 아콰피나_요주의 여성 #29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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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하나뿐인 아콰피나_요주의 여성 #29

엄청나게 시끄럽고 매력 터지는 여자, 아콰피나에 관한 10가지.

김초혜 BY 김초혜 2021.09.03
아콰피나 @GettyImages

아콰피나 @GettyImages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MCU 신작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 드디어 찾아왔습니다. 마블 최초로 동양인(정확히 말하자면 중국계-아메리칸) 히어로를 주인공으로 삼은 영화. 거의 모든 등장인물이 동양인이며 데스틴 크리튼 감독을 비롯해 주요 스태프 또한 아시아계 영화인들로 꾸려졌죠. 공개된 영화는 마블의 세계관에 녹아 든 중국의 전통문화와 액션, 눈에 익은 아시아계 배우들의 앙상블이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샹치’ 역을 거머쥔 시무 리우와 마성의 ‘빌런’ 양조위 외에도 양자경, 장멍, 진법랍 등 우아하고 강인한 여성 캐릭터들이 눈길을 끄는 작품. 물론 샹치의 단짝 친구 ‘케이티’ 역의 아콰피나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케이티가 없었더라면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훨씬 더 심각한 영화가 됐을 겁니다. 아버지와의 전쟁으로 마음 무거울 수밖에 없는 샹치 옆을 지키며 특유의 밝고 유머 넘치는 연기로 스크린에 활력을 더하는 아콰피나.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등장한 아콰피나는 할리우드에서 주로 그리던 ‘순종적이거나 섹시한’ 아시안 여성의 이미지와 전혀 다른 개성을 지닌 인물이죠. 엄청나게 시끄럽고 솔직하고 이상한(awkward) 여자. 2018년 화제의 작품 〈오션스 8〉과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에 연이어 출연하며 급부상한 그는 최근 몇 년간 할리우드에서 가장 바쁜 배우 중 한 명이 됐습니다. 성별, 인종, 그 어떤 것으로도 규정할 수 없는 유일무이한 존재감을 발휘하며 전진중인 아콰피나에 관한 10가지 이야기.  
 
1
1988년생, 뉴욕 주 출신의 노라 럼(Nora Lum)은 중국계 이민자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예명인 ‘아콰피나’는 10대 시절 소극적인 편이었던 그가 ‘과감하고 자신감 넘치는’ 또 다른 자아(얼터 에고)를 만들어 붙인 이름으로, 생수 브랜드 ‘아쿠아피나’에 영단어 ‘awkward’를 결합한 것. “웃긴 이름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괴상하다’는 말이 들어가서 좋았어요. 실제로 저는 괴상하니까요.”
아콰피나 @GettyImages

아콰피나 @GettyImages

2
아콰피나는 맨하탄에 있는 라구아디아 예술 고등학교를 다녔는데 제니퍼 애니스톤, 티모시 샬라메, 니키 미나즈 등 여러 슈퍼 스타를 배출한 학교로 유명합니다. 뉴욕 올버니 대학에서 언론학과 여성학을 전공한 후 출판사에 취직했으나… 아무래도 착실한 회사원이 되기는 어려웠죠. 13세 때부터 랩을 썼던 그는 2012년 직접 만든 도발적인 랩 뮤비 ‘My Vag’가 인터넷에서 인기를 끌면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3  
올해 5월, ‘어머니의 날’을 맞이해 본인의 SNS에 화가였던 한국인 어머니의 사진과 함께 감동적인 메시지를 남긴 아콰피나. 만 4세 때 어머니가 병으로 세상을 떠난 이후 아버지와 친할머니 손에서 큰 아콰피나는 중국계 문화에 더 친숙하게 자랐지만, 늘 엄마의 나라가 궁금했으며 미국 내 한국계 아티스트들과 교류하며 한국 문화에 대해 더 알게 되었다고 하죠. 그는 올 초 한국의 유기견을 입양했다고 밝히기도 했는데, 강아지의 이름은 바로 ‘행운(Haeng-un)’.  
아콰피나의 반려견 ‘행운’. 출처는 아콰피나 인스타그램(@awkwafina)

아콰피나의 반려견 ‘행운’. 출처는 아콰피나 인스타그램(@awkwafina)

4
왼팔 위쪽에는 사나운 고양이 얼굴, 오른팔 안쪽에는 트럼펫 모양 타투를 지닌 아콰피나. 고등학교 시절 스쿨 밴드에서 트럼펫을 연주했다는 아콰피나는 이렇게 말합니다. “트럼펫은 밴드에서 가장 시끄러운 악기예요. 동양인 소녀가 절대 선택하지 않는 악기이기도 하죠. 어떻게 보면, 저는 바로 트럼펫 같은 사람이에요.”
 
5
2018년 ‘신인’ 아콰피나를 세상에 알린 첫 번째 작품은 〈오션스 8〉. 산드라 블록, 케이트 블란쳇, 앤 해서웨이 등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 아콰피나는 꿀리지 않는 카리스마로 관객의 눈도장을 찍는 데 성공합니다. 두 달 후 개봉한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은 엄청난 흥행 기록을 세우며 센세이션을 일으킨 작품. 여기서 아콰피나는 노란 머리를 한 개성만점 수다쟁이 캐릭터 ‘팩 린’을 선보였는데, 존 추 감독의 증언에 의하면 놀랍게도 영화 속 팩 린의 대사는 거의 모두 아콰피나가 즉흥적으로 만든 것이라고.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6
2018년 인기 코미디쇼 〈SNL〉의 호스트를 맡게 된 아콰피나. 루시 리우 이후 무려 18년 만에 아시안 여성이 호스트로 출연하게 된 거였죠. 아콰피나는 오프닝 멘트에서 루시 리우를 언급하며 어린애였던 자신에게 ‘아시안 아메리칸’으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것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이에 루시 리우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음과 같이 응답했죠. “Shine on Fellow Warrior!(계속 빛나길, 동료 전사여)”
 
7
촉망받는 중국계 여성 감독 룰루 왕이 연출한 〈페어웰〉은 웃음기 지운 아콰피나의 연기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 시한부 선고를 받은 할머니에게 이를 비밀로 하고 가짜 결혼식을 준비하는 가족의 이야기로, 실제 할머니와 함께 자라온 아콰피나에겐 자신 본연의 이야기이기도 했죠. 〈페어웰〉로 아콰피나는 2020년 제 77회 골든 글로브에서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영화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룹니다.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아콰피나 @GettyImages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아콰피나 @GettyImages

8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서 아콰피나가 기꺼이 ‘주인공의 친구’ 역할을 맡은 것은, 무엇보다 이번 영화가 지닌 의미를 이해하기 때문. “다양성을 보여주는 좋은 영화에 참여한 데 자랑스러움을 느껴요. 실제 우리 삶에도 영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영화 속에서 샹치와 케이티는 ‘남녀 사이에 친구는 없다’는 말을 무색하게 만드는 절친한 사이로 나오는데, 이에 대한 아콰피나의 생각은? “나는 남자 친구들이 정말 많아요. 가장 친한 친구들 중 몇몇은 남자인 걸요. 그 부분에 있어서는 캐릭터에 접근하기 아주 수월했죠. 차후에 두 사람의 관계가 로맨틱하게 발전하더라도, 여전히 그 뿌리에는 둘의 우정이 있을 거예요.”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9
지난 8월 14일,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산드라 오, 양자경과 함께 한 사진을 올린 아콰피나. 차이니즈 레스토랑처럼 보이는 장소에서 익살스러운 포즈를 취한 세 사람의 모습에 많은 팬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관심을 표했죠.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살면서 “나를 규정짓는 사람들을 놀래게 하는데 온 인생을 썼다”라고 말하는 아콰피나. 고정관념을 부수는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는 동시에 ‘아시아 공동체’의 일원으로 의미 있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콰피나, 산드라 오, 양자경이 함께 한 모습. 출처는 아콰피나 인스타그램(@awkwafina)

아콰피나, 산드라 오, 양자경이 함께 한 모습. 출처는 아콰피나 인스타그램(@awkwafina)

10
아콰피나가 더 궁금하다면? 본인의 이름을 내건 자전적인 성격의 코미디 〈아콰피나 이즈 노라 프롬 퀸즈〉 시즌2가 현재 미국에서 방영중. 디즈니 실사 영화 〈인어공주〉에서 갈매기 ‘스커틀’ 목소리 연기를 맡았고, 산드라 오와 함께 넷플릭스 영화에 출연할 예정이며(심지어 둘이 자매를 연기한다고?), 애플TV 플러스가 만드는 〈스완 송〉에도 이름을 올린 상태. 퀸즈의 노라 럼 혹은 아콰피나에게 우리가 놀랄 일은 앞으로도 많이 남은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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