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상대방의 눈치를 보고, 계속해서 사과하고 있다면 가스라이팅을 의심해볼 법합니다. 가스라이팅은 가해자가 의도를 가지고 상황을 조작해서 피해자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게 하는 걸 뜻해요. 언제, 어디서나 벌어질 수 있는 정서적인 학대에 일환이죠. 가스라이팅은 대게 아주 교묘한 방식으로 벌어지기 때문에 당하는 사람이 쉽게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만약 마음속으로 ‘내가 너무 예민한가’ ‘난 왜 이렇게 바보 같을까’ 계속해서 반문하게 된다면, 이런 말을 들은 적 없는지 생각해보세요.
「 1 “내가 지난번에도 하지 말라고 말하지 않았어?”
」 가스라이팅은 아주 사소한 행동을 통제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짧은 치마 입지 마” “카톡 보면 바로 답하라고 했지” “그 사람 앞에서 웃지 마” 등 한 사람의 일상을 가해자의 뜻대로 움직이는 거죠. 이런 행동은 아주 쉽게 데이트 폭력, 직장 폭력으로 뒤바뀔 수 있어요. 만약 당신이 상황을 설명하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가해자가 매번 자신의 입장을 완강하게 고집한다면 가스라이팅을 의심해보세요.
「 2 “너 그거 안 어울려” “김대리, 살쪘어?”
」 환하게 웃으며, 당신의 겉모습에 대해 비난하는 사람이 있나요? 그 말이 불쾌했다고 털어놓으면 “다 너를 위해서 한 말인데, 왜 화를 내?”라고 말하는 사람이요. 당신이 만약 가해자가 했던 말을 되새기게 되고, 그의 관점으로 자신을 평가하게 된다면 가스라이팅일지도 몰라요.
「 3 “기억 안 나? 네가 말했잖아” “난 그런 얘기 한 적 없어”
」 가스라이팅 가해자는 관계 안에서 통제권을 쥐고야 말겠다는 목표를 두고 말하고, 행동합니다. 명백한 목적이 있기 때문에 없는 사실도 진실인 것처럼 강하게 주장하죠. 보통의 사람이라면, 상대방이 확신하면 자신의 기억과 생각을 한 번쯤 의심하게 됩니다. 특히 믿고 좋아하는 사람의 말일수록 더 그럴 거예요. 가스라이팅을 지속해서 당하다 보면 피해자는 자신의 결정을 믿지 못하게 됩니다. 이는 자연스럽게 우울함과 무기력함으로 뒤바뀌고요.
“나 오늘 회의에 꼭 참석해야 해서 늦을 거 같아”라고 설명할 때, “아무래도 오늘은 병원에 꼭 다녀와야겠어” 등 당신의 상황을 설명할 때마다 가해자는 피해자를 빤히 바라보며 “꼭 가야 한다는 거 확실해?”라고 묻습니다. 가해자는 피해자의 멘탈을 쥐고 흔들며, 반문합니다.
가스라이팅을 해결하기 어려운 이유는 아주 교묘한 방식이기에 당하는 사람조차 정확히 어떤 게 잘못됐는지 알기 어렵다는 겁니다. 가해자는 이따금 당신을 위한 친절을 베풀기도 할 거예요. 어쩌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똑똑한 사람일지도 모르고요. 분명한 건 그와 나눌 때마다 내 기분이 울적해진다는 겁니다. 이는 분명히 가해자와 멀리해야만 한다는 신호고요. 당신의 인간관계를 이따금 돌아보면서 ‘내가 정말로 괜찮은지’ 되짚어보세요.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도 좋아요. 지금 당신이 애쓰고 있는 관계가 내 인생을 망치고 있다는 걸 인지했다면, 비로소 나쁜 인간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작점에 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