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사와 안나에 맞먹을 최강 자매가 등장했습니다. 이름부터 평범치 않은, 넷플릭스의 따끈따끈한 신작
〈이레귤러스 The Irregulars〉.
공개되자마자 넷플릭스 스트리밍 차트를 장식하고 있는 이 시리즈는 셜록 홈즈의 작가 아서 코난 도일의 책 〈베이커 거리 특공대〉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 19세기 런던을 배경으로 거리에서 살아가는 네 명의 십대가 왓슨 박사와 거래를 맺고 초자연적인 사건을 해결해가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한 〈기묘한 이야기〉라고 할까요? 뉴 페이스의 젊은 배우들이 등장하는, 명탐정 홈즈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을 담은(셜록 마니아에겐 호불호가 있겠으나), 호러/추리/스릴러/판타지/시대물 장르가 뒤섞인 아주 ‘넷플릭스스러운’ 작품.
무엇보다 단번에 시선을 붙드는 건 극의 전면에 선 두 명의 소녀입니다. 넷플릭스에서 ‘다양성’을 고려한 캐스팅은 더 이상 놀라운 일도 아니죠. 그래도 동양인 소녀와 서양인 소녀가 아무렇지 않게 한 자매로 등장해 극을 이끄는 모습이라니! 어떤 위기 속에서도 서로를 굳게 믿고 의지하는, 절절한 자매애를 드러내는 둘의 활약상 덕분에 간간히 나오는 잔인한 장면도 눈 딱 감고 넘길 수 있습니다.
남녀간의 사랑이나 브로맨스를 그린 작품들의 숫자에 비하면 자매의 사랑과 연대는 앞으로도 얼마나 무궁무진한 이야기 소재인지! 〈이레귤러스〉의 주인공 비(Bea) 역의 새디아 그레이엄과 동생 제시 역의 다르시 쇼, MZ 세대의 지지를 받는 또 다른 스타 탄생을 예감하게 하는 두 배우의 신상명세.
런던에 어둠을 몰고 오는 요상한 사건들을 헤쳐 나가는 4총사의 리더, ‘비’ 역을 맡은 새디아 그레이엄(Thaddea Graham). 19세기 런던의 뒷골목을 배회하는 동양인 소녀라니, 자칫 어색해 보일 수 있는 설정임에도 씩씩한 걸음걸이와 단단한 눈빛으로 강인한 심장을 지닌 비를 그려냈다. 아일랜드의 자연 속에서 자랐기 때문일까, 정형화되지 않은 순수한 매력이 느껴지는 배우. 본인의 생각과 감성을 다양한 방식으로 공유하고자 하는 다재다능한 아티스트의 활동이 기대된다.
· 1997년생. 중국 태생으로 북아일랜드에 사는 부모에게 입양돼 자랐다. 새디아의 부모는 휴가 때면 중국으로 여행을 가는 등 그에게 자연스레 모국의 문화를 접하게 해줬다고.
새디아 그래이엄. BBC ONE 〈Us〉 스틸.
· 어머니의 권유로 런던의 연기 학교에 들어가면서 연기를 시작하게 된 새디아 그레이엄. 2015년부터 TV에 작은 역할로 얼굴을 비치기 시작해, 2019년 영국 TV 시리즈 〈커퓨 Curfew〉와 2020년 넷플릭스 〈소년 기사와 비밀 편지〉에 출연했다. 그리고 〈이레귤러스〉에 캐스팅되면서 일약 주연으로 발돋음!
· 새디아 그레이엄은 엄청난 음악 마니아. 피아노, 기타를 즐겨 연주하고 직접 곡을 쓰고 만들기도 한다. 그의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통해 노래하는 영상을 볼 수 있는데, 인디 뮤지션 같은 풋풋한 모습과 꾸밈 없는 목소리에서 자기만의 예술적인 감성이 느껴진다.
· 작년 5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What Do I Know’란 이름의 인터뷰 시리즈를 직접 기획해 론칭하기도. TV/영화 업계의 전문가들을 만나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컨셉트로, 본인의 에이전트와 캐스팅 디렉터에 이어 〈이레귤러스〉에 함께 출연한 해리슨 오스터필드(비와 러브라인을 그리는 꽃미남 왕자님)가 인터뷰이로 참여했다.
+〈이레귤러스〉 속 명대사. “왜 여자가 가진 재능은 못 알아봐요?”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는 초능력을 지닌 ‘제시’. 괴물이라 손가락질 받고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면서도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고자 하는 이 특별한 소녀를 연기한 배우는 다르시 쇼(Darci Shaw). 처음에는 연약한 모습으로 늘 언니의 보호 속에 있다가,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거듭 용기를 내며 성장하는 모습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나이를 뛰어넘는 성숙한 연기력과 신비한 매력을 지닌 내일의 스타!
· 2002년생으로 올해 나이 만 19세. 리버풀 출신으로 어린 시절 뮤지컬 무대에 서면서 연기에 대한 열정을 키웠다. 데뷔작은 영국 TV 시리즈 〈더 베이 The Bay〉. 안정적이고 당찬 연기력으로 관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 다르시 쇼의 커리어가 궤도에 올라선 건 2019년 르네 젤위거 주연의 영화 〈주디〉에서 어린 시절의 주디 갈란드를 연기하면서. 미국식 악센트를 완벽히 소화했을 뿐만 아니라 전설의 스타를 쏙 닮은 모습으로 호평 받았다. “시대를 초월한 우상을 연기하는 것은 엄청난 특권이죠. 그녀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내게 커다란 책임감과 긍지를 주었어요.”
· 아름다운 문화 유산을 지닌 홈타운에 대해 늘 자부심을 느낀다는 다르시 쇼. 같은 리버풀 출신인 〈킬링 이브〉의 조디 코머를 롤 모델로 생각한다고 여러 차례 밝히기도. “어느 역할을 맡든 그녀의 억양은 완벽해요. 내가 얼마나 더 연습하고 내 자신을 밀어 부쳐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들죠.”
+〈이레귤러스〉 속 명대사. “삶이 의미 없다고 말하지 마. 아무 가치도 없다고 말하지 마. 살아서 언니를 만났으니까.”
*찬양하고 애정하고 소문 내고 싶은 별의별 여자들에 관한 이야기. ‘요주의 여성’은 매주 금요일 찾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