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를 떠도는 고양이 기자의 발바닥 평점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소한' 강추위가 기승을 부린다. 미끄러운 눈길이 몹시 위험하거나 이런저런 신년회 행사로 분주해도, 극장 가는 재미를 포기할 수 없는 법이다. 알짜 정보없이 영화 전단지나 뒤적이며, 영화를 고르는 당신을 위해 엘르가 좀 나섰다. 고양이 입맛에 따라 멋대로 발바닥 평점까지 매겼다. 심심할 때 슥 한번 훑어봐도 좋고, 자신만의 독특한 취향이 있다면 무시해도 상관없다. 이건 어디까지나 당신을 위한 가벼운 조언이다. ::김윤진, 박해일, 심장이 뛴다, 메가마인드, 윌 페럴, 브래드 피트, 에드워드 즈윅, 제이크 질렌할, 앤 헤서웨이, 니콜라스 케이지, 시즌 오브 더 위치, 마녀호송단, 세인트 클라우드, 잭 에프론, 엘르, elle.co.kr:: | ::김윤진,박해일,심장이 뛴다,메가마인드,윌 페럴

연말 특수를 누린 것은 주식 시장만이 아니었다. 심형래의 가 120만 명을 유혹하며 박스오피스를 장악했다.각각 주말 관객 49만 명과 38만 명을 모은 와 를 완전히 따돌렸다. 호불호가 확연하게 갈리는 가 를 이렇게 크게 이걸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심형래의 연출 능력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적어도 '코미디언 심형래'는 인정해야 하는 분위기다. 방송에 출연해 '왕년의 코미디언'으로 어필한 것이 주효했다. 한편 는 CJ엔터테인먼트와 쇼박스 미디어플렉스의 자존심 싸움을 또 부추겼다. 정확히 말하면 제 2라운드였다. 2007년 8월, 쇼박스는 로 CJ의 야심작 를 눌렀다. 의 최종 스코어는 840만 명으로, 보다 100만 명의 관객을 더 모았다. 게다가 CJ가 배급한 이규만 감독의 은 큰 주목도 받지 못하고 조용히 사라졌다. CJ 입장에서는 심형래에게 '한방' 제대로 맞은 격이었다. 급기야 CJ는 심형래 잡기에 뛰어들더니 150억의 제작비를 쓰면서 를 완성했다. 성원에 보답하듯 심형래는 특유의 원맨 쇼로 쇼박스의 (누적관객 176만 명)를 제압했다. 일단 모양새는 CJ의 압승이다. 쇼박스는 얼마나 배가 아플까! 이런 추세라면 가 보다 더 빨리 250만 명을 넘어서는 건 확실하다. 하지만 를 500만 명이 본다고 해도 제작비를 회수하기는 불가능한 상태다. 게다가 이 주에는 김윤진과 박해일의 가 가세하면서, 한국 영화 4파전이 펼쳐진다. 오호, 통재라! 130억 원 회수를 위해 갈 길이 먼 또한 속이 쓰릴만하다. 최종 결과는 나와 봐야 겠지만, 지금 분위기로는 조용히 실속을 차린 건 의 차태현과 배급사 NEW(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이다. 사실 가장 놀라운 건 월트 디즈니의 이었다. 같은 시기에 고작 27 만 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트론에게는 아예 새로운 시작도 없었다. 불난 데에 번개까지 맞은 초상집이었다. 이번 주는 가파르게 치솟았던 코스피가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처럼 다소 정체기가 될 전망이다. 다음 주에 쏟아지는 영화들을 기대하는 편이 낫겠다. 고양이 세수: 연희(김윤진)는 심장이 약한 딸 예은을 살리기 위해 기증자를 애타게 찾는다. 한편 양아치 휘도(박해일)는 유일한 돈줄인 엄마에게 돈을 요구한다. 그러다가 갑자기 엄마가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졌다는 연락을 받는다. 연희는 휘도 엄마의 심장을 간절히 원한다.고양이 기지개: 김윤진과 박해일이 대결을 펼친다는 전제만으로도, 류의 스릴러를 떠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상상은 금물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엄마다. 그녀는 엄마이고, 그는 자신의 엄마에게 죄책감을 갖고 있다. 누구는 엄마라서, 누구는 엄마를 살리기 위해서 고군분투한다. 딸을 살리기 위해 연희에게 휘도 엄마의 심장이 필요하다는 것 외에는 특별한 논리는 없다. 그저 딸을 살리기 위해서는 괴물이나 악마도 될 수 있는 '엄마'만이 있을 뿐이다. '엄마'라는 존재가 얼마나 강한지 혹은 비굴함조차 품을 수 있는지 보여주지만, 안타깝게도 관객의 심장까지 쿵쿵 뛰는 법은 없다. 눈물도 나지 않는다. 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박해일은 한량(의 유림)이 제격. 뻔뻔한 양아치 캐릭터는 빤짝이 드레스 코드를 고른 것처럼 어딘가 부자연스럽다. 해일을 돌려줘. 고양이 세수: 흑사병으로 폐허가 되버린 14세기 중세 유럽, 십자군 전쟁에 참여했다가 무단 이탈한 기사 베이맨(니콜라스 케이지)은 우연히 마녀로 의심받는 소녀를 수도원으로 호송하라는 임무를 맡는다. 마녀의 저주를 없애라는 추기경의 부탁을 받고, 마녀호송단을 꾸려 길을 떠난다.고양이 기지개: 감독이 의 도미닉 세나라는 점과 블록버스터의 달인 케서방(니콜라스 케이지)에 '헬보이' 론 펄먼이 합류했다면 어딘가 구미가 당긴다. 그냥 통과할 수는 없다. 하지만 뚜껑을 열면 다소 당혹스럽다. 십자군 시대의 반지원정대는 특별한 매력이 없다. 이 영화엔 호러 요소도, 스릴러 요소도, 게다가 판타지 요소까지 모조리 적당히 섞여있다. 부대찌개를 먹는 느낌이 들 정도다. 차라리 를 떠올리게 만들지라도, 호러에 방점을 찍는 것이 더 좋을 뻔 했다. 대책없이 진부한 스토리라는 수면제를 먹었다가 마녀가 본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에서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는 스펙터클이 출몰한다.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십자군, 흑사병(대재앙), 마녀 사냥! 이런 것들은 제발 사절이다. 그나마 '솔로몬의 책'의 주문이 같은 재미를 준다. 고양이 세수: 찰리(잭 에프론)는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동생 샘을 잃는다. 하지만 죽었다가 살아난 찰리는 동생의 영혼을 보는 능력이 생긴다. 그후 저녁이 되기 전에 동생과 캐치볼을 하겠다는 약속만 지키며 조용히 살아간다. 그러다가 테스(아만다 크류)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고양이 기지개: 초반 설정만 보면 놀랄 수도 있다. 와 별로 다를 게 없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이후로, 찰리(잭 에프론)에게는 귀신이 보인다. 찰리의 목숨을 구해준 플로리오(레이 리오타)가 등장해, 신이 '그를 살린 이유가 있다'고 말할 때는 나이트 샤말란의 이 생각나기도 한다. 오, 데자뷰? 이미 피터 잭슨이 의 혼령으로 끝을 봤으니, 가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다. 그저 잭 에프론의 매력을 증폭시킬 방법을 찾는 것 밖에 없다. 가슴 절절한 사랑이나 이별은 없다. 유령 소동을 동원해도 처럼 떠돌기 전까지는 신비한 사랑이라 부를 수 없다.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은 '반전'은 유치해도 나름 좋았다. 하지만 찰리와 테스의 재회는 웨런 비티가 에서 보여 준 엔딩보다 약하다. 고양이 세수: 메트로 시티에는 영웅 메트로맨과 악당 메가마인드가 존재한다. 어느 날 메가마인드는 얼떨 결에 메트로맨을 제거하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승리의 기쁨도 잠시다. 숙적이자 자신을 대적할 유일한 상대였던 메트로맨이 사라지자 메가마인드는 무료함에 빠진다.고양이 기지개: 수퍼 히어로 이야기는 어디까지 계속 될까? 히어로에 대한 의 놀라운 발상은 을 뛰어넘는다. 지쳐 버린 히어로 메트로맨은 평범한 삶을 선택하고, 오로지 악당만이 홀로 남는다. 권태에 빠진 악당은 스스로 영웅을 만들어 내고, 그와의 결투를 계획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악당 메가마인드가 새로운 영웅으로 탄생한다. 는 슈렉이 선남선녀로 가득 찬 디즈니의 동화를 비튼 것처럼, 기존의 히어로 장르를 해체하면서 마음껏 가지고 논다. 한마디로 포스트 히어로 물이다(어떤 식으로든 히어로는 영원하리라!). 에 이어 드림웍스가 인트루 3D의 위력을 선보인다.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의 삶을 따른 히어로와 에서나 나올 만한 외계인 악당과의 결투. 이 진부한 승부를 빛나게 만드는 건 역시 아이디어의 힘! 고양이 세수: 제약회사에 취직한 바람남 제이미(제이크 질렌할)는 자신의 끼를 적극 활용해 영업에 나선다. 우연히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매기(앤 헤서웨이)를 만나 잠자리 친구로 발전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매기의 매력에 끌린 제이미는 사랑을 고백하나 그녀는 받아들이지 않는다.고양이 기지개: 참 희한한 일이다. 앤 헤서웨이가 처음 벗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길렌할과는 첫 섹스(?)가 아니다. 이미 (2005)에서 트위스트 부부로 나와, 카 섹스(여상 상위 시대!)를 선보인 바 있다. 그러나 이후의 재회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 걸 보면, 동성애의 아련한 추억을 이 영화에 덧붙이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이 영화를 로 식으로 표현하자면 '섹스, 약 그리고 파킨슨 병' 쯤 된다. 의외로 '약'에 관한 이야기가 길다. 스토리 놓고 보면 식상한 로맨스 영화다. 그럼에도 이런 장르가 지속되는 것은 스토리보다는 배우의 '약발'에 의존하기 때문이다.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헤서웨이의 누드가 궁금한 사람이 있나? 이미 그녀를 스타가 아니라 '배우'로 인정했다. 의 꼴초 연기가 있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