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스와 리스본, 바르셀로나 해변을 담은 필름 사진으로 만든 사진엽서 북. 독립서점 스토리지북앤필름이 출간한 책으로, 일반 사진집과 다른 독립출판물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독특한 판형과 구조, 이국적인 바다 사진이 가득해 우리 서점에서도 인기가 높다. 한 장 한 장 펼쳐지는 해변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휴식’을 느낄 수 있다. 나 또한 바다가 있는 휴가지를 선호하는데, 여행에서 돌아오면 늘 해변의 여유로움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여행이 간절한 요즘, 이 책을 자주 펼쳐보게 된다. 낱장으로 뜯어 소중한 공간에 붙여두면 공간의 분위기가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한낮의 바다 · 대표 한혜숙 지난여름 강릉 교동에 문을 연 한낮의바다는 여행길에 만나는 선물 같은 책방. 한구석에 핸드드립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 공간도 마련돼 있다.
제목처럼 여행할 때 배낭에 넣고 아껴 읽고 싶은 책이다. 여행과 책에 관한 내공이 듬뿍 담긴 저자의 이야기가 요즘처럼 떠남에 목마른 시기에 읽기 좋다. 우리 부부가 이 책을 추천하는 진짜 이유는 쉽게 소비되는 ‘여행’을 다른 시선으로 엮었기 때문이다. 세계여행을 하면서 우리가 직접 느끼고 목격했던 여행자의 고민이 저자의 입을 빌려 고스란히 담겨 있다. 특히 갈라파고스 거북이 ‘외로운 조지’ 이야기는 모든 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글이다. 여행의 설렘도, 낯선 곳의 긴장도, 표류하는 잔잔함도, 묵직한 고민까지 다 담겨 있는 이 책과 함께 ‘집콕’ 여행을 즐겨보길.
쓰는하루 · 대표 김한솔이, 김효섭 2년간 세계여행을 하고 돌아온 부부가 인천에 차린 출판 스튜디오 쓰는하루.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곳’을 지향하며 독립서점 겸 카페 그리고 출판사를 함께 운영한다.
모두에게 힘겨운 시기, 응원의 마음을 담아 하영의 〈걷는 마음〉을 골랐다. 어머니를 떠나보낸 상실감을 덜어내고자 산티아고 순례길로 향한 저자. 걷고 또 걷고, 보이는 것은 들판과 나무, 같은 속도로 혹은 나보다 앞서거나 느리게 걷는 사람들과 오로지 길! 길! 길! 하영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순례길을 걷는 것만으로 삶에 지대한 변화가 생긴다고 말하지 않는다. 산티아고에 가기로 결심하고, 여정을 계획하고, 길을 걸으며 경험한 평범한 시간과 여러 감정이 의미 있었노라고 말한다. “같은 날 같은 길을 걸어도 결국 다른 풍경을 보는 것이 살아가는 모습과 닮아 있다. 길게 보면 내가 한 선택에는 맞고 틀림이 없다. 그저 하루의 삶이 있을 뿐이다."
사과서점 · 대표 이사과, 안나무 대구 봉산동 골목에 이제 막 들어선 사과서점. 작은 화단이 달린 아기자기한 공간이 마음을 녹인다.
솔직히 고백하면, 여행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제주도에 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서점을 내고 2년 정도 여행하는 느낌으로 살았다. 이제는 익숙해진 일상, 한 권의 여행 에세이가 기분을 환기해 준다. 광고 일을 하는 저자들의 글은 쉽게 읽히고, 마음에 와닿는 장점이 있다. 카피라이터 김민철의 글도 그렇다. “‘떠난다’는 말은 필연적으로 ‘도착한다’는 말에 도착한다.” 눈으로 읽는 동시에 마음으로 들어오는 문장이다. 이 책에 기록된 반짝이는 빛을 따라가다 보면, 내 일상의 모든 요일도 반짝일 수 있길 소망하게 된다.
만춘서점 · 대표 이영주 제주도 함덕에 자리한 만춘서점. 올해 3주년을 기념해 세 명의 가수(강아솔, 수상한커튼, 이아립)와 협업해 앨범 〈우리의 만춘〉을 내고 전국 투어 공연을 계획 중이다.
「 필름로그의 〈당신의 좋은 순간, 필름 사진〉
」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삶처럼. 매일매일이 여행처럼 설렐 수는 없지만, 여행자의 시선으로 살아간다면 평범한 일상도 특별하게 다가온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마다 나는 카메라를 꺼내 든다. 뷰파인더를 통해 보면 익숙했던 공간이나 사물도 낯설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신간 〈당신의 좋은 순간, 필름 사진〉은 카메라 기본 사용법부터 눈에 보이는 만큼 온전하게 사진으로 담아내는 방법을 소개한다. 무엇보다 필름 카메라의 아날로그 감성을 좋아하는 이들이 만든 책이라 더 애정이 간다. 삶의 속도를 조금 늦춰보고 싶다면 이 책과 1회용 카메라를 들고 일상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서점 다다르다 · 서점원 라가찌 대전의 소문난 독립서점 도시여행자가 ‘서점 다다르다’로 다시 태어났다. 더 크고 안락해진 공간에서 피어날 향기로운 책 이야기가 기대된다.
지은이는 ‘그림 그리는 사람이다’라고 간단명료하게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수없이 나오는 여행 에세이 가운데 이 책을 떠올린 이유는 지은이의 단순하고 즉흥적인 드로잉으로 표현된 모로코의 기억과 풍경이 진심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보며 “아, 나도 가고 싶다’’ 하고 탄성이 나오는 대신, 낯선 곳에서 마주친 사람들에 대한 온기 어린 이야기가 가슴에 스며들었다. 마지막 페이지에는 모로코에서 만난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손인사하는 모습이 펼쳐진다. 아, 마스크를 벗고 활짝 웃는 사람들의 얼굴이 보고 싶다! 오손도손 모여 앉아 서로의 온기를 느끼고 싶다!
책방 지나가다 · 대표 채송이 책방 지나가다는 경주 로스터리 카페 향미사에 ‘숍 인 숍’ 형태로 자리하고 있다.
여기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을 바라보는 여행을 한 이의 단상이 담긴 책이 있다. 독립출판물인 〈자기탐구생활〉이다. 저자 미나봄은 억압과 자책이 반복되는 20대의 자신을 돌아보며 스톡홀름으로 여행을 떠났다. 책 안에는 익숙함을 벗어난 곳곳에서 또 다른 나를 발견하고, 스스로를 안아주었던 시간의 기록이 담겨 있다. 우리는 종종 낯선 여행지의 조용한 카페에서, 노을이 지는 해변가에서, 또는 잠들기 전 스탠드가 켜진 침대맡에서 사색에 잠긴다. 〈자기탐구생활〉은 그때의 당신 생각과 닮아 있다. 이번 여름, 내 일상의 가까운 곳에서도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책을 펼치는 순간, 당신의 여행은 시작될 것이다.
러브앤프리 · 대표 윤샛별 광주 양림동 골목에 있는 러브앤프리. 운영자의 취향과 감성이 녹아든 서점에는 자필 메모가 붙은 책들이 놓였으며, 2층은 다양한 모임이 열리는 문화공간으로 운영된다.
「 TOGOFOTO의 〈Plant Plant〉
」 코로나 시대에 사람들은 숲으로 향한다. 무거운 트렁크 대신 가벼운 워킹화를 신고 집에서 가까운 산이나 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바람에 흔들리는 초록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피로했던 눈과 마음이 상쾌해진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자연은 늘 우리에게 위안을 준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는 요즘이다. 〈Plant Plant〉는 사진가 TOGOFOTO의 엽서책 시리즈 다섯 번째 책으로, 이번 호의 주제는 ‘식물’이다. 작가가 다녔던 여러 도시의 카페와 공원, 호텔, 해변가에서 마주친 식물이 있는 풍경을 필름 카메라로 담아냈다. 편안한 사진과 단정한 디자인이 더해져 한 권쯤 소장하고 싶은 혹은 선물하고 싶은 책으로 완성됐다. 한 장씩 떼어낼 수 있는 엽서책인 만큼 가까운 숲으로 가서 여행의 기분을 담아 소중한 사람에게 엽서 한 장 써보는 건 어떨까.
샵 메이커즈 · 대표 구영경, 구나연 부산 1호 독립서점으로 꼽히는 샵 메이커즈. 10년 넘게 운영하면서 다양한 문화 예술 활동이 펼쳐지는 부산의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