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마주치지 않고 잔을 부딪치면 생기는 일_프랑스 여자처럼 #9

프랑스 사람들은 눈을 마주치지 않고 건배하면 어떤 불운이 따라 다닌다고 믿는다. 무려 7년 동안이나!

BY권민지2020.07.14
날이 갈수록 더워지니 한낮에도 시원한 한 잔이 생각난다. 시원한 한 잔은 물도 탄산음료도 차도 아닌 알코올. 그중에서도 바캉스 와인이라 부르는 로제 와인과 샴페인이 자주 고프다. 물론 프랑스에서 점심을 먹을 때, 메뉴에 따라 골라 한잔 기울이던 적당한 온도로 칠링 된 화이트 와인도.
 
Zan on Unsplash

Zan on Unsplash

프랑스 사람들은 알코올로 채운 잔을 들고, 건배할 때 '쌍떼(Santé!: 본래는 아 보트흐쌍떼 A Votre Santé! 당신의 건강을 위하여!이며, 줄여서 쌍떼라고 한다)'라고 외친다. 한국인들의 ‘짠’ ‘위하여’ 같은 의미다. 그것도 잔을 부딪치는 사람들 한 명 한 명과 눈을 마주치며. 건성으로 서로의 건강을 비는 법이 없이, 소소한 관습 하나에도 마음을 다하라는 경고처럼 말이다.
 
건배는 건강과 행운을 비는 긍정적인 행동인데, 실제 프랑스인은 건배 예의를 지키지 않으면 어떤 저주가 닥친다는 부정적인 미신을 갖고 있다. 과한 벌칙일 수도 있겠다. 뭐, 다음과 같은 2가지 저주를 감당할 수 있다면 눈을 마주치지 않아도 된다.
 
첫 번째, ‘눈을 마주치지 않고, 잔을 부딪치며 쌍떼를 외치면 그 사람은 그해 안에 꼭 결혼해야 한다’는 미신. (얼마 전, 프랑스 여자에게 들은 미신 중 하나)
 
영화 〈어떤 만남〉 중

영화 〈어떤 만남〉 중

그리고 예전부터 들었던 두 번째 믿음은 바로 이거다.  
건배할 때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면 7년 동안 '나쁜 섹스'를 겪게 된다는 것. 하아, 무려 7년이다. 7년. 이는 독일과 영국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믿음이다. (스페인의 많은 사람은 물 잔으로 건배하는 사람에게 같은 저주가 닥칠 것이라고 믿는다고 한다.)
 
뭐, 그만큼이나 눈을 마주치면서 진심 어린 마음으로 서로의 건강을 비는 건배를 소홀히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닐까?
 
무섭다. Bad sex. 형편없는 섹스. 그것도 7년이라니...! 한낮의 한 잔이 고파 친한 친구와 가볍게 와인 한잔을 기울일 때도 (프랑스가 아니고, 프랑스인이 아니더라도) 위의 저주를 두려워하며 아주 잠깐이나마 눈을 마주치고 서로의 건강을 빌어보자. 그 고운 마음이 장마 끝 어마어마한 더위에 들어설 여름 속 당신의 건강에 도움이 될지도 모를 일이니까.
 


* 프렌치 패션, 리빙, 음악, 미술, 책……. 지극히 프랑스적인 삶! 김모아의 '프랑스 여자처럼'은 매주 화요일 업데이트 됩니다. 
 
 

'프랑스 여자처럼' 더 보기

 
 

Keyword

Credit

  • 글 김모아(@lesonducouple)
  • 사진 영화 스틸/ 언스플래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