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의 전설 속 유산 | 엘르코리아 (ELLE KOREA)

1946년 어느 날, 크리스챤 디올은 파리 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반짝이는 별 하나를 발견했다. 그는 믿었다. 머지않아 자신만의 쿠튀르 하우스를 열게 될 것이라고. 60여 년이 지난 2010년, 디올의 전설 속 유산이 서울을 찾았다. ::크리스찬 디올,존 갈리아노,심플한,우아한,여성적인,스페셜 장소, 레스토랑, 카페,기념일,데이트, 생일, 스페셜 데이,디올,쟈도르,디자이너,오트 쿠튀르,드레스들,전시,뉴룩,별,전설,엘르,엣진,elle.co.kr:: | ::크리스찬 디올,존 갈리아노,심플한,우아한,여성적인

(위부터) 기프트 박스와 디올 유산이 전시돼 있는 내부, 디올의 명언과 역사를 담은 가상의 책, 전시장 외부 . 존 갈리아노는 말했다. “미켈란젤로가 신의 손을 창조했다면 디올은 금의 손을 가졌던 것이 틀림없다. 그의 재단은 우리가 옷을 입는 방식 자체를 바꿔 놓았다.” 지난 10월 30일부터 11월 14일까지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외부에 있는 대형 박스에선 무슈 디올의 금빛 손길이 전해지는 의상들을 비롯해 존 갈리아노의 오트 쿠튀르 드레스 등 디올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헤리티지 전시가 진행됐다. 전시장 중앙에 쌓여 있는 디올 기프트 박스와 그 사이로 보이는 영상은 파리 몽테뉴 가에서 날아온 커다란 선물과 같았다. 입구 옆에 자리하고 있는 가상의 책에는 무슈 디올과 존 갈리아노가 남긴 명언과 역사적 순간들이 담겨 있었다. 마지막 책장을 넘기는 순간, 전설은 눈앞에 펼쳐졌다.가혹했던 전쟁이 끝난 1940년대. 크리스챤 디올은 지친 여성들에게 잃어버린 정체성을 찾아주고 싶어 했다. 그는 근심 없이 밝게 빛나는 마음과 아름다운 세상을 꿈꿨고 여성들이 누구보다 자신을 위해 살기를 바랐다. 잘록한 허리, 높은 상반신 그리고 코르셋과 레이스의 유혹적인 우아함을 내세우며 드디어 1947년 2월 12일 그의 첫 컬렉션을 발표했다. 당시 선보였던 ‘뉴 룩(New Look)’은 전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의상이었다. 허리를 강조한 밝은 그레이 실크 재킷과 이번 시즌 ‘레이디라이크’ 열풍의 원조일 법한 블랙 울 플레어 스커트는 ‘자연스러움과 진실만으로도 혁명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그의 패션 철학을 전하고 있었다. 1948년 S/S 오트 쿠튀르 컬렉션의 ‘코코트(Cocotte)’와 1956년 F/W 오트 쿠튀르의 매혹적인 실크, 새틴 소재 레드 미니드레스도 함께 전시됐다. 디올의 전설을 이어가고 있는 갈리아노의 오트 쿠튀르 드레스 다섯 벌도 함께 볼 수 있었다. “오트 쿠튀르는 감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입을 수도 있는 예술품”이라고 한 그의 쿠튀리에 정신을 엿볼수 있는 것들이었다. 2005년 S/S 시즌에 선보인 깃털 꽃이 핀 듯한 자수 장식 코트는 갈리아노의 ‘작품’임을 자처하고 있었다. 어빙 펜에게 영감을 받아 선보인 블랙 울 크레이프 수트는 그 의상을 입고 런웨이를 요염하게 걸어나와 포즈를 취하던 슈퍼 모델 지젤 번천을 단번에 떠올리게 했다. 디올이 좋아해 마지않던 골드 장식이 더해진 레드 코트도 디올의 전통과 진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셀 수 없이 많은 밤을 지새우며 하나하나 완성했을 2008/2009년 F/W 자수 드레스도 함께 자리했다. 전시된 존 갈리아노의 크리스챤 디올 오트 쿠튀르 드레스들.전시장에는 ‘디올’ 하면 떠오르는 상징적인 아이템들이 대형 사이즈로 전시돼 위트 있고 독창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디올의 예술적 아이덴티티자 영감의 원천이된 메달리온 체어는 처음 부티크를 오픈했을 때부터 매장에서 계속 사용해오고 있다. 퐁탕쥐 리본을 얹은 메달리온 안에는 디올의 역사가 담긴 영상이 계속해서 비춰지고 있었다. 오트 쿠튀르와 뛰어난 테일러링을 의미하는 두 개의 반신상에서는 옷을 만드는 과정을 담은 영상을 보여줘 더욱 특별했다.금빛 옷을 입은 향수 ‘쟈도르’도 하우스의 카나주 패턴 파우더 콤팩트와 함께 코스메틱 유산의 대표 아이템으로 전시장을 채웠다. 고대 그리스 항아리 모양인 ‘엠포라’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쟈도르 보틀은 우아한 여성의 곡선미를 자랑한다. 여기에 기린 목으로 잘 알려진 마사이족 여성의 파다웅(Padaug) 목걸이를 형상화한 골드 장식을 더해 다문화적인 아이콘으로서의 면모를 더했다. 쟈도르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골드’다. 1999년 론칭 당시 캠페인 속의 카르멘 카스가 황금 욕조에서 헤엄쳐 나오며 선보인 치명적인 모습을 기억하는지. 여느 다른 컬러로 단정 짓기엔 너무 큰 의미를 담은 향수를 위해 디올은 모든 컬러를 넘어선 컬러이자 완벽한 빛을 지닌 골드를 선택했다. 쟈도르는 ‘향수병을 여는 것만으로도 내 모든 드레스가 눈앞에 펼쳐지게 하기 위해, 내 옷을 입는 모든 여성들이 떠난 자리에 욕망의 바다가 고이게 하기 위해 향수를 만들었다.’ 는 디올의 정신과 에르베 반 데 스트레튼(Herve′ Van der Straeten)의 디자인, 조향사 칼리스 베커(Calice Becker)가 탄생시킨 관능적인 플로럴 향이 함께 만들어낸 또 하나의 전설이었다. 반짝이는 별을 보며 가졌던 무슈 디올의 믿음은 아름다운 여성을 위해 쏟아 부은 그의 열정과 함께 현실이 됐고 수많은 유산을 남겼다. 그의 믿음은 존 갈리아노와 그를 이을 또 다른 누군가 그리고 디올을 사랑하는 전 세계의 여성들과 함께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1 전쟁에 지친 여성들을 위해 무슈 디올이 첫 컬렉션에서 선보인 '뉴 룩'. 2 에르베 반 데 스트레튼이 그린 쟈도르 보틀 스케치.3 카나주 패턴이 새겨진 디올 디올 스킨 쉬머 파우더, 로즈 다이아몬드. 5만7천원.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12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