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구역과 약수역 사이 작은 골목. 길에서 움푹 들어간 오프셋은 돌다리를 건너 여름엔 물이, 겨울엔 자갈이 가득 채워진 수조를 가로질러 들어가게 되어 있다. 이내 맞닥뜨리는 길쭉한 책장에는 오프셋에서 큐레이션 한 책들이 줄지어 꽂혀 있다. 카운터에 요청하면 ‘일상으로부터의 간격’ ‘계절의 간극’ 등 문학적인 테마 아래 주기적으로 바뀌는 서적 목록이 적힌 카드를 받을 수 있다. 오프셋이 제안하는 책들은 미술평론가 마틴 게이퍼드가 데이비드 호크니와의 대화를 담은 미술 이야기부터 젊은 작가의 시집과 소설, 패션 매거진과 사진집까지 계통 없이 다양해 영감을 열어준다.


인더스트리얼 한 인테리어와 1만여 권의 책으로 꾸며진 개방감 넘치는 공간. 테라로사 포스코센터 점은 2018년 봄, 테헤란로 포스코 센터 1층에 문을 열었다. 포스코가 입점을 제의하고 보유한 책을 기증했다는데 사옥 일부를 개방해 시민 친화적 공간으로 만든 셈이다.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지역사회와 소통하기 위해 저층부를 공용 공간으로 설계한 용산의 아모레퍼시픽 사옥처럼. 포스코 센터 근처에서 회사에 다니던 시절 속 답답할 때마다 1층 로비 중앙에 있는 수족관에서 유영하는 물고기들을 바라보며 위안을 찾곤 했던 나에게는 나만의 공용 공간에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도서관이 더해진 느낌.


*오랜 사람들과 맛있는 걸 먹을 때 가장 행복한 여자, 안동선의 바로 지금 먹어야 하는 맛 이야기는 매주 목요일에 업데이트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