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셋째주 영화, 네 멋대로 즐기기] 소셜 네트워크, 이층의 악당…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바람이 매섭다. 동장군의 기습을 알리는 늦가을이다. 추위로 인해 귀차니즘이 슬슬 발동을 해도, 극장 가는 재미를 포기할 수 없는 법이다. 알짜 정보없이 영화 전단지나 뒤적이며, 영화를 고르는 당신을 위해 엘르가 좀 나섰다. 고양이 입맛에 따라 멋대로 발바닥 평점까지 매겼다. 심심할 때 슥 한번 훑어봐도 좋고, 자신만의 독특한 취향이 있다면 무시해도 상관없다. 이건 어디까지나 당신을 위한 가벼운 조언이다.::초능력자, 렛미인, 강동원, 고수, 페스티발, 신하균, 엄지원, 백진희, 심혜진, 소셜 네트워크, 데이빗 핀처, 제시 아이젠버그, 앤드류 가필드, 페이스북, 저스틴 팀버레이크, 이층의 악당, 한석규, 김혜수, 동호, 스카이라인, 스트로즈 브라더스, 펜트하우스, 듀 데이트, 토드 필립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잭 가리피아니키스, 더 콘서트, 엘르, elle.co.kr:: | ::초능력자,렛미인,강동원,고수,페스티발

역시 강동원이었다. 는 개봉 5일 만에 92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 의 주말 관객이 27만 명인데 비해, 는 67만 명을 모았으니, '독주'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다. 영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지 않고, 강동원이 입소를 했다는 점이 영화 홍보에 다소 걸림돌이지만, 이 영화의 초능력은 200만 명까지는 식지 않을 전망이다. 는 200만 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이 번주 신작 이나 외화 , 의 공세로 인해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재밌는 박스오피스 싸움은 넷째주에 펼쳐진 전망이다. 충무로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과 놀라운 스펙터클을 자랑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이 가세하기 때문이다. 이번 가을 전쟁은 여름보다 훨씬 치열하다. 고양이 세수 : 눈으로 사람을 조종하는 초인(강동원)이 우연히 전당포에서 초능력이 통하지 않는 남자를 만난다. 그 남자는 평범한 열혈청년 규남(고수)이다. 당황한 초인은 살인을 저지르고, 그를 잡기 위해 규남이 나선다. 이 때부터 숙명의 싸움이 펼쳐진다.고양이 기지개 : 90년대 사이버펑크가 유행일 때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초능력자를 흔히 만났다. 최근에는 미드 가 무한한 초능력을 선사하기도 했다. 초능력자 이야기라고 해서 할리우드 SF의 상상력을 생각해선 좀 곤란하다. 사실 초인과 규남의 대결은 의 연장선에 있다. "내가 꼭 잡고야 말겠어!"라고 외치며 동어반복한다. 초인과 한 남자의 대결은 사회에서 버림받은 타자들의 대결(거울 이미지)로 형성되다가 결국에는 초인과 또 다른 초인(잠재적 초인)의 대결로 이어진다. 그러나 누군가(?)가 자신의 능력에 대해 눈을 뜨는 것은 나이트 샤말란의 (2000)의 또 다른 판본일 뿐이다.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넌 누구냐?"라고 묻는 초인에게 "난 유토피아 임대리다!"라고 관등성명을 외치는 규남. 그들의 전투는 결국 정체성 싸움이다. 고양이 세수 : 어느 겨울밤, 외톨이 소년 오웬(스밋-맥피)은 옆집으로 이사 온 소녀 애비(모레츠)를 몰래 훔쳐 본다. 오웬은 놀이터에서 그녀와 대화를 나누면서 친구가 된다. 애비가 마을에 나타나자 살인이 급증하고, 마침내 뱀파이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고양이 기지개 : 욘 A. 린드크비스트의 원작 을 영화화했다. 혹시 원작 소설이나 토마스 알프레드슨의 (2008)의 열광적인 지지자들이 이 영화를 봐야할지 고민한다면, "그럼, 꼭 봐야지"라며 흔쾌히 권할 수는 없다. 의 리브스가 연출을 맡거나 스웨덴을 뉴 멕시코로 무대를 옮겼을 때, 혹은 오스칼과 이엘리의 사랑이 오웬과 애비의 사랑으로 문화적 번역이 일어났을 때 이미 정서적 차이는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하는 일이다. 그럼에도 한 가지만은 확실하다. 언캐니한 뱀파이어의 숭고한 피를 판타지 멜로드라마 과 맞바꿀 생각이 없다는 점이다. 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 알프레드슨의 영화가 아름다운 북유럽 동화(오스칼은 콧물마저 아름다웠다!)였다면 리브스의 영화는 보다 원초적인 핏빛 뱀파이어물이다. 고양이 세수: 점잖은 동네에 섹스에 목마른 다소 평범(?)한 주민들이 살고 있다. 경찰, 교사, 철물점 주인, 포장마차 사장까지,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는 이들은 성 취향마저 다양하다. 그들의 못 말리는 속사정이 낱낱이 공개된다. 남들이 뭐라 하든 이들의 작업은 늘 페스티발이다.고양이 기지개: '야'할수록 즐거워진다는 공약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 각자 성 취향이 독특하고 다르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미 로 충분하다. 이해영 감독의 성(性) 철학은 성(聲)스러울 뿐, 성(聖)스럽지 않다. 처럼 소위 화장실 코미디로 불리는 섹스 코미디를 기대한 건 아니지만, 은 밋밋하다. 풍기문란 단속에 걸릴 정도는 아니다. 이웃들의 야릇한 리비도를 코믹함으로만 해소해야 한다니, 뭔가 아쉽다. 그들의 밤은 우리들의 낮보다 뜨겁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다. 마포구 주민(?)이 들고 일어날 정도로 강도 높은 밤을 선사할 수는 없었던 걸까?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한복집 주인 순심(심혜진)의 유별난 보일러 사랑보다 남심을 흔드는 건, 막 나가는 '주고자혜' 백진희다. 그녀의 재발견에 한 표! 고양이 세수: 2003년 가을, 하버드대생 주커버그(제시 아이젠버그)는 인맥 교류 사이트 ‘페이스북’을 개발하고, 친구 왈도의 도움으로 사이트를 오픈한다. 페이스북은 순식간에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고, 유명한 냅스터의 창시자 숀의 참여로 전세계로 번지면서 마크는 억만장자가 된다.고양이 기지개: "어떻게 하면 이렇게 많은 돈을 벌 수 있을까?" 혹은 "소셜 네트워크가 도대체 뭔지 알아야 겠다!"는 마음이라면 이 영화를 볼 필요가 없다. 다른 영화를 고르는 편이 낫다. 이 영화는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이야기가 전부 진실이라고 할 수도 없다. 굳이 영화 를 마크 주커버그가 좋아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꺼낼 필요도 없다. 이건 주식으로 떼돈 버는 세계의 생리를 담은 같은 영화다. 중요한 건, 이런 드라마를 만드는 창조의 힘을 즐기는 일이다. 영화는 영화다. 그래서 좋다.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오프닝과 엔딩에 모든 게 담겨 있다. 에리카와 헤어지고 그녀를 그리워하는 주커버그. 5억 명 온라인 친구가 있어도 소용없다. 고양이 세수: 불면증에 시달리는 연주(김혜수)는 외모 콤플렉스에 사로잡힌 여중생 딸 성아(지우)와 살고 있다.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한 그녀는 비어있는 2층을 세놓기로 결정한다. 때 마침, 자신을 작가라 칭하는 창인(한석규)이 소설을 쓰기 위해 지내겠다며 이사를 온다. 고양이 기지개: 신경쇠약 직전의 여자와 까칠한 딸을 달래서 집 안에 감추어진 보물을 찾아라. 이층의 악당에게 주어진 미션이다. 보물을 노리는 창인은 세입자로 위장을 해서 들어갔다가, 예상치 못한 사건들로 온갖 고생만 한다. 구성은 간단하다. 와 를 만나게 하면 이런 놀라운 결합이 탄생한다. 김혜수를 유혹하기 위해서 한석규가 펼치는 코믹 연기가 일품이다. 게다가 영화는 보물(청자)의 행방에 대해서 끝까지 입을 다문다. 이럴수가! 그렇다면 맥거핀? 문득 손재곤의 가 떠오른다. 오, 히치콕의 위대한 유산이여!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김혜수에게 "사랑스런 비관론자~!"라고 외치는 한석규의 입심. 창인은 의 태주 이후 최고의 캐릭터다. 한석규의 부활을 알린다. 고양이 세수: 제로드와 일레인 커플은 친구 테리의 생일파티에 초대받아 LA로 향한다. 파티 후 최고급 펜트하우스에서 잠이 든 이들은 블라인드 사이를 뚫고 들어오는 강렬한 섬광에 눈을 뜬다. 갑자기 섬광과 함께 나타난 외계 생명체는 도시의 모든 생명체를 삼켜버린다.고양이 기지개: 예고편이 전부가 아니다. 은 작년 최고의 화제작 만큼이나 황홀한 상상력을 동원한다. 빛의 등장과 펜트하우스에서의 투쟁은 어딘가 디카 정신의 를 닮았지만, 중반 이후 외계 비행체의 등장은 스타크래프트나 에서 본 듯한 장면이다. 게다가 제로드와 일레인 커플이 결국 납치되어 비행선 안으로 들어가면, 블리자드의 게임 동영상이라고 한탄할지도 모른다. 한마디로 신종 하이브리드 SF다. 하긴 스트로즈 형제가 의 감독이었으니까, 뭐든 퓨전이 가능하다. 당혹스럽지만 재밌다.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도대체 이 영화는 어떻게 끝낼려고, 시종일관 스펙터클로 무리를 하나 싶다. 그럼에도 뻔뻔한('펀펀'한?) 상상력 하나는 높이 인정한다. 고양이 세수: 출장 후 돌아가는 길에 피터(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어딘가 예사롭지 않은 에단(잭 가리피아나키스)때문에 가방, 지갑, 신분증도 하나 없이 비행기에서 쫓겨난다. 선택의 여지 없이 피터는 에단의 차에 오르지만, 이건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지옥길이었다.고양이 기지개: '설상가상'이란 말은 이 영화를 위해 존재한다. 영화는 무심코 하는 행동들로 커다란 파장과 피해를 일으키고, 주변 사람을 질리게 만드는 능력을 가진 에단에게 일방적으로 당하는 불쌍한 피터를 제시한다. '아이언 맨'의 카리스마는 무참히 짓밟힌다. 새디즘의 절정 의 악취미를 코미디로 녹인다면 바로 가 나올 거다. 에단의 행동에 관객조차 분노할지 모른다. 영화가 끝날 무렵에는 의 아담 샌들러가 된 느낌마저 받는다. 하지만 이건 그냥 시시콜콜한 농담이다. 흥청망청 로드무비 의 유쾌함을 떠올려서는 곤란하다.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엔딩에서 시트콤에 출연하는 에단의 쿨한 모습. 이럴수가! 그의 미친 짓들(!)이 시트콤이라는 '가상 세계' 속에서는 너무나 사랑스럽다. 고양이 세수: 30년 전, 볼쇼이 교향악단에서 지휘자 자리를 박탈당한 안드레이. 그는 복귀의 날을 꿈꾸며 볼쇼이 극장에서 말단 청소부로 일한다. 그러던 어느날, 볼쇼이에 파리에서 초청 공문이 날라오고 이를 몰래 가로챈 안드레이는 동료 샤샤와 함께 설욕 무대를 몰래 준비한다.고양이 기지개: 음악 영화 열풍이 불다 보니, 바흐()에 이어서 차이코프스키다. 오직 음악으로만 따지면 영화 엔딩에서 13분 동안,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를 만족스럽게 들을 수 있다. 이 협주가 안드레이와 바이올리니스트 안느 마리를 연결해 주는 영화의 클라이맥스로 기능하고 있으니, 순진한 관객은 충분히 감동적일 수 있다. 마치 천재소년 '비투스'의 연주처럼 다가온다. 이 영화의 재미는 러시아 촌뜨기 단원들이 돈(자본) 맛을 보느라 정신을 못 차리는 장면이다. 그러나 그들에게 잠재력과 문화적 힘이 남아있다는 걸 은근히 과시한다. 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요크셔의 탄광촌()이나 이집트의 경찰 악단()부터 볼쇼이까지, 이젠 진짜 음악보다는 그럴싸한 드라마를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