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첫째주 영화, 네 멋대로 즐기기] 초능력자, 레드…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바람이 매섭다. 동장군의 기습을 알리는 늦가을이다. 추위로 인해 귀차니즘이 슬슬 발동을 해도, 극장 가는 재미를 포기할 수 없는 법이다. 알짜 정보없이 영화 전단지나 뒤적이며, 영화를 고르는 당신을 위해 엘르가 좀 나섰다. 고양이 입맛에 따라 멋대로 발바닥 평점까지 매겼다. 심심할 때 슥 한번 훑어봐도 좋고, 자신만의 독특한 취향이 있다면 무시해도 상관없다. 이건 어디까지나 당신을 위한 가벼운 조언이다.::부당거래, 하비의 마지막 로맨스, 레드, 데블, 초능력자, 돌이킬 수 없는, 렛미인, 가디언의 전설, 강동원, 이정진, 브루스 윌리스, 더스틴 호프만, 류승완, 헬렌 미렌, 크리스 메시나, 엘르, 엣진, elle.co.kr:: | ::부당거래,하비의 마지막 로맨스,레드,데블,초능력자

추석 시즌 의 '중박'에 이어 류승완 감독의 가 전국 71만 명을 모으며 한국영화 초강세를 이어갔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없는 시기라, 당분간 이 추세는 계속 될 전망이다. 과 의 감독 잭 스나이더의 신작 은 가족영화로 소문이 나면서 16만 명을 모으는 정도에 머물렀다. 용감한 올빼미 원정대는 결코 반지의 제왕이 될 수는 없었다. 수애의 열연이 돋보이는 도 좋은 입소문에도 불구하고 3주차 100만 명을 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앞으로 강동원, 고수의 기대작 가 와 한판 승부를 펼친다. , 에 이어 강동원이 흥행 돌풍을 이어갈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살아남는 자(류승완의 캐릭터들)가 강한지, 아니면 쿨한 자(강동원)가 강한지 지켜볼 일만 남았다. 고양이 세수 : 경찰청은 가짜 범인을 만들어 연쇄살인사건을 종결 짓고자 한다. 이 사건을 담당한 광역수사대 최철기(황정민)는 스폰서인 장석구(유해진)를 이용해 사건을 마무리하지만, 뜻밖에도 검사 주양(류승범)과 이해관계가 엮이면서 사건이 꼬인다.고양이 기지개 : 엔 좋은 놈, 멋진 놈이 있었지만, 의 꾼들은 모조리 교활하고 악독하다. 류승완의 가 남긴 명언처럼, "강한 놈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놈이 강한 놈"이라는 것을 입증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영화가 돋보이는 것은 눈요깃거리 다찌마와(격투 신)가 없기 때문이다. 처럼 비열하게 표현하자면, 는 류승완 영화 같지 않은 영화다. 그래서 가장 자연스럽다. 스타일리시한 액션을 발라냈더니, 진정한 스타일이 생겨났다. 그의 영화가 지닌 문제점이 무엇인지, 이 영화가 피를 바닥에 흘리며 반증한다.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이 분노의 주먹과 꼴통 정신으로 끝장을 봤다면 는 세치 혀와 곤조로 비열하게 날름거린다. 고양이 세수 : 광고 음악 작곡가 하비(더스틴 호프만)는 딸 결혼식을 위해 런던으로 떠난다. 그러나 느닷없이 해고 통지를 받으면서 여행에 암흑이 밀려온다. 우울함을 달래러 카페에 들렀다가 공항에서 일하는 케이트(엠마 톰슨)와 뜻밖의 시간을 보낸다.고양이 기지개 : 사랑에 실패한 뉴욕 남자와 소심한 런던 여자의 사랑이야기가 펼쳐진다(NY+LONDON=?) 이 중년들이 새로운 사랑을 찾는다는 스토리는 다소 뻔하지만, 하나도 억지스럽지 않은 것이 이 영화의 힘이다. 그런데 조엘 홉킨스는 누구지? 시나리오와 연출을 맡은 조엘 홉킨스(1970년 런던 태생)는 무명에 가까운 인물이다. 그럼에도 (2001)이후 두 번째 영화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인 연출을 선보였다. 물론 전적으로 배우의 영화다. 더스틴 호프만과 엠마 톰슨이라면, 연기력과 존재감에 대해서 어떤 의심도 던질 필요가 없다. 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런던 관광 영화가 분명하다. 도대체 날씨 안 좋은 런던에서 뭘 하나 고민하는 분들이 있다면, 이 커플의 산책 코스를 권한다. 고양이 세수 : 타이토 숲의 부엉이 소렌은 아버지가 들려 준 가디언의 전설을 믿으면 살아간다. 우연히 비행연습 중 나무 위에서 떨어진 소렌과 형 클러드는 메탈 비크의 순수 혈통파 일당들에게 납치를 당한다. 탈출에 성공한 소렌은 전설의 가디언을 찾아 떠난다.고양이 기지개 : 펭귄, 쥐, 곰, 드래곤, 이제 심지어 올빼미까지 등장했다. 일단 동물이 스크린에 등장하면 본전은 뽑고 보니, 탁월한 선택이다. 캐서린 래스키의 판타지 소설 은 과 의 감독 잭 스나이더를 거치면서 또다른 수퍼 히어로물로 탄생했다. 의 올빼미 버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결코 아니다. 소렌의 힘찬 비행이 와 의 계보를 잇는다면, 소렌의 여행은 과 의 산물이다. 뼛속까지 '워너'의 전매특허다. 이런 영웅담에 꽤나 질렸다고 해도 시각적 즐거움만은 거부할 수가 없다. 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반드시 IMAX 3D로 소렌의 '비행'을 감상해야 한다. 남친에게 귀염둥이 소렌 피규어를 사달라고 떼 쓰는 것도 잊지 말 것. 고양이 세수 : 평화롭고 조용한 마을에서 소녀가 사라진다. 잃어버린 딸을 찾던 충식(김태우)은 이사온 세진(이정진)이 아동 성폭행 전과자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순간 충식은 세진을 의심하고, 이런 의심은 마을 전체로 퍼져 나간다. 하지만 세진은 침묵을 지킨다.고양이 기지개 : 이 영화의 진정성을 의심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러나 이 영화가 '돌이킬 수 없는' 내리막길을 걷는 것은 영화 스스로의 강박에 의해서다. 여기에 '스포일러 주의'는 없다. 진실(결말)을 가르쳐주지 않더라도, 누구나 20분 안에 결말을 예감할 수 있다. 이 영화는 스릴러(범죄물) 장르 구조를 차용하면서도 결과적으로는 사람들의 의심과 편견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말하고 싶어한다. 또 우리 사회가 타자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항변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영화가 진실을 가르치는 순간 모든 힘이 빠져버린다. 이미 의 충고만으로 충분하다. 의심은 실체가 없다. 끝없는 강박일 뿐이다.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저한테 왜 이러시죠?"라는 외치는 세진은 침묵하지 않는다. 온몸으로 범인이 아니라고 외친다. 그건 세진이 아니라 이정진의 '비덩'이다. 고양이 세수 : 필라델피아 한복판 고층 빌딩에서 엘리베이터 사고가 발생한다. 이 엘리베이터 안에 잘 모르는 다섯 사람이 타고 있다. 이들은 우연이 갇힌 것이 아니라 계획된 덫에 걸렸다. 문제는 그 함정을 판 것이 악마라는 사실이다. 악마와의 게임이 시작된다.고양이 기지개 : 먼저 나이트 크로니클 시리즈인 의 감독이 M.나이트 샤말란이 아님을 분명히 밝혀둔다. 샤말란은 프로듀서와 스토리를 담당했을 뿐이다. 광고 문구 때문에 샤말란의 영화로 오인한 관객들이 극장 안에서 악마로 돌변해 버릴지도 모르니! 전제만 봐도 예상을 하겟지만, 이런 영화는 안방극장에서 즐기던 의 묘미를 넘어설 수가 없다. 30분으로 깔끔하게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소재를 굳이 80분이나 보라고 하는 것은, 영화적 폭력이다. 좋은 아이템이 있다고 해서, 장편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선 곤란하다. 스토리가 없다면 그런 아이템은 악마에게나 던져주시기를!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이 영화를 끝까지 보겠다고 앉아있는 것이 궁극의 악몽이다. 악마와 함께 스크린에 팝콘을 던져 보자. 고양이 세수 : 한가롭게 지내던 전직 CIA요원 프랭크(브루스 윌리스)는 무장 괴한들의 습격을 받는다. 심상치 않은 음모가 도사리고 있음을 직감한 프랭크는 함께 일했던 특수요원들을 찾아나선다. 그 습격 배후에 CIA 조직이 있음을 안 프랭크는 반격을 시작한다.고양이 기지개 : 먼저 출연진(캐스팅)의 이름을 확인해 보시라. 이 명단을 보고도 티켓을 구입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강심장이거나 아니면 영화를 아예 모르거나, 둘 중에 하나다. 모건 프리먼이야 시리즈에서 봤다고는 하지만, 존 말코비치나 헬렌 미렌 같은 연기파 배우들을 코믹스런 그래픽노블에서 만나는 기회는 흔치 않다(DC코믹스의 동명 그래픽노블을 영화화했다). 도대체 무슨 연기를 시키려고 이들을 모았나 하는 궁금증을 참을 수 없을 정도다. 다시 회춘한 트러블메이커 브루스 윌리스를 만나는 것도 흥겹지만, 이후 또 다시 '미친 존개감'으로 충만한 말코비치의 '쌩쑈'는 정말 최고다.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마빈(말코비치)의 총알이 로켓 포탄도 이기는 황당한 순간, 그걸 믿는다면 당신은 그래픽노블의 세계에 이미 흠뻑 빠진 거다. 고양이 세수 : 눈으로 사람을 조종하는 초인(강동원)이 우연히 전당포에서 초능력이 통하지 않는 남자를 만난다. 그 남자는 평범한 열혈청년 규남(고수)이다. 당황한 초인은 살인을 저지르고, 그를 잡기 위해 규남이 나선다. 이 때부터 숙명의 싸움이 펼쳐진다.고양이 기지개 : 90년대 사이버펑크가 유행일 때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초능력자를 흔히 만났다. 최근에는 미드 가 무한한 초능력을 선사하기도 했다. 초능력자 이야기라고 해서 할리우드 SF의 상상력을 생각해선 좀 곤란하다. 사실 초인과 규남의 대결은 의 연장선에 있다. "내가 꼭 잡고야 말겠어!"라고 외치며 동어반복한다. 초인과 한 남자의 대결은 사회에서 버림받은 타자들의 대결(거울 이미지)로 형성되다가 결국에는 초인과 또 다른 초인(잠재적 초인)의 대결로 이어진다. 그러나 누군가(?)가 자신의 능력에 대해 눈을 뜨는 것은 나이트 샤말란의 (2000)의 또 다른 판본일 뿐이다.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넌 누구냐?"라고 묻는 초인에게 "난 유토피아 임대리다!"라고 관등성명을 외치는 규남. 그들의 전투는 결국 정체성 싸움이다. 고양이 세수 : 어느 겨울밤, 외톨이 소년 오웬(스밋-맥피)은 옆집으로 이사 온 소녀 애비(모레츠)를 몰래 훔쳐 본다. 오웬은 놀이터에서 그녀와 대화를 나누면서 친구가 된다. 애비가 마을에 나타나자 살인이 급증하고, 마침내 뱀파이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고양이 기지개 : 욘 A. 린드크비스트의 원작 을 영화화했다. 혹시 원작 소설이나 토마스 알프레드슨의 (2008)의 열광적인 지지자들이 이 영화를 봐야할지 고민한다면, "그럼, 꼭 봐야지"라며 흔쾌히 권할 수는 없다. 의 리브스가 연출을 맡거나 스웨덴을 뉴 멕시코로 무대를 옮겼을 때, 혹은 오스칼과 이엘리의 사랑이 오웬과 애비의 사랑으로 문화적 번역이 일어났을 때 이미 정서적 차이는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하는 일이다. 그럼에도 한 가지만은 확실하다. 언캐니한 뱀파이어의 숭고한 피를 판타지 멜로드라마 과 맞바꿀 생각이 없다는 점이다. 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알프레드슨의 영화가 아름다운 북유럽 동화(오스칼은 콧물마저 아름다웠다!)였다면 리브스의 영화는 보다 원초적인 핏빛 뱀파이어물이다.